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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도포를 너울대며
소리 죽여 다가왔다
간혹 외눈을 크게 뜨고
살기 띤 모습으로 분노하기도 했지
내 안의 녹수는
서른 일곱의 마지막 달에
강시처럼 다가온다
36º의 뜨거움이
용광로를 달구는 힘으로
하얀 꽃가루 머리에 얹고
복사꽃잎을 즈려밟으며
창문 앞에 그림자로 와 있다
땅은 하늘로 치 솟아
하늘이 낮아지고 있다
나무꾼이 선녀를 겁탈하고
하늘로 올라간 선녀를 기다리지만
보름달은 뜨지 않는다
등에 업혀 쫓아온 바람을
토닥이며 재우고
영화를 촬영하듯 열두 달의 소개로
서른 여덟 녹수와 미래를 약속한다
뜨거운 태양
녹아드는 어둠
[ 1998년 作 ]
다라온 이재민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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