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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은 풀을 이기지 못한다/민병도

작성자미짱|작성시간26.06.19|조회수10 목록 댓글 0

낫은 풀을 이기지 못한다/민병도

 

숫돌에 낫 날 세워 웃자란 풀을 베어

속수무책으로 싹둑! 잘려서 쓰러지지만

그 낫이 삼천리 강토의 주인인 적 없었다

 

풀은 목이 잘려도 낫에 지지않습니다

목 타는 삼복 땡볕과 가을 밤 풀벌레 소리,

맨살을 파고든 칼바람에 울어본 까닭이다

 

퍼렇게 벼린 낫이여, 풀을 이기기지 못하느니

낫은 매번 이기고, 이겨서 자꾸 지고

언제나 풀은 지면서 이기기 때문이다

 

****민병도 시집 <고요의 헛간>(2023. 목언예원) 중에서

 

민병도 시인 

197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시조집 <들풀>,<고요의 헛간>등

*중앙시조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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