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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누구인가/정호승

작성자적토마(이장우)|작성시간23.07.15|조회수150 목록 댓글 0

슬픔은 누구인가/정호승 
 
슬픔을 만나러
쥐똥나무숲으로 가자
우리들 생(生)의 슬픔이 당연하다는
이 분단된 가을을 버리기 위하여
우리들은 서로 가까이
개벼룩풀에 몸을 비비며
흐느끼는 쥐똥나무숲으로 가자
황토물을 바라보며 무릎을 세우고
총탄 뚫린 가슴 사이로 엿보인 풀잎을 헤치고
낙엽과 송충이가 함께 불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가을 형제여
무릎으로 걸어가는 우리들의 생(生)
슬픔에 몸을 섞으러 가자
무덤의 흔적이 있었던 자리에 숨어 엎드려
슬픔의 속치마를 찢어 내리고
동란에 나뒹굴던 뼈다귀의 이름
우리들의 이름을 지우러 가자
가을비 오는 날
쓰러지는 군중들을 바라보면
슬픔 속에는 분노가
분노 속에는 용기가 보이지 않으나
이 분단된 가을의 불행을 위하여
가자 가자
개벼룩풀에 온몸을 비비며
슬픔이 비로소 인간의 얼굴을 가지는
쥐똥나무숲으로 가자
 
=[한국인의 애송시 II, 신예시인 48인선 중에서, 청하]=
 
슬픔!
 
가끔 찾아와 눈물을 구걸합니다.
대상이 없어졌을 때 나타납니다.
깊은 슬픔도 있고 얕은 슬픔도 있습니다.
대상이 자신과 가까운 관계일수록 더 깊은 슬픔으로 다가옵니다.
 
슬프면 슬프다고 말씀을 하셔야 합니다.
슬픔은 참으면 아니됩니다.
왜냐구요?
몸이 아파집니다.
덩어리가 되어 몸 어딘가에 숨어 있습니다.
 
쥐똥같은, 닭똥 같은 눈물과 함께 슬픔을 버립시다.
보석 같은 눈물을 왜 닭똥 같은 눈물이라 했을까
버리라고...
 
오늘 같은 날에 듣고 싶은 노래입니다.
Melanie Safka의 The saddest thing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 가장 슬픈거래요.
 
다 버리고 기쁨을 맞이합시다.
주말이잖아요.
 
=적토마 올림=
 
Melanie Safka - The Saddest Thing - YouTube

쥐똥나무 꽃
쥐똥나무 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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