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감의 제물로 몽땅 바쳐질 수 있게 하소서
아버님!
뜻길을 바라보며
저희가 답답하면 답답할수록
고생하시는 아버님이 불쌍하다는 것을 느끼면서
통곡할 수 있는 아들딸의 모습을
꿈에서라도 잊어버리지 말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나이다.
탕감복귀의 노정은 수난의 길인 것을 알았사옵니다.
눈물 없이는 갈 수 없는 길인 것을 알았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지 않고는
뜻을 대할 수 없고,
눈물 없이는
아버지를 부를 수 없다는 것도 알았사옵니다.
이 나라 이 민족이 망하게 될 때는
이 나라 이 민족 전체의 슬픔 이상의
슬픔을 지니시는 아버지시요,
세계가 망하게 될 때는
세계 국가들이 슬퍼하는 이상의 슬픔을 가지시는
아버지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기에 그 나라를 흥하게 하고,
그 세계를 흥하게 하더라도
당장 아버지의 슬픔을
거둬 드릴 수 없다는 것을 아옵니다.
그러니 아버지는 불쌍하고 불쌍한 분이시요,
십자가 중의 십자가를 지신 분이라는 것을 알았사옵니다.
그러한 당신을 아버지로 모신 저희들이
십자가를 지지 않은 것이 불행이요,
수많은 원수 앞에 설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
불효한 몸이라는 것을 아는 아들딸들이
통일가 내에 많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옵고 원하옵니다.
통일가의 전통은
아버님께서 역사과정을 통하여 이 땅 위에 주장한
전통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전통을 세우기 위해
숱한 수난의 길도 마다하지 않고
생애를 바쳐 하루같이
당신의 뒤를 따라가겠다고 다짐한 저희들이지만,
아직도 모양과 형식을 갖추지 못하고
또다시 아버지 앞에 나타난 것을 용납하여 주시옵소서.
저희 모습이 부족하여
저희 자체가 부끄러운 것은 당연하거니와,
저희로 말미암아
민족이 망하고 세계가 망하게 되면
이 엄청난 책임을
아버지께서 져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아버지께서는 말할 수 없이 불쌍한 분이신 것을
알게 되옵니다.
그 아버지 앞에
심정적으로 염려가 되는 저희들은
천만 번 죽어도 마땅하오나,
이제는 하나의 제물이 되어
당신의 뜻 앞에 고임돌이 되어야 되겠습니다.
그리하여
당신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하나의 자식이라고
외칠 수 있는 자리에 서야 되겠습니다.
그러한 자리에서
탕감의 제물로 몽땅 바쳐질 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것이
통일의 자녀가 가야 할 길이요,
승리의 길이라는 것을
저희들이 알 수 있게 하여 주시옵기를 간절히 바라오면서,
모든 말씀 참부모의 이름으로 아뢰었사옵니다. 아멘.
(1970.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