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선하신 뜻
“아직도 세상 물정 모르냐”는 말을 듣곤 했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의 말씀을 따라 살려고 하면, 땅에 계신 아버지는 늘 걱정하셨습니다.
정말 없는 세상을 온몸으로 겪으셨기에, 걱정 속에서 신앙과 세상살이는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시려고 하셨을 것입니다. 세상은 늘 계산을 요구합니다.
얻을 것이 있어야 움직이고, 승산이 보여야 나서게 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 계산 밖에 서 계십니다. 지혜롭고 영리한 사람들이 아니라,
아이처럼 단순하게 받아들이는 이들을 통해서 하느님의 선하신 뜻이
드러난다고 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의 논리대로 손익을 따져 움직이는
사람보다, 손해인 줄 알면서도, 아니 손해인지조차 모른 채 그저 그렇게
하느님을 따르는 사람에게 당신 자신을 드러낸다고 하십니다. 그래서인지
예수님의 초대는 바로 그런 이들을 향합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인식을 주겠다.” 나에게 배우고,
내 멍에를 함께 매자고 하십니다. 온유하고 겸손하신 그분의 멍에는 편하고,
그분의 짐은 가볍습니다. 지친 마음을 다시 가다듬어 봅니다. 인간의
계산으로는 닿을 수 없는 곳에 하느님의 신비가 있음을 떠올립니다. 손해 보는
자리에서, “철부지”라는 말을 듣는 그 자리에서 하느님을 더 선명하게 만날 수
있기를 다시 한번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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