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선집 61권 2편
기다려 주세요
1972.08.27 (일), 한국 전본부교회
사랑하는 아버님, '나'라는 존재를 중심삼고 한 시대는 지나가고 지금 이 시간 이후의 새로운 시간이 나를 찾아오고 있으니, 현재만으로 영원히 있을 수 있는 그러한 자리가 못 되는 것을 시시각각으로 느낄 줄 아는 저희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당신의 섭리의 뜻을 중심삼고 현재 당신이 책임져야 할 사명을 앞에 놓고 이것을 처리하는 입장에 있는 것을 생각하게 될 때, 그 책임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찾아온 것이 아닐 수 없사옵고, 또한 그 책임은 지금부터 후대에까지 남길 수 있는 것이 아닐 수 없는 것을 생각하게 되옵나이다. 개인이 그러함과 동시에 당신이 그러하고, 우리 대한민국과 이 세계도 역시 그러한 운명에 처하여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렇듯 한때는 가고 한때는 오는 어쩔 수 없는 갈래길에서 오는 길을 자랑할 수 있는 오늘이 필요하고, 가는 길을 빛낼 수 있는 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옵니다. '나'라는 이 하나의 몸을 두 세계의 과중한 욕구와 소망이 짓누르고 있는 사실을 생각하면 할수록, 내가 언제 어느 때에 어젯날의 인연을 추구했으며 오늘의 중한 가치를 세워 내일의 소망 앞에 남겨질 수 있는 나의 모습을 흠모하였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하면 할수록 흘러가는 세월 속에 덧없이 뜻의 길을 지내 버린 자신들을 발견하게 되고, 1972년 8월 27일 이 아침을 중심삼고 이날, 이와 같은 날들이 찾아올 때까지 당신의 수난길이 있었음을 저희들이 몰랐던 것을 알게 되옵니다. 이 시간 저희들을 바라보시면서, 오늘 저희들 앞에 허락하고 맞아 주고 싶었던 당신의 소원이 있었음을 생각하면 할수록 지금 저희들이 처해 있는 이 자리가 부끄러운 자리가 아니면 영광의 자리요, 칭찬받을 수 없는 자리가 아니면 칭찬받을 수 있는 자리로, 두 갈래길에 있어야만 되는 저희 자신들인 것을 발견해야 되겠습니다.
아버지께서 저희를 대신해서 기대할 수 있는, 내일에 남길 수 있는 뜻을 품고 몸부림을 치더라도 역사의 인연을 따라오신, 혹은 찾아오신, 싸워오신 그 소원 앞에 필요한 내가 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이고, 또 미래에 있어서 당신이 저희들에게 기대할 수 있는 하나의 참모습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두고 볼 때에, 이것을 바라신 것이 당신이요, 이 뜻을 세워야 할 것이 저희들의 입장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이러한 것을 생각하면 할수록 하늘과 땅 가운데 있는 나 자신은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천륜의 인연을 짊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저희들은 언제나 알아야만 되겠습니다.
아버님, 저희들이 이 아침 아버지 앞에 부복하였사옵니다. 이러한 저희들이 누구를 붙들고, 누구를 위하고, 무엇 때문에 이 자리에 엎드렸는가를 생각할 때에, 지금의 나는 본래의 내가 아닌 것을 알게 되옵니다. 내가 이 땅에 태어나 이 시간을 맞이하게 된 것은 지금까지 내 연령에 해당하는 그런 시간을 경과하였기 때문이지만, 아버님의 뜻이 저희들이 나기전부터 수천, 수만의 연한(年限)을 거쳐서 오늘의 이 한 시점을 찾아 오신 것을 생각하게 될 때, 내가 태어남도 그 뜻에 플러스되기 위한 존재로서 태어난 것이 틀림없는 것이요, 내가 사는 것도 그 뜻 앞에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 혹은 하나의 가치를 세우기 위해서 사는 것이 틀림 없다는 것을 저희들이 알게 됩니다.
