부안 고을에 유(柳)라는 선비가 살았는데 그는 일찍부터 여종과 정을 통하고 있었다. 선비는 여종이 다듬이질을 하고 있는데 아내 몰래 들어가 삼밭에서 서로 만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선비의 아내가 이를 눈치채고 남편이 삼밭으로 들어가기를 기다린 다음 여종을 불러 갑자기 방아를 찧도록 분부해 버렸다. 선비는 아내가 어른거리는 것을 보고 엉겁결에 삼밭에 엎드려 버렸으나 흰 옷이 드러나 보였다. 아내는, 「저 삼밭에 흰 것이 보이는데 그게 무슨 마귀인가?」 하자 여종이 얼른 대답하는데, 「이웃집 개 흰둥이가 당겨를 핥아 먹기에 호통을 쳤더니 그놈이 거기 숨어버린 모양이옵니다.」 하였다. 그러자 선비의 아내는, 「고놈의 늙은 개가 우리집 당겨를 핥아 먹고도 부족하여 또 우리 삼밭을 망가뜨리는 모양이구나.」 하며 여종에게서 절굿공이를 빼앗아 던져 버렸다. 그것은 바로 선비의 엉덩이를 치고 떨어졌다. 그러나 선비는 미동도 하지 못하고, 「깨갱, 깽깽.」 하고 개 소리를 내었을 뿐이었다. ㅡ수집자료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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