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분명히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프로골퍼가 드라이버가 아닌 우드나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는 경우가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구질'때문이 아니라 '거리'때문입니다. 그들은 무조건 멀리 보내려고 하지 않으며, 목표지점을 정해 놓고 티샷을 합니다.
구질 때문에 드라이버를 쓰지 않기로 한다면, 우드보다는 아이언 7번이 오히려 안전할 것입니다. 실제로 아이언 7번과 퍼터 두 자루만 가지고도 무난히 보기 플레이를 하는 아마츄어 골퍼를 본 일이 있습니다.(물론 O.K가 상당한 역할을 했지만!)
경우에 따라서로는 우드 3번의 비거리가 드라이버보다 더 길 수도 있습니다. 아마츄어의 평균 비거리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정도입니다.
드라이버: 185-220 m
우드 3번: 175-200 m
따라서 우드 3번이 드라이버보다 15 m(= 200 - 185)나 비거리가 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반대로 45 m(= 220 - 175)나 짧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숏홀을 제외한 모든 티샷을 우드 3번으로 해 보시기 바랍니다. 결과가 얼마나 좋아질까요? 정말로 7-8 타를 줄일 수 있었다면, 드라이버는 집어치워도 상관이 없겠지요. 체면 때문에 굳이 드라이버를 사용할 필요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아마츄어가 '싱글'을 목표로 한다면, 드라이버를 비켜갈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골프란 비켜가는 게임이 아니라 도전하는 게임입니다. 다만 도전의 방법이 문제입니다. 무모한 도전은 실생활에서도 낭패의 근원이 되지 않습니까?
드라이버를 우드 3번이라 생각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완전한 스윙을 하면, 미스샷이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드라이버의 미스샷의 근본 원인은 능력 이상의 욕심 때문일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실수는 타이거 우즈도 종종 저지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드라이버의 평균 비거리가 200 m인 아마츄어골퍼가 단 5 m만 더 내보내려는 마음만 먹어도 거의 틀림 없이 미스샷이 될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드 3번의 스윙이 좋은 아마츄어는 드라이버 스윙 역시 좋을 것입니다. 이 반대도 거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이무기 reemk@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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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골프문화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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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이? 마크!
퍼팅을 하다보면 아쉽게 짧은 거리를 남겨두고 홀을 외면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경우 흔히 오케이~!, 컨시드~! 등으로 마무리 퍼팅을 면제해주며 인심을 씁니다. 규칙에는 컨시드를 무조건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매치플레이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되어있습니다.
보통 아마추어 골퍼들이 하는 라운드는 스트로크 플레이인데, 이 경우엔 컨시드를 주는 것이 규칙에는 없다는 말이죠. 하지만 우리나라 라운드 특성상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 경기시간입니다. 짧은 거리 퍼팅까지 모두 하게 되면 뒤에서 따라오는 팀은 앞 팀이 모두 홀 아웃을 할 때까지 그린을 앞두고 마냥 기다려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그래서 어지간한 짧은 거리는 당연하게 넣을 것이라 여기고 오케이라 외치며 컨시드를 줍니다.
컨시드 거리는 보통 퍼터길이에서 그립을 제외한 거리 정도를 주게 되는데, 실제 길이를 재어보니 대충 60cm 전후의 길이입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였다 줄였다 하는 길이가 될 수 도 있으니 그건 동반자의 인심여하에 달렸다고 보면 좋을 것 같네요.
어떤 골퍼는 퍼팅거리가 짧든 길든 대충 홀 컵 주변에만 가져다 놓으면 누가 컨시드를 준다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자신이 오케이지? 하면서 공을 집어 듭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는 동반자들 사이에서 매너가 나쁜 골퍼로 소문이 났습니다.
컨시드를 주고받는 것에 인색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후한 인심을 쓰는 것도 상대방을 무시하는 경우가 될 수 있으니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티샷 실수로 멀리건을 주는 것과는 다른 성격인 것이죠.
cf.
멀리건(mulligan)은 골프 중의 하나이다. 최초의 티샷(test shot)이 잘못되었을 때, 벌타 없이 주어지는 세컨드 샷을 말한다. 실력차가 현격한 골퍼들과 경기를 치르며, 다시 칠 수 있는 기회를 달리고 요청한 멀리건이라는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대한민국에서는 몰간이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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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선 라운드라 해도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이 스코어에 민감한 편인데, 아무리 짧은 거리라도 자신이 알아서 컨시드를 외친다는 것은 자신감이라기보다는 자만이며 동반자를 무시하는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LPGA 대회에서도 우리들이 흔히 오케이라 외치는 짧은 거리의 퍼팅을 두 번이나 연거푸 놓쳐서 더블보기를 한 박세리 선수도 있습니다. 세계적인 선수가 그 거리에서 실수를 할 정도인데, 아마추어인 골퍼가 너무 자신만만한 태도 아닐까요?
반면, 일부러 짧은 거리임에도 마크를 외치는 동반자가 있습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얘기한 것이지만 정작 당사자는 살짝 기분이 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오기가 생겨 기필코 홀인을 하죠. 인심이라도 쓸 것을 괜히 매정한 사람 만들어 버리는 소심한 복수를 하는 것이죠.
그린위에만 올라가면 무조건 오케이라는 농담도 있습니다.
골퍼들에게 오케이라고 하는 컨시드는 동반자들 간의 정(情)인 것 같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라운드 시작 전에 로컬룰을 정하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컨시드 거리는 퍼터 길이로 한다. 단 내리막 퍼팅일 경우는 예외로 한다. 홀인원이 나왔을 경우 삼겹살로 저녁을 산다. 이글이 나왔을 경우 짜장면 곱빼기와 탕수육을 산다 등으로 말이죠.
물론 골프규칙과는 맞지 않는 것이지만 즐기자고 하는 라운드에서 법전을 펴고 한다는 것이 너무 매정하다고 생각되지 않을까요?
때론 좋은 시간을 만드는 데는 규칙보다 정(情)이 우선일 수 있습니다. 매너의 기본 위에서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