오늘에 살고 있는 현시점도, 또 내일에 빛날 수 있는 당신의 소원의 짐을 짊어지고 슬프든지 기쁘든지 몸부림을 치면서 가지 않으면 안 될 운명의 역사가 남아 있는 것을 생각할 때, 당신이 가는 방향과 저희들이 가는 방향이 절대 엇갈려서는 안 되겠습니다.
아버님이여! 이제 겸손히 당신 앞에 부복하였사오니, 당신이 원하는 소원의 동산으로 저희를 이끌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바라는 마음이 있거들랑 과거의 저희 자신의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야 되겠고, 현재 저희 자신의 환경을 정비해야 되겠습니다. 그리하여 저희 마음은 요동없이 하나의 목표를 향하여 꾸준히 따라 나가야 되겠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마음만 가져서는 안 되겠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개척자의 사명과 전쟁터에 선 병사의 사명을 가진 입장에 서서 악을 대비해 싸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사탄세계를 향하여 미지의 실적을 이루어 나가는 개척자의 입장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길을 따르지 않고는 저희의 자리는 어떤 자리이며, 저희가 찾아 나오고 저희가 태어난 그 목적이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없습니다.
저희들이 짊어져야 할 책임을 요구할 수 있는 그 기준을, 그 자리를 스스로 갖지 못하게 될 때는 저희의 존재 가치가 없어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할수록, 아버지 당신은 불쌍하신 분임을 알게 됩니다. 당신은 역사시대 어느 한때에 소원하는 것을 이뤄 볼 수 있었으며, 현재의 때를 맞이할 때마다 역사의 슬펐던 것을 탕감복귀하지 못한 분한 마음을 갖지 않는 때가 어느 때엔들 있었겠습니까?
아버지, 당신의 노정은 내일의 승리를 다짐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다하며 사랑하는 자녀들과 더불어 가고 싶은 복귀의 노정이요, 전진적 행각의 노정인 것을 생각하게 되옵니다. 그러한 당신의 소원 앞에, 당신의 역사 앞에 저희들이 당신의 가치를 중심삼아 가지고 동조(同調)하며, 동행 (同行)하며, 동사(同事)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아들이 되고 딸이 되었느냐고 묻게 될 때, 아무도 그렇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면 언제나 언제나 당신은 불쌍한 분이란 걸 느끼게 됩니다. 당신은 수고를 해야 되고, 개척을 해야 되고, 싸워야만 되는…. 그와 같은 자리에서 시작했으니 저희들은 과정도 그와 같은 과정이요, 끝도 그와 같은 자리에서 종결짓지 않으면 안 되겠습니다.
그런 과정의 노정은 점점 작아지는 수난길이 아니라, 배가하여 입체적으로 가중된 수난길로서, 그 길을 거쳐오시는 아버지 앞에 진정한 의미에서 효도하지 못하는 불쌍한 자신이 되어서는 안 되겠사옵고, 그 나라를 위한 충의 도리를 지키지 못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이 시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옵니다.
아버님이시여! 찾아오시어서 저희에게 분부하시옵소서. 당신이 눈물 흘리시며 정성들여 오던 모습을 저희들에게 보여 주시옵시고, 당신이 십자가 도상에서 참고 극복하시면서 투지력을 가지고 그 환경을 밀고 나가시던 정상(情狀)을 저희들이 보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또, 앞날에 모든 힘을 다하여서 당신의 뜻을 성취시켜야 할 저희들은 내적 결의와 더불어 현재 강력한 투지력과 개척자의 심정을 가지고 애쓰시는 당신의 모습을 배울 수 있게끔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이것이 자녀들이 바라는 소원이 아니겠습니까?
