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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의 그림자

작성자이칠연|작성시간26.06.06|조회수19 목록 댓글 0

불빛의 그림자

 

내가 서 있는 낮은 옥탑 지붕 위로

거대한 빛의 성벽이 솟아오른다.

새로 지은 아파트의 정연한 틈들에서

은하수 닮은 불빛들이 빼곡히 피어난다.

 

눈부시고 아름다운 풍경,

그러나 문득 고개를 들다 깨닫는다.

저 높고 화려한 방에 불을 밝힌 이들은

정작 이토록 아름다운 밤을 보지 못하리라는 걸..

 

빛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들은

정작 자신이 얼마나 빛나는지 알지 못한다.

그저 차가운 유리창 너머 어둠만을 바라볼 뿐.

나는 이곳 가장 낮은 옥탑에서

그들이 빚어낸 찬란한 궁전을 통째로 품는다.

 

어쩌면 가장 아름다운 풍경은

소유한 자의 창문 너머가 아니리라.

그것은 조금은 멀리, 조금은 낮게 서서

말없이 바라보는 이의 눈동자 속에 머무는 것.

 

오늘 밤 저 거대한 불빛의 성을

남김없이 가질 수 있는 사람은

가장 낮은 곳에서 밤하늘을 마주한

오직 나 하나뿐이다.

 

_치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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