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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업무

1:29:300의 금융사고 예방의 법칙

작성자루악흐|작성시간16.05.04|조회수1,054 목록 댓글 0

300번의 신호, 29번의 경고, 1번의 대형 횡령사고 ‘하인리히 법칙’



금융회사에서는 때때로 큰 금융사고가 터지곤 합니다.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 이미 비슷한 작은 사고들이 여러 번 발생했었다는 것을 아시나요?

작은 사고가 발생했을 때 조치를 취했다면 나중에 큰 횡령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을 텐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하다가 정말 큰 사고가 터지고 마는 것입니다.

작은 징조가 있을 때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후회해 봤자 이미 늦은 일입니다. 감사팀은 이 법칙을 명심해야 합니다.



1:29:300 법칙은 보험회사 통계담당 직원이 발견했다


1920년대 미국 여행보험사의 손실통제 부서에 근무하던 허버트 하인리히(Herbert W. Heinrich)는 산업재해 통계를 분석하다가 아주 흥미로운 통계 법칙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큰 재해가 한 번 있었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작은 사고가 29번 있었고, 또 운 좋게 사고는 피했지만 같은 원인으로 부상을 당할 뻔 한 사건이 무려 300번이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1:29:300 법칙(하인리히 법칙)은 작은 샘플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75,000건의 사고 통계에서 도출된 것인데요, 이를 확률로 환산하면 작은 재해(minor injury)가 발생할 확률은 8.8%(=29/330)이고, 큰 재해(major injury)가 발생할 확률은 0.3% (=1/330)입니다. 그리고 재해까지는 아니지만 경미한 사고(no-injury accident)의 발생 확률은 훨씬 높아 90.9% (=300/330)나 됩니다.




허버트 하인리히는 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1931년 『산업재해예방(Industrial Accident Prevention)』이라는 책을 발간하면서 산업안전에 대한 1:29:300 법칙을 주장했고 이를 우리는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이라고 부릅니다. 하인리히의 책은 1931년 초판 발간 이후 1941년, 1950년, 1969년에 이어 1980년에 5판까지 인쇄하면서 산업재해예방 분야의 고전으로 자리잡습니다.


‘하인리히 법칙’은 어떤 상황에서든 문제되는 현상이나 오류를 초기에 신속히 발견하여 대처해야 하고, 또 초기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하면 큰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합니다.


1994년 10월 21일 7시48분(KST)에 성수대교 상부 트러스가 무너지면서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 사고(聖水大橋崩壞事故)로 17명이 다쳤고 32명이 사망했는데 이 사고의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1995년 6월 29일 17시 57분 (KST)에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를 보겠습니다. 이 건물은 지어질 당시부터 문제가 많았습니다. 옥상에 76톤이나 되는 설비장치를 설치해 원래 설계하중의 4배를 초과했고, 마땅히 들어가야 할 철근이 무더기로 빠져 있었습니다. 이러한 부실시공과 허술한 관리로 천정에 금이 가거나 옥상 바닥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는 등 숱한 징후들이 포착됐습니다. 바로 300의 잠재적 요소였습니다. 또 붕괴사고가 발생하기 전부터 에어컨의 진동으로 고객신고가 잦았고 벽의 곳곳에 균열이 생겨 붕괴 위험이 있다는 내부직원의 신고와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도 별다른 대책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29의 작은 사고였습니다. 결국 이런 무신경이 1천여 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대형사고로 이어졌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50분경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도 하인리히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침몰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지만 드러난 정황만 봐도 그렇다. 세월호 관계자들이 ‘회사가 사고 발생 2주 전 조타기 전원 접속에 이상이 있음을 확인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본래 선장이 회사에 여러 차례 선체 이상을 얘기했지만 묵살됐다’, ‘지난해 5월 제주항에서 화물을 부리다 10도 넘게 기운 적이 있다’, ‘선원들이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 탱크 등에 문제가 있다고 회사에 수리를 요청했으나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증언한 것이다.

하인리히 법칙은 대형 사고에 대한 이론이지만, ‘역발상’을 하면 ‘안전의 법칙’이라 할 수 있다. 경미한 사고를 예고하는 사소한 징후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면 대형 사고를 막고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바로 ‘역(逆) 하인리히 법칙’이다.


사소한 징후라도 놓치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평소 안전수칙을 잘 지켜 징후조차 없애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엉망이다. 세월호 참사 후에도 연안 여객선의 안전규정 위반 건수는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한다. 항해사 면허도 없는 갑판장이나 선원이 번갈아 키를 잡는가 하면, 적재 차량의 바퀴를 모두 결박하지 않고 운항하기 일쑤라는 것이다.

이쯤이면 여객선은 관리감독의 완전 사각지대라고 해야 할 것이다. 관리감독기관인 해수부와 해경 등은 과연 뭘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민 안전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웠으나 정작 현장에서는 유유자적하며 콧방귀나 뀌고 있지는 않은지 모르겠다.




사고는 도미노처럼 일어난다


허버트 하인리히는 ‘하인리히 법칙’뿐만 아니라 사고의 연쇄적 발생을 보여주는 ‘도미노 이론(domino theory)’도개진했습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에 보다 원천적인 요인 세 가지가 있습니다.


제1요인은 인간의 유전적 내력이나 사회 환경입니다. 완고함, 탐욕, 기타 성격상 바람직하지 못한 특징은 유전에 의해 물려받을 수 있는 기질입니다. 또한 열악한 환경은 나쁜 유전적 특징을 더욱 강화하고 예방 교육을 방해합니다.


제2요인은 인간의 결함입니다. 무모함, 신경질, 흥분, 무분별, 안전에 대한 무지처럼 인간의 후천적인 결함은 불안전한 행동을 야기하거나 기계적, 물리적 위험을 일으킵니다.


제3요인은 인간의 불안정한 행동이나 기계적, 물리적 위험입니다. 경보 시스템 없이 기계를 작동하거나 안이하게 안전장치를 제거하고 건물 설계 자체를 잘못하면 바로 사고 발생으로 이어집니다. 이렇게 발생한 사고들이 모여서 작은 재해를 일으키고 나아가 도미노처럼 연달아 큰 재해를 초래합니다.




이러한 연쇄 현상을 막기 위해선 근본적 요소인 인간의 유전적 내력과 결함, 사회 환경을 바꾸면 되지만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인간의 불안정한 행동이나 기계적, 물리적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세 번째 세워져 있는 중간 칩을 제거해야 모든 칩이 무너지는 도미노 현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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