이제 당신이 가는 길을 보여 주시옵소서. 당신이 머물러 있는 그 자리를 저희들은 지킬 줄 알아야 되겠습니다. 당신이 가고자 하시는 소망의 곳을 향하여 나가 싸우지 못하고 슬픔의 자리에 있으면 있을수록 아버지의 슬픔과 수고가 가중된다는 것을 알고 있사옵니다. 내일에 그러한 사명이 촉구되는 것을 알고 원수의 본영(本營)을 직시하면서 거기에 대비할 수 있는 승리의 인격체가 되기 위해 시간 시간 다짐하는 무리가 돼야 되겠습니다. 그러기에 그 한때를 맞기 위해 온 정력을 기울일 줄 아는, 당신이 신뢰할 수 있는 아들딸이 되게 허락하여 주옵기를, 아버님,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이곳은 통일교회 본부라고 하는 곳입니다. 여기에 있는 소수의 무리는 당신의 아들딸이라고 자부하려 했던 무리였습니다. 저희들에게 슬픔이 있을 때는 당신 앞에 그 슬픔을 제거해 달라 하였고, 저희들에게 어려움이 있을 때도 당신 앞에 그 어려움을 맡아 달라고 하면서, 저희들이 가는 길에 평탄만을 바랐던 것을 생각하게 될 때, 이와 같은 요구와 이와 같은 입장은 당신이 복귀의 짐을 짊어지고 나오는 길 앞에는 있어서는 안 될 일이란 것을 생각하게 되옵니다. 어려움이 다가올 적마다 저희들은 말없이 스스로 감수할 수 있는 자기 자신이 되어야 되겠습니다.
나보다도 수고로우신 아버지, 나보다도 어려우신 아버지, 나보다도 슬픈 아버지, 그 아버지를 위로하며 그 아버지와 같이 동참할 수 있는 말없는 모습이 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을 깨닫게 허락하여 주옵소서. 당신은 지금까지 수천년의 역사를 거쳐오면서 누구한테도 당신의 뜻을 피력하지 못하셨으며, 누구한테도 당신의 모습을 들어낸 일이 없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드러내 주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더라도 그 사람이 영원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못 되게 될 때에, 당신은 외로운 자세를 감추며 홀로 몸부림치시며 역사적 슬픔을 홀로 부둥켜 안고 오셨사옵니다. 이러한 당신인 것을 생각하게 될 때, 저희들은 너무나 경솔하였던 것을 다시 한 번 뉘우쳐야 되겠습니다.
짧은 자기의 생애를 중심삼고 볼 때, 이렇게 무가치한 자기 자체가 빛나기를 바라고, 좋기를 바라고, '나'라는 존재가 아버지, 당신의 뜻 앞에 사랑을 받고 축복을 받으며 영원한 생명을 고대하던 가련한 자체인 것을 생각하게 되옵니다. 당신 앞에 너무나 너무나 철부지하였던 것을 이 시간 다시 뉘우치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애기와 같이 당신밖에 모르고, 당신의 인연밖에 생각할 줄 모르는, 미련하다면 미련한 저희들이 되지 않고서는 안 되겠습니다.
아버지 앞에서는 지혜로운 척 하는 자가 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아버지 앞에서는 미련한 자가 되어야 되겠습니다. 아버지여! 사탄 앞에는 지혜로운 자가 돼야 되겠습니다. 뜻의 길을 가는 데 있어서는 당신이 기쁨으로 가거들랑 저희들은 슬픔으로 가야 되겠고, 당신이 슬프거들랑 저희들은 감사함으로 가야 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을 중심삼고 볼 때는 이것이 상반된 자리요, 상충된 자리요, 이해할 수 없는 역리적 입장(逆理的立場)이기 때문에 당신이 지혜롭기를 바라거든 저희들은 어리석고 미욱해야 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앙의 길에서 이와 같은 본질의 노정을 가려 가려고 다짐하지 않고는 당신의 승리와 더불어 동참할 수 있는 영광의 한날을 갖지 못한다는 사실을 저희들이 알아야 되겠습니다.
