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선집 63권 3편
복귀의 길
1972.10.14 (토), 한국 구리시 교문동 통일동산
사랑하는 아버님, 한 많은 복귀의 길이 이렇듯 슬픈 길임을 미처 몰랐나이다. 아버지, 타락한 우리 인간에게 있어서는 복귀의 운명길을 모면할 수 없는 개개인이요. 가정이요. 국가요. 세계요. 천주인 것을 알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메시아가 필요한 것을 알았습니다. 끝날이 되면 메시아를 보내 주시겠다는 말씀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고맙고 고마운 복음인 것을 저희들은 미처 몰랐습니다.
사랑하는 아버님, 여기에 서 있는 자식은 이제 50대를 넘기고 있는, 인생의 반세기를 넘어 내리막 길을 향하는 때에 처해 있습니다. 혈기 당당하고 늠름하던 그 시대에 당신의 영광을 찬양하겠다던 것이 당신과의 변함 없는 약속이요. 맹세요. 서약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교계와 민족의 반대를 받음으로 말미암아 우여곡절의 수난길을 더듬어 온 것을 생각할 때, 저 스스로 슬픔도 있지만 배후에서 아버님께서 얼마나 슬프시겠는가를 생각하게 되옵니다. 그 누구의 사정과도 통할 수 없는 외로운 심정을 억제해 가면서 길고 긴 날을 하루같이 보호해 주시고 갈 길을 열어 주셨기 때문에 오늘의 이 자리까지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을 아옵니다. 그 누가 잘나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은 당신의 은덕 때문이기에 더욱 감사를 드립니다.
아버지, 개인복귀의 길이 이렇게 험난하고 슬픈 탕감길인 것을 미처 몰랐습니다. 수난길을 더듬어 수십 년의 역사를 거치고 이 자리에 남아 가지고 세계까지 연결시킬 수 있는 인연을 설정하기 위해서 당신이 얼마나 수고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통일교회가 인연맺은 50년대부터 60년대 70년대까지, 가정을 연합하여 세계 기준까지 777쌍을 묶기 위해 싸움의 노정을 더듬어 온 것을 생각할 때, 당신께서 이 자리에서 얼마나 수고하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3차 세계순회노정을 연결시킬 때까지 피어린 투쟁의 노정을 가려 가면서 상처 입을세라 보호해 주시는 당신의 후대 앞에 몸 마음을 다하여 머리 숙여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여기에 모인 어린 자녀들을 바라보시옵소서. 당신이 필요하옵니다. 당신의 창조이상 앞에 부끄럽지 않게 설 수 있는 아들딸이 필요하옵니다. 당신의 사랑 가운데서 누구도 끊을 수 없는 절대적인 인연의 공고한 자리에서 당신을 우러러 아버지라 부를 수 있는 아들딸이 필요한 것을 알았습니다. 통일교회를 통하여 심정의 세계를 계발하라고 명령하신 그날부터 오늘까지 개인복귀와 가정복귀와 종족복귀, 민족복귀, 국가복귀, 세계복귀, 천주복귀, 나아가 당신을 해방시키어 당신이 자유분방한 자리에 서서 그 누구의 참소도 벗어나 사랑의 주인공으로서 활개를 펴고 천주를 주관할 수 있는 거룩한 모습이 되기를 원하는 것이 저희 자녀들의 소원입니다.
당신이 개인을 마음놓고 사랑할 수 있는 것을 보고 싶은 것이 내 일생의 소원이요. 당신이 가정을 흠뻑 취한 자리에서 사랑하는 것을 보는 것이 소원이요. 당신이 사랑할 수 있는 마음으로 한 나라와 세계인류를 사랑하는 것을 보는 것이 소원입니다. 그걸 보지 못하고 죽으면 한이 될것을 알기에, 지루하고 어려운 복귀의 길을 참아 나온 것을 당신께서는 잘 아시고 계십니다.
아버지, 대한민국을 불쌍히 보시옵소서. 기성교회가 반대함으로 말미암아 이 나라, 이 민족은 둘로 갈라졌습니다. 이것이 하나될 수 있는 날을 맞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운명은 비참할 것을 아옵니다. 하오니 아버님, 이들이 다시 한 번 상봉할 수 있는 날을 마련하고자 애쓰고 있는 이 10월을 기억하여 주시옵소서.
아버님, 이날을 지켜 주셔야 되겠사옵니다. 남북이 원수지간으로 이마를 맞대고 무릎을 맞대고 논의하는 이때에 있어서 기성교회와 저희는 원수가 아닙니다. 형제이옵니다. 에서와 야곱과의 관계와 마찬가지요. 야곱의 아들들 요셉과 열한 형제와 마찬가지 입장인 것을 알게 될 때, 당신 깨서 분부하시는 뜻을 이 나라 이 민족 앞에 풀 수 있는 날이 오게 하시옵소서.
통일교회와 기성교회가 하나되는 날에는 대한민국도 당신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예수시대에 유대교와 이스라엘 나라가 통일되어야 했던 그 승리의 권한을 갖추기 위해서 모진 투쟁의 길, 많은 고난의 길을 거쳐 지금의 이 자리까지 연결시켜 나온 것을 당신께서는 알고 있사옵고, 또한 저희는 거기에 당신이 협조한 것을 잘 알고 있사옵니다.
