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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라는 세상/이기철

작성자미짱|작성시간26.06.17|조회수42 목록 댓글 2

내가 바라는 세상/이기철
 
이 세상 살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가에 꽃모종을 심는 일입니다
한 번도 이름 불려지지 않은 꽃들이 길가에 피어나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 꽃을 제 마음대로 이름 지어 부르게 하는 
일입니다
아무에게도 이름 불려지지 않은 꽃이 혼자 눈시울 붉히면 
발자욱 소리를 죽이고 그 꽃에 다가가
시처럼 따뜻한 이름을 달아주는 일입니다
부리가 하얀 새가 와서 시의 이름을 단 꽃을 물고 하늘을 날아가면
그 새가 가는 쪽의 마을을 오래오래  바라보는 일입니다
그러면 그 마을도 꽃처럼 예쁜 이름을 처음으로 달게 되겠지요
 
그러고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남아 있다면 , 그것은
이미 꽃이 된 사람의 마음을 시로 읽는 일입니다
마을마다 살구꽃 같은 등불오르고
식구들이 저녁상 가에 모여앉아 꽃물 든 손으로 수저를 들 때
식구들의 이마에 환한 꽃빛이 비치는 것을 바라보는 일입니다
어둠이 목화송이처럼 내려와 꽃들이 잎을 포개면 
그날 밤 갓 시집온 신부는 꽃처럼 아름다운 첫 아일 가질 것입니다
그러면 나혼자 베갯모를 베고
그 소문을 화신처럼 듣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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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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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月光 이장우 | 작성시간 26.06.17 들꽃!

    그래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때가 되면 그 자리에 아름답게 피어 향기를 품고
    때가 되면 그 자리를 비우는 들꽃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미짱님 수고 많으십니다.
  • 작성자미짱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7 늘 방문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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