아버지, 당신을 진정한 의미에서 그리워하고, 당신을 진정한 의미에서 사랑하고, 진정한 의미에서 부탁드리고 싶어서 내 있는 힘을 다하여 눈물 흘리고 내 정성을 다하여 몸부림칠 수 있는, 생애 노정의 절박한 자리에서 모든 것을 잊고 아버지만을 향하여 울부짖는 저희 자신이 되지 못한 이 불충스러운 것을 용납하여 주시옵소서. 불효막심하였던 저희 자신을 용납하여 주옵길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아버지, 이 나라를 향하여 당신이 가야 할 걸음이 있는 줄 알고 있습니다. 이 세계를 향하여 당신이 가야 할 길이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기필코 가야 할 그 길을 가는데는 당신 혼자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혼자 갈 수 없는 길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때려서 가지 않으면 끌고서라도 가야 되겠습니다. 그래도 가지 않으면 억지로라도 벌을 주고 병신을 만들어서라도 끌고가야 할 길이 복귀의 길인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아버님이여, 당신이 저희를 병신을 만들어서라도 생명길로 인도하려 하는데 그 인연을 맺지 못하는 불쌍한 저희들, 당신이 직접 가르칠 수 있는 인연을 가지려 하는데 따르지 못하는 저희들, 당신의 역사적인 권고와 명령을 받을 수 있는 자리에서 그러지 못하는 저희들은 당신이 가는 길 앞에 설 수 없는 부족한 자신인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사옵니다. 이 시간이 당신이 소원하시는 뜻 앞에 다시 한 번 인연되기를 간곡한 심정으로 고대하는 이 시간이 되어야만 되겠습니다.
아버님, 당신이 동으로 가라 하시거든 서에서 살던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동으로 찾아가야 되겠고, 남에서 북으로 가라 하시면, 그 길이 저희들의 갈 길이 아니라 생각되더라도 가야 되겠고, 당신이 가야 할 길이거든 그 길을 따라가지 않으면 안 되는 운명이 저희들의 운명인 것을 진정히 느끼는 자들이 돼야 하겠습니다. 저희들은 그 길이 아무리 죽음길이라 하더라도 가야 할 길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아버지, 대한민국을 지켜 주셔야만 되겠습니다. 대한민국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개인의 운명이 그러하면 이 나라의 운명도 그러한 것입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어디로 가야 되겠습니까? 이 나라의 운명은 어떤 상황에 처해 있습니까? 아버지, 당신이 가는 길이 아무리 험산준령이라 하더라도, 당신이 가는 그 방향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겨야 되겠습니다. 당신의 소원과 목적의 귀결점을 향하여 대한민국은 가고 있어야 되겠습니다.
당신에게 슬픔을 떼어 맡기는 나라가 되기보다는 당신의 슬픔을 상속 받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며 몸부림치는 이 나라. 이 민족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될 때, 그렇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럴 수 있는 종교도 없습니다.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그럴 수 있는 충신의 인연을 남길 수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아버지, 남북이 엇갈린 이 처참상을 바라보시게 될 때 당신은 얼마나 슬프옵니까? 27년이라는 역사를 지나면서 저희들은 지루한 역사라고 하는데, 당신은 얼마나 지루하였습니까? 밤이 되면 그 밤을 보기 싫어했을 것이고, 아침이 되면 아침 햇빛을 슬픔을 품은 한반도에서 보고 싶어하지 않은 당신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땅 위에 발을 디디고 사는 저희들이 당신께서 섭리의 뜻을 이끌고 나가는 그 노정을 따라 서글프고도 고독하고도 비참한 그 길을 가게 하고 싶지 않았던 당신의 뜻이 있는 것을 저희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 뜻을 안다고 하는 무리가 있는 가운데서 그들로부터 배척을 받고, 외로운 가운데 눈물을 흘리며 다짐하는 통일의 무리들은 그래도 당신의 심정을 더듬어 가지고 그 뜻이 가는 길을 가겠다고 안간힘을 다 썼습니다. 그러나 그 힘쓴 것은 당신의 뜻을 중심삼아 가지고 민족의 한을 풀기 위한 수난길에서 힘쓴 것이 아니라, 자기 개인의 평안을 위하여, 자기 개인의 행복을 위하여 몸부림쳤다는 이 서글프고도 원통한 과거를 남긴 사실을 다시 한 번 후회해야 되겠습니다.