아버님, 통일교회는 이미 남아 있지만, 기성교회에도 아버지와의 인연을 연결시켜야 하는 책임이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린 딸들을 3년노정의 일선에 세워 기성교회를 드나들게 하면서 그들을 위한 기도와 정성을 들이게 하고 있습니다. 삼지사방에 나가 있는 당신의 딸들의 수고를 기억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는 이 민족의 갈 길을 위해서, 민족 해방의 그날을 위해서 남 모르는 수고의 길 가운데 피어린 투쟁의 역사를 가려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통일교회를 별의별 중상모략으로 몰고 있지만, 일편단심, 당신의 뜻, 하나의 뜻세계를 향한 우리의 갈 길이 바쁘기에 옆을 보고 싸울 수 없는 바쁜 길을 걸어온 것을 당신께서는 잘 알고 계십니다.
남북이 엇갈리고, 아시아에서 고립된 이 한국을, 아버지여, 지켜 주시옵소서. 이것은 이 나라가 책임하지 못하고 기성교계가 책임하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통일교회가 가로막지 않으면 안 될 책임이 있는 줄 알고 있사옵니다. 밤을 지새워 가면서 나라를 붙들고, 교회를 붙들고 호소하지 않을 수 없는, 형제를 잘못 가진 인연을 탄식하면서 하늘의 긍휼을 바라지 않을 수 없는 통일교회의 운명길인 것을 생각하게 될 때, 누구보다 뜻을 대하는 자리에서 불쌍하고, 자세를 갖출 수 없는 통일의 무리임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하면 할수록 당신이 그 이상 슬픈 자리, 불쌍한 자리에 있기 때문에 이것들을 고생시켜 또다시 좁은 길로 내몰지 않으면 안 되고, 십자가의 길을 가라고 명령하지 않을 수 없는 자리에 선 이 분하고 억울한 사실을 역사와 더불어 흘려 보내더라도, 당신을 위하여 자랑할 수 있는 길만을 남기기 위한 뜻인 것을 생각하게 될 때, 그 뜻을 바라보면서 언제나 내가 하늘 앞에 당당히 나설 수 있는 자신이 되었느냐를 이 시간, 이 날을 축하함과 동시에 다시 한 번 자각하고 묵묵히 결정할 수 있는 당신의 아들딸이 되어야 되겠습니다.
아버지, 가야 되겠습니다. 당신의 승리의 터전을 향해서 가야 되겠습니다. 아무리 외롭고 고독한 길일지라도 가야 되겠습니다. 그 누가 동정하지 않을지라도 당신을 향해 갈 것입니다. 아버지, 당신과 하나될 수 있는 깊은 심정의 인연이 남아질 것을 생각하고 가는 이 길, 부디부디 당신의 염려하는 길이 되지 않게 축복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부탁하고 원하옵니다.
아버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당신의 자녀들을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마음으로 이날을 축하하면서 스승이 남긴 슬픈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 자들이 있거든, 저를 사랑해 주시는 당신의 축복이 그들에게도 같이해 주시옵소서. 남은 당신의 십자가의 길을 위해서는 이 이상의 슬픈 길이라도 자기들이 책임지고 나라를 위하여 민족을 향하여 나서겠다는 재결의를 촉진하고 다짐할 수 있는 오늘이 되면 이 이상 기쁜 날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부디 오늘을 기쁜 날로 맞아 주시옵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리고 원하옵니다.
1972년은 역사적으로 수난의 기간이 넘어가는 때라고 이미 말하였습니다. 1972년은 6천년 역사의 정상을 대표하는 달, 날로서 맞아진다고 하였습니다. 하오니 이 10월 14일을 해방의 날, 축하하는 날, 특별한 날로, 아버지여, 세워 주시고 맞아 주시옵소서. 통일교회가 민족을 대신해서 안팎으로 넘어설 수 있는 계기, 내연적으로 갖추어진 자리를 맞이한 줄 알고, 있사오니, 금후에 가는 길도 아버지께서 활짝 열고 지켜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니다.
수고의 길, 고난의 길, 역경의 길을 다짐하여 온 이들이 가는 길이 이제 멀지 않은 장래에 축복의 손길로 변할 줄 알고 있기에 극복의 일로를 다짐해 나올 수 있었던 이들, 아버지 앞에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나서기에 부족함이 없는 이들이 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당신이 만인류 앞에 내세워 칭찬할 뿐만 아니라, 사랑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아들딸의 칭호와 명분을 가릴 줄 아는 이들로서 세워 주시옵기를 재삼 부탁드리고 원하옵니다.
이달이 복되고, 이해가 복되고, 70년대가 복되게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저희들이 복잡다단한 세계정세를 가려 승리의 팻말을 박고, 아버지의 영역을 넓혀 나가 승리의 무리들을 규합하여 당신 앞에 봉헌할 수 있는 거룩한 인연을 자아내는 이번 기간이 되고, 이달이 되고 이해가 되게 하여 주시옵기를 재삼 부탁드리옵니다.
저희들, 허락하신 뜻대로 모든 것을 바치고, 남기신 길을 지킬 수 있는 파수병이 될 것을 다짐하면서, 모든 말씀 참부모님의 성호 받들어서 아뢰었사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