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월드컵을 겪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 ‘be the Reds’ 티셔츠.
온통 붉은 색에 가슴 한 가운데 흰 글씨로 선명하게 새겨진 이 디자인의 원작자는 당시 대전에 살던 박영철 씨였다.
그는 당시 프리랜서 디자이너였고, 나는 다른 기획사(문화사) 소속이었지만 같은 대전이라는 공간, 동종업계에서 같은 일을 했기에 다리 하나 건너면 아는 사람이었다.
이 디자인이 공식적으로만 2천만 장(비공실적으로는 수천만 장)의 티셔츠와 각종 팬시제품 등에 활용된 것을 감안하면 박 씨는 이 디자인 하나로 돈방석에 올라앉았을 것 같지만 최초 디자인 후에 그가 기획사로부터 받은 돈은 200만 원이 전부였다고 한다.
사실 나도 2002년 월드컵 당시 이 티셔츠를 매일 입고 다니다시피 했는데 불과 몇 천 원에 산 것이었다. 오죽하면 어떤 건 하루 입고 빨았더니 하얀 글자가 다 지워져 버렸는가 하면 함께 빨면 다른 세탁물들이 온통 시뻘건색으로 물들어 버리는, 매우 조잡한 가품들이 엄청 퍼졌었다.
그랬기에 이 작품은 원작자는 별로 재미도 못 보고 사기꾼들의 배만 불려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 후 월드컵마다 이런 저런 기획상품이 나오지만 be the Reds를 넘는 작품은 더이상 안 나오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가 (일본과 함께) 대회를 주관한 대회인데다가 4위라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둔 것 등이 바탕이 되었던 당시와 달리 그 후로는 16강 가기에 급급했으니 앞으로도 당시와 같은 호황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BTS에 대한 인기가 전국민적으로 확대되고 ‘기생충’이나 ‘케데헌’ 같은 영화가 일반인들에게까지 널리 퍼지면 그와 관련 소품들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갈까?
한편, 'be the Reds'는 무슨 의미일까? 보통은 당시 붉은악마를 상징하는 색이 붉은색(Red)이기 때문에 그 ‘R’을 의미하는 것으로 아는 사람이 많은데 실은 숫자 ‘12’를 의미한다.
즉 운동장에 안에서 뛰는 선수 11명과 함께 온국민이 하나가 되어 선수들과 함께 뛰자는 의미에서 ‘12번째 선수’를 의미하는 12였던 것이다. 이왕이면 온국민이 하나로 연결됐으면 하는 의미로 1과 2를 연결해 쓰다 보니 R이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대표팀의 유니폼 색깔(Red)과도 연결되고, 붉은악마(Red Devils)와도 연결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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