저희들은 벌거숭이가 돼야 되겠습니다. 당신 앞에 채찍을 맞더라도 옷을 입고 채찍을 맞는 자리에 서서는 안 되겠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채찍질을 하는 것은 매맞을 자를 회개시키고 거기에서 돌이키기 위한 당신의 사랑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옷을 입고 맞는 그런 자리에 서는 것보다도 벌거숭이로 매를 맞고 아버지의 심정을 가중시킬 수 있는 처량한 자리를 그려 나갈 수 있는 길을 가야만 과거의 잘못을 당신 앞에 빨리 용서받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아픈 심정을 극복하면서 채찍을 드는 부모의 마음이 있는 것을 알게 될 때에는, 맞는 자식은 순응하면서 응당 맞아야 한다며 자기 스스로를 책하고, 자기 스스로의 모든 것을 책임지면서 이를 악물고 죽을 힘을 다하여 그 채찍에 반항하지 않고, 당신의 마음속에 풀어야 할 아픔이 있거들랑 응당히 풀으시라는 마음으로 참는 모습, 참으며 극복하는 모습, 그러면서 당신을 위하여 눈물지으면서 당신은 슬프신 분이라고 도리어 그 채찍을 붙들고 아버지를 위로할 수 있는 아들이 되고, 딸이 되기를 바라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당신 또한 채찍을 던지고 목을 놓고 울고 싶어 지신다는 것을 저희들은 알아야 되겠습니다.
아버지, 저희들은 하루하루 생활에 있어서 자신이 어렵게 되면 아버지 앞에 기도하기가 일쑤였습니다. 저희들의 어려움을 당신 앞에 맡기려고 노력하였던 것입니다. 인간의 수난사를 이미 맡으신 당신은 작정을 하셨기 때문에 인간의 천만사를 맡을 수 있지만, 당신의 뜻을 이루어야 할 사명을 맡길 사람이 없는 당신은 얼마나 고독한 분이신 것을 저희들은 미처 몰랐습니다.
아버님이여! 당신의 어려움을 맡아야 할 것이 인간이고, 인간의 어려움을 맡아 주셔야 할 분이 당신이기 때문에, 인간의 서글픔을 용서하시는 아버지요, 당신의 뜻을 실천해야 하는 인간인 줄 압니다. 그런데 서로 서로가 양분된, 양단된, 서로 엇갈린 입장에서 책임을 감당하지 못하는 인간이니 그런 인간에게 요구해 나온 아버님의 슬픔이 얼마나 컸겠는가 하는 사실을 이 시간 저희들이 다시 한 번 느껴야 되겠습니다.
좋은 밥을 먹고 살면서도 그 밥이 나를 원망한다는 것을 몰랐사옵고, 좋은 옷을 입고 나서서 자기를 자랑하는 그 모습을 보고 당신은 부끄러운 모습이 되어 얼굴을 수그리고 있는 것을 미처 몰랐습니다. 저희들이 기뻐 춤추는 그 자리에 당신은 낙망과 처절한 모습으로 한숨과 눈물을 짓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습니다.
아버지, 이제 저희들에게도 아버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저희를 위하여 그렇게 염려하시는 아버지가 있다는 것을 진정한 의미에서 알아야 되겠습니다. 하루의 생활을 맞는 그 시간에도 당신의 뜻을 위하여 염려하면서 당신이 가는 길을 위해 효의 도리와 충의 모습을 다짐할 수 있는 당신의 아들딸이 되게 허락하여 주옵길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이날은 거룩한 성일이옵니다. 8월을 중심삼고 마지막으로 맞는 안식일이옵나이다.
