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군사상식 - 기만전술(欺瞞戰術)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트로이 목마는 기만전술의 가장 대표적 사례다.
흔히 말하는 기만전술이란 적을 속여 방비를 허술하게 한 다음 허를 찔러 전쟁에서 승리하는 전법의 하나로 역사를 통해 그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그 중 누구나 알고 있는 대표적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로멜 장군은 사막에 유령부대를 만들고 신출귀몰하는 방법으로 영국군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제2차 세계대전의 분수령이 된 노르망디 상륙작전(1944년)이나 한국전쟁의 전환점이 된 인천상륙작전(1950년) 역시 기만전술을 통해 진짜 작전의 목적을 은폐함으로써 성공할 수 있었다. 1차 걸프전(1993년) 당시 다국적군은 쿠웨이트에 상륙작전을 실시할 것처럼 이라크군을 기만했지만 실제 지상전은 상륙작전 없이 쿠웨이트를 크게 우회하며 전개됐다.
문헌을 통해서도 다양한 기만전술을 확인할 수 있는데 특히 손자병법(孫子兵法)은 기만전술뿐만 아니라 동서고금을 통틀어 전략 및 전술의 모범답안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가장 극적인 기만전술은 바로 트로이 전쟁(Trojan War)에 등장하는 트로이의 목마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트로이 전쟁은 기원전 약 3000년 전 아킬레우스와 오디세우스, 헥토르와 아이네아스 등 숱한 영웅과 신들이 얽혀 10년 동안 계속된 그리스와 트로이 간의 전쟁이다. 이 전쟁에서 그리스군은 트로이를 포위, 10년이나 공격했지만 여의치 않자 오디세우스가 세운 계책에 따라 목마를 만든 뒤 일부 함선을 퇴각시키고 트로이에 대한 공격을 포기한 것처럼 꾸몄다.
그리스군이 모두 철수하자 트로이의 주민들은 오랜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확신하고 이들이 남겨 놓은 거대한 목마를 전리품으로 삼아 성 안으로 끌어다 놓은 뒤 승전을 축하하는 잔치를 벌였다. 그러나 이것은 그리스군의 기만전술이었다. 목마에 숨어 있던 그리스군 별동대는 야음을 틈타 순식간에 경비병들을 제압하고 성문을 열었고 성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그리스군 본진은 순식간에 트로이를 함락했다. 이 과정에서 방심하고 있던 주민들은 모두 참살 당하거나 노예가 됐고 도시는 불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비록 신화 속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트로이의 목마는 정보전·심리전 등의 요소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그리스군의 승리를 이끌어 낸 가장 성공적인 기만전술 사례로 평가된다.
히타이트의 기만전술에도 불구하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린 람세스 2세물론 그 반대의 입장에서는 기만전술만큼 곤혹스러운 것도 없다. 고대 이집트왕국의 위대한 파라오 람세스 2세는 정예 전차군단을 이끌고 북방 원정에 나섰지만 히타이트의 기만전술에 속아 카데시 전투(B.C1299)에서 큰 피해를 입었다. 역사는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한 람세스 2세가 2천 500대에 달하는 히타이트군 전차를 궤멸시켰다고 기록하고 있지만 이집트군 역시 큰 피해를 입었고 결국 승패를 결정짓지 못했다.
이 외에도 기만전술에 대한 사례는 얼마든지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지만 기만전술을 논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정확한 상황 파악과 냉철한 판단이다. 아무리 첨단무기가 난무하는 21세기라고 하지만 결국 상황을 판단하고 명령을 내리는 주체는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옛말에 적을 알고 나를 알면 100번 싸워도 이길 수 있다(知彼知己 百戰百勝)고 했다. 적의 기만전술, 즉 적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간파해 미리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다면 어떠한 적의 도발에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