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씨는 마흔여덟 살 때 류머티스 관절염의 고통을 겪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코르티손·메토트렉세이트 같은 약물은 잠시 효과가 있는 듯 했지만 부작용이 너무 성가셨다. 그래서 oo씨는 대체요법으로 눈을 돌렸다, 그것도 아주 철저하게.
첫 번째로 만난 치료사가 그녀에게 내린 첫 처방은 '돼지고기를 끊어라'였다. 돼지고기뿐 아니라, 소고기, 유제품, 감자, 토마토, 술, 설탕, 밀, 감귤류, 마가린, 달걀, 가공·정제 식품 전부를 끊으라고 했다. 이유는? 응용 근신경학applied kinesiology 검사 결과 이 음식들이 그녀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치료사는 oo씨에게 위에 언급한 음식들을 각각 먹게 한 후 팔의 근력을 측정해보고는 '음식이 몸에 너무 가혹하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알레르기 검사가 그렇게 간단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식이요법은 전혀 도움이 안 됐고, oo씨는 또 다른 치유사를 찾아 길을 나섰다.
끝도 없는 치료
그녀가 시도한 것은 놀라울 정도로 다양했다. 간해독제, 장해독제, 항기생충제, 생 박테리아 요법, 췌장 추출물, 킬레이트 미네랄, 유기농 주스 요법… 허브 치료도 빼지 않았다. 악마의 발톱, 샐러리 추출물, 가시나무껍질, 블랙커런트 씨앗유까지.
진단 방식도 기상천외했다. 필수대사분석(EMA), 부신 스트레스분석, 장내 pH 분석, 대변 소화검사, 암시야 현미경 검사까지. 또 침술, 동종요법, 단식, 점토 섭취, 조류 음용, 아말감 충전물 제거, 비타민 B12 주사, 초고용량 엽산·비타민 C 복용까지. 관절염 치료 시도 횟수로 기네스북이 있다면 그녀가 확실한 기록보유자일 것이다.
과학적 근거가 희박한 치료들
이런 치료들 대부분은 과학적 기반이 아주 불안정하다. 하지만 절박한 환자들은 이런 치료들을 내치지 못한다. 과학·의학이 공백을 남기면, 그 자리를 대체요법들이 채운다는 것은 역사가 보여준다. 대체요법사들은 주류 연구자들이 '놓쳤다'는 답을 자신들이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모니 토큰Harmony Token이라는 게 있다. 목에 거는 색깔 원반(디스크)인데, 전자파 노출로 색이 빠져버린 미네랄·비타민·아미노산을 다시 보충해 준다고 한다. 우리 몸은 색이 빠진 물질을 알아보지 못해서 면역체계가 약화된다는 것이다. 이 디스크는 무려 2,800가지 색깔을 활용해 세포수준에서 몸을 재건·회복시켜 관절염 환자들이 정상생활을 할 수 있게 해준다고 주장한다. 증언이 넘쳐난다. 하모니 덕에 자동차 연비가 좋아지고, 배기가스도 줄고, 경주마가 더 빨리 달리고, 편두통이 낫고… 사람들이 제 정신인가 의아해진다.
더 황당한 자연요법
oo씨는 이런 것도 시도해봤다. 「의학계가 결코 밝히지 않은 놀라운 천연 기적 치료」라는 책에 나오는 요법. 바로 소변이다. 자기 소변 몇 방울을 매일 마시면 관절염이 사라진다. 심한 경우 주사로 넣기도 한다.
소변이 불편하면 피는 어떤가? 자가혈요법Autohemotherapy은 자신의 혈액 ¾컵을 뽑아 구리 그릇에 넣고 꿀과 레몬즙 ¼컵씩 섞은 후 마시는 것이다. 인도 정형외과 학술지에 따르면 이런 치료를 받은 환자 다수가 통증이 줄고 악력握力이 증가했다고 한다.
뱀과 식초의 힘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뱀 치료가 인기다. 살아 있는 뱀의 쓸개를 꺼내 술에 담가 마신다. 독사, 특히 코브라가 가장 귀하다. 부작용이라면 가게에서 뱀들이 자꾸 탈출한다는 것이다. 옆에서 동료들이 산 채로 잘려 나가는 걸 보면 탈출 의지가 생기지 않겠는가. 이런 뱀 치료는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대신 '항아리 속에서 조깅'Jogging in a Jug이라는 제품은 대성공을 거뒀다.