아버님이시여! 세월은 덧없이 가고 있습니다. 당신이 주도하여야 할 사명의 때, 그때를 당신이 붙들고 가야 할 텐데도 불구하고 때는 때대로 남아 있사옵니다. 당신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사랑하는 자녀들을 붙들고 가지 않으면 안 되는 입장인 것을 생각하게 될 때, 찾아오신 당신의 뜻과 저희가 만나게 된 그 인연의 해후가 슬퍼서는 안 되겠습니다.
당신의 소원을 중심삼고 불쌍한 대한민국, 이 민족을 찾아오신 그 발걸음이 슬픔으로 끝나서는 안 되겠습니다. 아버지, 이러한 내용을 알고 나설 수 있는 무리는 통일의 무리밖에 없다는 것을 자부하는 자녀들이 있습니까? 아침에 햇빛을 바라보거든 그 햇빛이 과거에 바라보던 햇빛과 다른 것을 느껴야 되겠습니다. 새로운 공기를 마시거든 그 공기는 옛날과 다른 공기라고 생각해야 되겠습니다. 오늘 걸어가는 그 발걸음이 어젯날 걷던 발걸음과 다른 것을 느끼면서 전진적이요, 가중적이요. 입체적인 사연을 추가시켜 나갈 수 있는, 자기 스스로를 다짐할 줄 아는 아들 딸이 되게 허락하여 주옵길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아버지, 전국에 널려 있는 당신의 뭇 자녀들을 이끌어 주시옵소서. 이들의 마음의 중심은 당신이오니, 당신의 뜻 앞에 있어서 은은한 당신의 섭리의 방향을 갖출 수 있도록 본성을 통하여 움직여 주시옵길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만일에 그 방향에 어긋나게 될 때 저희들을 쳐서라도, 쳐서도 듣지 않거들랑 환경을 정비해서라도 갈 길을 가려 갈 수 있게 허락하여 주옵길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통일교회는 가야만 되겠습니다. 통일교회는 당신의 뜻을 따라서 그 뜻을 세워야만 되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쉴 사이 없었던 길,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바빴던 길, 그렇기 때문에 지금까지 마음 졸였던 이 길을 또 가야 되겠습니다. 당신과 더불어 가야 되겠습니다. 당신의 소원이 그러하기 때문에 가야 되겠습니다. 당신이 바라시는 부탁이 그렇기 때문에, 저희들은 가야 되겠습니다.
아버지, 가는 길이 평탄해지지 않고, 당신의 소원이 가중되더라도 당신이 '힘을 다하여 참을 수 있는 길이면 참아라'고 진정 명령할 수 있다면 그 자리를 통하여서라도 가기를 바라는 아들딸들이 여기에 한두 사람뿐만 아니라, 그 수가 가해지면 가해질수록 당신의 안위의 터전이 넓어지는 것을 느끼게 되오니, 부디부디 당신이 소원하는 것과 더불어 따라갈 수 있는 무리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옵길 간절히 부탁하고 원하옵나이다.
저희들은 어린애가 돼야 되겠습니다. 진리의 꿀을 흠모하고, 사랑의 품을 그리워하고, 저희를 바라보고 소망을 품고 반기는 당신의 그 얼굴을 저희들이 그리워할 줄 아는 어린애기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옵기를 간절히 부탁드리옵니다. 이 시간, 당신의 뜻과 더불어 같이하여 주옵시고, 오늘이 당신의 뜻과 더불어 같이하게 허락하여 주옵고, 이해가 당신의 뜻과 더불어 같이하게 허락하여 주옵소서.
'72년도에 당신의 뜻을 중심삼아 책임수행을 온전히 할 수 있는 통일의 무리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옵기를 재삼 부탁드리면서, 모든 말씀 참부모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