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평일 아침에 전철을 탔다.
온양온천역에서 탈 때부터 만원이다. 이젠 전철 출퇴근이 일상화된 모양이다.
천안역에서 한 무리가 빠져나가고 그만큼의 인원이 다시 탔다.
맞은편에 어떤 젊은 여성이 편의점 봉투에 뭔가를 가득 담고 들어와 자신이 앉은 의자 밑에 놓아두었다.
그런데 용량을 넘겨 우겨넣어서인지 밑에 구멍이 나고 거기로 2리터짜리 콜라병 주둥이가 빼꼼 빠져나왔다.
하지만 크게 돌출한 것도 아니어서 더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그대로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여성, 괜히 자꾸 병 주둥이를 봉지 안으로 밀어넣는다. 하지만 이미 포화상태인지라 봉지는 콜라병 주둥이를 밀어낸다. 그때마다 터진 부분이 조금씩 조금씩 벌어진다.
그때마다 더 만지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생판 모르는 젊은 여성에게 주제넘게 말을 걸 용기가 없다. 웬 꼰대가 참견하느냐고 욕할 것 같아서다.
하여튼 탈출하려는 콜라병과 막으려는 여성의 실랑이는 계속된다.
그러다가 급기야 콜라병과 함께 있던 다른 음료수 병과 빵 봉지 등이 동반 탈주를 감행하기 시작한다.
이거 막으면 저게 탈출하고 저거 막으면 이게 탈출하고... 조그마한 봉지에 뭐를 그렇게 많이 사서 넣었는지, 이것저것 참 많이도 드러난다. 이젠 총체적 난국이다.
급기야는 봉지 아래 부분 반 이상이 터졌다.
이젠 뭐 밀어넣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게 됐다.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여성은 안절부절이다.
그러다가 끝내는 쓸어담듯 내용물들을 안아들고는 곧바로 전철이 정차하는 곳에서 내란다.
거기 내릴 곳이 아닌 거 같은데...
그러게 처음부터 자꾸 만지지 말았어야지.
자꾸 만지면 커지는 게 여기도 있었구먼. 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