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적(仇敵)
=원수
경성대 중어중문학과 초빙외래교수
임형석의 한자 박물지(博物誌)
■ 구수(仇讎)
仇 : 원수 구(人-2)
讎 : 짝 수(言-16)
위 사진) 김환기 1962년 작 '두 마리 새'. 讎자의 본래 모양과 닮았다.
仇讎(구수)는 흔히 怨讐(원수)를 달리 부르는 것으로 알려진 말. 원수는 원한이 맺힐 정도로 자기에게 해를 끼친 사람이나 무리를 가리킨다.
讎는 讐(원수 수)라고도 쓰는 말.
仇讎는 그래서 仇讐(구수)라고도 쓰고 讐仇(수구)라고 뒤집어서 쓰기도 한다.
원수라는 뜻의 말은 이밖에 寇讐(구수) 仇怨(구원) 仇敵(구적) 怨仇(원구) 敵讐(적수) 따위가 있다.
仇와 讎는 합쳐 놓으면 원수라는 뜻이지만 각각은 본디 敵對(적대)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지 않다.
고대 중국의 사전 爾雅(이아)는 仇를 그저 '합치다 合也(합야)' '짝하다 匹也(필야)'라고 풀고, 어원사전 說文解字(설문해자)는 讎를 '대답과 같다 猶應也(유응야)'라고 푼다.
서로 부르고 대답한다는 말이다. 讎자는 隹(새 추) 사이에 言(말씀 언)이 있는 생김새. 두 마리 새가 지저귀는 모양이다.
仇와 讎의 본뜻과 비슷한 말은 儔(짝 주)나 酬(갚을 수)가 있다. 儔는 어슷비슷한 것끼리 만나 뭉치는 것을 가리키는 말.
曹操(조조)의 손자인 위나라 明帝(명제)가 지었을 지도 모르는 傷歌行(상가행)이란 중국 노래에 이런 구절이 있다.
'봄새는 남쪽으로 날아가네 /
펄펄 홀로 높고 낮게 날며 /
슬픈 울음 짝 찾으니 /
슬픈 울음 속상하네
春鳥向南飛(춘조향남비)
翩翩獨翺翔(편편독고상)
悲聲命儔匹(비성명주필)
哀鳴傷我腸(애명상아장)
酬는 본디 술잔을 받았다가 돌려준다는 뜻. 대답이라는 뜻의 讎가 원수의 뜻으로 자주 쓰이자 좋은 관계에서 쓰기 위해 나중에 빌린 말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