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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너는 오너라/박두진

작성자적토마(이장우)|작성시간23.11.15|조회수338 목록 댓글 0

어서 너는 오너라/박두진
 
복사꽃이 피었다고 일러라 살구꽃도 피었다고 일러라. 너이 오 오래 정들이고 살다 간 집, 함부로 함부로 짓밟힌 울타리에, 앵도꽃도  오얏꽃도 피었다고 일러라. 낮이면 벌떼와 나비가 날고, 밤이면 소쩍새가 울더라고 일러라.

​다섯 물과 여섯 바다와, 철이야, 아득한 구름 밖 아득한 하늘가에, 나는 어디로 향을 해야 너와 마주 서는 게냐.​

달 밝으면 으래 뜰에 앉아 부는 내 피리의 설운 가락도 너는 못 듣고, 골을 헤치며 산에 올라, 아침마다 푸른 봉우리에 올라서면, 어어이 어어이 소리 높여 부르는 나의 음성도 너는 못 듣는다.

​어서 너는 오너라, 별들 서로 구슬피 헤어지고, 별들 서로 정답게 모이는 날, 흩어졌던 너의 형 아우 총총히 돌아오고, 흩어졌던 네 순이도 누이도 돌아오고, 너와 나와 자라나던, 막쇠도 돌이도 복술이도 왔다.

​눈물과 피와 푸른 빛 깃발을 날리며 오너라......비둘기와 꽃다발과 푸른빛 깃발을 날리며 너는 오너라.....

복사꽃 피고, 살구꽃 피는 곳, 너와 나와 뛰놀며 자라난 푸른 보리밭에 남풍이 불고, 젖빚 구름 보오얀 구름 속에 종달새는 운다. 기름진 냉이꽃 향기로운 언덕, 여기 푸른 잔디밭에 누워서, 철이야, 너는 늴 늴 늴 가락 맞춰 불피리나 불고, 나는,  나는, 두둥실 두둥실 붕새춤 추며​, 막쇠와, 돌이와, 복술이랑 함께, 우리, 우리, 옛날을 옛날을 뒹굴어 보자.


===[한국 대표 명시 1, 빛샘]===
 
○ 으레: 두말할 것 없이. 당연히.
○ 총총히: 급히, 바삐
○ 젖빛: 흰 빛
○ 붕새: 고대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상상의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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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대학수학능력시험)이 내일[11/16(수)]입니다.
 
부족한 잠, 하고 싶은 것들을 접어 두고 수고한 수험생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싶군요.
우리가 도울 수 있는 것은 시험장에 가는 길이 편하도록 해 주는 일이겠지요.
준비한 실력을 충분히 발휘 할 수 있도록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따뜻한 위로의 말이 필요합니다.
부모의 지나친 욕심이 행여 스트레스로 작용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어서 너는 오너라"는 오늘 처음 감상하는 시입니다.
해방 이후 박목월, 조지훈과 함께 낸 시집 『청록집』(1946)에 들어 있는 이 시는 광복 직전에 써서 간직해 두었다가 해방 후 발표한 작품이랍니다. 8/15광복 직후의 감격 속에서 씌어진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고 합니다.
 
산모퉁이를 돌아 고향을 바라보는 풍경을 그리고 친구와 같이 뛰어놀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복사꽃 살구꽃이 피어있고, 벌과 나비가 날고, 밤이면 소쩍새가 울던....
보리밭, 구름들....
그리고 친구들의 웃음 소리......
 
오늘은 고향의 봄같이 포근하고 아늑한 날이기를 소망합니다.
 
=적토마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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