미국 앨라배마주 농부가 자신의 농장을 잃을 위기에 처했을 때 떠올린 아이디어였단다. 바로 할머니의 관절염 치료법—사과식초. 그 자신도 관절염 환자였는데 식초를 마시자 좋아졌다고 한다. 덕분에 잃을 뻔했던 그의 농장도 보전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승인되지 않은 신약'을 판매했다고 판단했고, 수천 병의 제품이 압수·폐기되었으며 소비자들에게 공문까지 발송되었다. 물론 사과식초 기반 제품은 여전히 많고 증언도 화려하다. 과학적 증거는 전무하다.
연구된 민간요법 몇 가지
· 진에 담근 건포도: 건포도를 진에 7일간 담가 두고 매일 9알씩 먹는다. 텍사스 북부대 연구자는 실제로 효과를 본 환자가 있다고 주장한다. 더 오랫동안 담가둬도 소용없지만, 양을 늘리면 효과가 커진다고 한다. 진에 들어가는 주니퍼베리 때문일 수도 있고, 그냥 알코올 때문일 수도 있다. 현재 하루 36알까지 실험 중인데, 환자들이 “훨씬 행복하다”고 한다. 술기운 탓에 그럴 수도 있을것 같다.
· 구리 팔찌: 호주에서 플라시보(양극산화 알루미늄) 대조군을 사용한 연구에서, 구리 팔찌 착용자가 통계적으로 더 나은 완화를 보였다. 팔찌 무게를 달아보니 한 달에 ~13밀리그램의 구리가 녹아 나온다고 한다. 이게 모두 흡수되면 체내 구리 농도가 증가하고, 조직 유지에 필요한 효소 활동에 쓰일 수 있다. 하지만 경구용 구리 보충제가 관절염에 효과 있다는 증거는 없다.
끝없는 민간요법의 세계
아로마테라피, 심상요법('통증이 몸 밖으로 흘러 나간다'), 아르니카 찜질, 중국의 뇌공등雷公藤, 벌침 요법(양봉가들은 1년에 ~2,000번쯤 쏘이는데 관절염이 적다고 한다. 통증을 못 느끼는 것일지도 모른다). 보리지유, 붕소, 생강, 유향, 브로멜라인, 반사요법, DMSO, 아유르베다의 요가라지 구굴루Yogaraj Guggulu까지. 이런 것들은 연구가 너무 부족해 합리적 결론을 내릴 수가 없다. 이게 바로 오늘날 수많은 관절염 민간요법의 현실이다. 희망은 주지만, 실질적 효과는 거의 없다.
답은 달맞이꽃유에 들어 있는 감마리놀렌산일 수도 있고, 닭 연골을 넣은 오렌지 주스일 수도 있다. 아니면 차와 체리 주스 혼합일 수도 있다. 아니면 답이 아예 없을 수도 있다. 몇년전 oo씨는 이렇게 말했다. "매일 햇빛 30분 쬐는 거 포함해서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봤는데, 지금은 관절염이 없어진 것 같다."
2026년 이야기
과학은 단순히 "그건 효과 없다"라고 말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대신 실제로 효과가 있는 치료법들을 찾아냈다. 이제는 TNF 억제제 , IL-6 억제제, B세포 표적치료제, T세포 조절제와 같은 생물학적 제제가 있다. 더 나아가 JAK 억제제라는 경구약도 등장했다. 많은 환자들이 예전 같으면 휠체어를 탈 상태에서 정상적인 직장 생활을 하고, 여행을 다니고, 골프를 친다.
과거에는 관절 파괴를 늦추는 것이 목표였다. 지금은 관해寬解 remission가 목표다. 실제로 상당수 환자는 염증 수치가 정상화되고 통증이 거의 없는 상태를 수년간 유지한다. 완전 '치유'라는 말은 조심스럽다. 약을 중단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엄청난 진보다. 그렇다면 대체요법은 모두 쓸모없는가?
그렇지는 않다. 규칙적인 운동, 체중 관리, 금연,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지중해식 식단은 실제로 도움이 된다. 생선 오메가-3도 일부 환자에게 증상 완화를 제공할 수 있다(관절염에 도움이 되는 음식 정보). 다만 효과가 있다고 입증된 것과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다르다. 그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oo씨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어요." 잠시 말을 멈춘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가장 큰 변화는 류마티스 전문의를 만나고 적절한 약을 쓰기 시작한 뒤에 나타났어요."
조금 시시한 결말이다. 하지만 현실 의학은 원래 그렇다. 기적보다 통계가, 증언보다 임상시험이, 희망보다 데이터가 더 옳다. 그 덕분에 오늘날 류머티스 관절염 환자들은 과거 어느 시대보다 좋은 삶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