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간병인다운 시간
기저귀를 가는 일. 누군가에겐 가장 하찮고 당연한 일이겠지만,
저는 그 안에서 사랑을 배웁니다. 체온과 체력, 부끄러움과 자존심,
그리고 침묵 속에 숨겨진 수치심까지. 모든 것이 고요하게 녹아든 그 순간,
저는 가장 간병인다운 시간을 보냅니다. 어쩌면 저의 서툰 손길에도 환자들은
느끼고 있을 것입니다. 한 번이라도 덜 불편하게, 덜 부끄럽게 해 드리고
싶다는 제 마음을. 말로 표현하지는 않지만, 저 역시 그들의 시간 속에서
조심스럽게 함께 걷고 있다는 것을요. 저는 오늘도 기저귀를 갈고 있습니다.
이전보다 조금 더 익숙한 손놀림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조심스럽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몸을 닦고 기저귀를 씌우는 일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마지막
자존을 지켜 주는 일이라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존엄성 앞에서
저는 매일같이 다시 인간이 됩니다.
신산봉ㅣ간병인의 숨겨진 하루ㅣ미다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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