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과 함께
우연히 배우 박정민씨의 인터뷰 기사를 보았다. 과거에 일이 너무 풀리지 않아
연기를 포기하고 유학을 가려던 찰나 영화〈동주〉출연 제안이 들어왔고,
그 작품을 계기로 조금씩 일이 풀리기 시작했다는 그에게 기자가 말했다.
“포기하지 않길 잘했군요.” 그러자 배우가 답했다. “저는 늘 포기하고 싶어요.
아제도 포기하고 싶었고, 오늘 아침에도 포기하고 싶었어요.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조금 더 강할 뿐이죠. 365일 중 65일은 그만 두자고 속으로
소리치면서도 300일은 버텨요.” 무심한 듯 담담한 그의 말이 마음을 울렸다.
어제도, 오늘도 포기하고 싶었다는 그처럼 나도 매일 포기하고 싶었다.
매일, 매순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다잡으며 아슬아슬한 계절을 지나왔다.
매일 내 안에서 수많은 전쟁을 치르며 하루씩 견뎌내는 사이 어느새 17년차
직장인이 되어 있었다. “포기하지 않길 잘했군요.” 라는 말보다 “저는 늘
포기하고 싶었어요.” 라는 말이 마음을 두드린 건 역시 나처럼 매일 흔들리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위로가 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배우의 인터뷰는
스크린 속에서 이토록 화려하게 빛나는 배우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껴안은 채 매일을 살아간다는 새삼스러운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
이명진ㅣ출근하는 마음ㅣ위즈연복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