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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작성자세이지|작성시간20.03.25|조회수2,089 목록 댓글 0

I know I suck! but let me just talk to you for a sec



여기저기서 많이 인용되는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는 주지하다시피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에

쓰여진 것으로 원문은 "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이다. 그렇다면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는 맞는 번역인가? 결론부터 얘기하면 제대로 된 번역이

아니고 더 정확한 번역은 "오래 살다보면 내 이런 일(죽음)이 생길 줄 알았지." 정도 된다.


해석하자면 살다 보면 결국 죽음은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는 걸 재치있는 문장으로 표현 한 것이다.

'우물쭈물 지체하다가 제대로 한 것도 없이 죽었다'는 뉘앙스의 종래의 번역과는 뜻이 많이 다른 걸 알 수 있다.


그럼 어째서 그런가? 'stayed around'의 해석이 달라서 그렇다. 여기서 around는 '존재하다','살다'는 뜻으로 쓰인 것이다.

옥스포드 사전의 예문을 빌리면 'maize has been around for a long time(옥수수는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같은 식으로 쓰였다는 것이다.

부사든 형용사의 형태든 around가 이런 뜻으로 쓰이는 건 매우 흔하다.


반면 'stayed around long enough'를 '우물쭈물하다'로 해석하면 뭔가 이상하다. 오래 살았다고 해석하지 않으면

그냥 오래 있었다는 뜻인데 이걸 '우물쭈물 지체했다'라고 해석할 여지가 없다. 우물쭈물했다는 부정적 의미가

되려면 long enough 대신 'too long' 였어야 하는데 그래도 이상하고 우물쭈물 '하다가'의 뜻이면 if가 아니라 while

이 돼야 말이 된다. 의역의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영어감각이 있다면 이러나 저러나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구글을 검색해보면 흥미롭게도 저 두가지 버전의 해석 그대로 잘못 인용된 문장들이 보인다.

나의 주장처럼 ""I knew if I live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으로 인용된 게 있고

통용되는 해석에 가까운 "I knew if I wait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로 인용된 것도 있다.


저런식으로 잘못 인용되는 걸 보면 추측하기에 외국 사이트나 외국인들 사이에도 해석의 이견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두번째 문장으로 본다고 해도 한국 번역문장인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의 뜻이 되는 건 아니다.

묘비명으론 어색하지만 말그대로 '오래 기다리면~'의 뜻인데 우물쭈물~로 번역하려면 본래 문장의 느낌과 많이 다른

의역을 해야만 한다.


내친 김에 word-reference의 영어원어민 게시판에도 물어봤다.

http://forum.wordreference.com/showthread.php?t=2229979






두 명의 시니어 멤버도 내 의견에 동의했다. 그렇다고해도 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는 문장이니 내 말이 꼭 맞다고

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일반적인 영어실력과 언어능력을 가진 원어민 대다수가 나와 같은 뜻으로 해석할 거라 본다.


그런데 아주 재밌게도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가 오역이라고 지적하면서 정말 이상한 번역을 들고 나온

사람들이 있었는데(http://blog.naver.com/joycestudy/100034991675 에서 링크.)


지하의 버나드 쇼가 쓴웃음을 지어야 할 일이 한국에서 계속되고 있다. 그의 묘비명이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라고 번역돼 우리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쇼는 전혀 이런 의도로 말하지 않았다. 비문의 번역은 전혀 그답지 않다. 그는 실제로 우물쭈물한 사람도 아니었다.

묘비명의 원문은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이다. 번역하면 ‘나는 알았지. 무덤 근처에서 머물 만큼 머물면 이런 일(무덤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이다.

비문이 오역된 것은 영어구조에 대한 이해 부족 탓이다. around는 전치사적 부사(prepositional adverb)로 다음에 the tomb이 감추어져 있다.

출처 : [기고/이윤재]‘정확성이 생명’ 번역은 공학이다 한 성결대 교수도 출처도 안 밝히고 위의 내용을 인용한다.

국제신문의 서동오 기자는 '오역의 늪에 빠져 허둥대다'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에 위의 내용을 역시 인용한다.

그러면서 저 엉터리 번역이 '우물쭈물~'번역한테 판정승 했다는 평가를 한다. 적어도 '우물쭈물~'은 의역의 여지라도 있는데 난 이윤재씨의 저 글을 보고 어떻게 영어번역 전문가라는 사람이 저런 이상한 번역을 해놓고 오역이니 쓴웃음이니

이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도대체 around 뒤에 the tomb 숨겨져있다는 그런 판타스틱한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신기하며 around를 왜 억지써서 전치사로 보고, 만약 전치사라면 어찌 뒤의 명사가 생략된 건지 이윤재 씨한테 묻고 싶다.


게다가 그 해석인 '무덤 근처에서 머물 만큼 머물면 이런 일(무덤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슨 말인가??? 뭐 안 좋은 장소에 오래 머무르지 마라 이런 뜻이라는 건가?ㅋ 조지 버나드 쇼가 퍽이나 그런 말을 묘비명으로 남겼겠다. 조지 버나드 쇼의 그 쓴 웃음은 이윤재 씨한테 지을듯 싶다.


마지막으로 내가 보기에 가장 제대로 된 번역을 다시 남기고 끝내겠다.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오래 살다보면 내 이런 일(죽음)이 생길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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