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네이처 메디신』에 발표된 45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금연 후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사람은 전자담배 없이 완전히 금연한 사람보다 폐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를 끊었지만 전자담배를 계속 사용하는 사람은 흡연과 전자담배를 모두 중단한 사람보다 폐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50% 이상 높았다. 다만 전자담배를 이용해 금연하는 것이 계속 흡연하는 것보다는 더 안전하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호주 시드니대학교의 베키 프리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전자담배가 처음 주장됐던 것처럼 위험성이 아주 낮은 제품이 아니라는 증거를 더욱 강화해준다.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먼저 더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다른 금연 방법을 시도하고, 다른 방법으로 금연하지 못할 경우에만 전자담배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국의 경우, 2024년 금연에 성공한 흡연자의 40% 이상이 전자담배를 이용했으며, 금연 후 1년 이상이 지나도 20%는 계속 전자담배를 사용하고 있다. 전자담배가 금연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기도 자극, 폐기능 저하, 동물실험에서의 폐암 발생과 관련성이 보고된 바 있다.
450만 명을 추적한 한국 연구
더 정확한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서울대학교 김연욱 교수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23년까지 국민건강검진 프로그램에 참여한 성인 흡연자 450만 명 이상을 추적 조사했다.
참가자는 세 그룹으로 나뉘었는데 {현재 흡연자, 단기 금연자(2018년 이후 금연), 장기 금연자(2014년 이후 금연)}, 연구 기간 동안 폐암 발생 35,887건, 폐암 관련 사망 12,807건이 확인되었다.
전자담배 사용자의 폐암 사망 위험 56% 증가
전자담배 사용 여부에 따라 분석한 결과, 금연 후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사람은 전자담배를 사용하지 않는 금연자보다 폐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현저히 높았다.
김 교수는 "담배를 완전히 끊은 사람과 비교하면, 금연 후 전자담배를 사용한 사람의 폐암 사망 위험은 56% 더 높았다."고 말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더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전자담배에 포함된 일부 화학물질이 다음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DNA 손상
- 산화 스트레스 증가
- 후성유전학적 변화 (※ 환경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변하는 현상)
- 호흡기와 구강 조직의 염증
이런 변화는 암 발생 위험 증가와 관련 가능성이 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만으로 전자담배가 폐암의 직접적 원인이라고 증명한 것은 아니며, 한국 외 다른 국가를 포함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자담배 흡입구에서도 유해한 곰팡이 발견
별도의 연구에서는 전자담배 흡입구에서 여러 종류의 곰팡이가 검출되었으며, 그중 일부는 생쥐에서 ‘만성 기관지염’을 유발한 것으로 보고됐다.
계속 흡연보다는 전자담배가 덜 위험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금연자의 전체 사망 위험은 현재 흡연자보다 유의하게 낮았다. 이는 금연 자체가 매우 큰 건강상 이득을 가져온다는 기존의 사실을 다시 확인해 준 결과이다. 호주 커틴대학교의 니콜 리 교수는 "흡연과 전자담배 둘다 중단하는 것이 폐암 예방 효과가 가장 크다."며, "전자담배는 무해하지 않지만, 금연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계속 흡연하는 것보다 '위해 감소' 측면에서는 나은 선택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