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윤재열
양동작전의 한자는 兩動作戰이 아니라 陽動作戰이다.
‘양동작전’과 ‘양면작전’의 구별
언론에서 ‘양동작전’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그런데 이 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쓰고 있는 경우가 많다.
먼저 ‘양동작전’이라는 말을 쓴 사례들을 보면 다음과 같다.
△ 이 목표를 실현하는 수단은 IT 아웃소싱, 시스템통합 등 기존 사업은 발전시키고 엔지니어링아웃소싱(EO), u-시티, 전자태그(RFID) 등 전략사업을 강화하는 양동작전이다.
△ 휴대폰의 경우 북미시장은 프리미엄 브랜드로, 유럽 시장은 저가 브랜드로 공략하는 양동작전을 펼 가능성이 높다.
△ 1ㆍ11대책은 당장 다주택자에게 대출규제를 통해 매물을 내놓으라는 압박을 가하는 한편 1주택자에게 분양가가 20%가량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라고 설득하는 양동작전이다.
△ PC 부문에서는 저가 시장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시장도 공략하는 양동 작전으로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위 예문은 모두 ‘양동작전’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모두 ‘양면작전’이 바른 표현이다.
우선 ‘양동작전(陽動作戰)’은 적의 경계를 분산시키기 위하여, 실제 전투는 하지 않지만 병력이나 장비를 기동함으로써 마치 공격할 것처럼 보여 적을 속이는 작전이다.
이는 전쟁 중에 아군이 결정적인 작전을 기도하고 있는 지역으로부터 적의 관심과 행동을 다른 곳으로 전환시킬 목적으로 수행하는 일종의 기만적 전술이다.
한국전쟁 때 맥아더가 구상, 지휘한 인천 상륙 작전은 대표적인 양동작전이었다. 당시 유엔군이 마치 원산에 상륙하는 것처럼 맹렬한 폭격을 해놓고 인천에 상륙했다. 이는 인천은 자연 조건상 상륙하기 어렵다고 생각되는 불리한 여건을 역이용한 대표적인 작전이었다.
앞의 예문에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전략을 오인케 하거나 판단을 곤란케 하는 의미는 없다. 모두가 사업의 전략을 강화하기 위해 두 가지 수단을 함께 쓴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이때는 ‘양면작전(兩面作戰)’이라고 해야 바른 표현이다.
실제로 ‘양면작전’은 전쟁에서 두 방면에서 동시에 하는 작전을 의미한다.
이런 오류는 많은 사람들이 막연하게 ‘양동작전’ 한자어를 ‘兩動作戰’으로 알고 있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앞의 설명에서 짐작했듯이 양동작전의 한자는 거짓 ‘양(陽)’자를 쓴 ‘陽動’이라고 쓰지 '兩動'이라고 쓰지 않는다. 영어 표현도 ‘a feint operation’이다.
지난 1일 목요일 저녁에 ‘청춘! 신고합니다’라는 방송을 보았다. 이 프로그램은 대한의 아들들이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과 떨어져 고된 훈련을 이겨내는 장면을 안방에서 볼 수 있어 감동적이다. 이 날도 ‘9공수 특전여단’ 병사들의 병영생활 모습은 물론, 그들의 끼와 장기를 엿볼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 날 특전 여단의 대테러 작전 상황을 보여주는데, 여기서도 ‘양동작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 표현도 애매했다. 그때의 상황을 옮겨보면, ‘…… 헬기 레벨로 적 우방 침투하는 정찰대원들……, 드디어 작전 지역으로 투입, 한편 옥상에서는 강하 준비, 섬광탄 투척 후, 폭음과 동시에 양동작전 개시 순식간에 작전 완료!……’인데 이 경우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침투한 정찰대원들이 적의 경계를 분산시키기 위하여, 섬광탄을 투척하고 테러범들이 그쪽으로 관심을 가질 때 다른 쪽에서 공격을 한다는 의미였다면 ‘양동작전’이 맞는 것이다. 그러나 옥상에서 강하한 정찰 대원들이 섬광탄을 투척하고, 동시에 지상에서 올라온 정찰대원이 작전을 수행한다는 의미로 ‘양동작전’이라는 표현을 했다면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이때는 양면작전이 바른 표현이다.
<윤재열님>
수원 장안고등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며, 수필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