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블리 본즈를 읽고서....
“여사님~ 다 됐어요 . 뭐 다른 것은 도와 드릴 것 없나요?” “예. 없어요. 감사합니다. 수고 하셨어요.” 여사님들의 씩씩하고
다정한 대답을 뒤로 하고 난 사무실로 들어섰다. ‘오늘은 꼭 주문해서 봐야지.’
얼마 전 최신 영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에서 책으로도 읽으면 재미있을 것 같은 영화가 있어서 봐 두었다.
우리 남편은 항상 나에게 말한다. 당신은 참 웃긴다고. 영화로 나왔으면 기다렸다가 극장가서 보든지 하면 될 것을
왜 굳이 책으로 읽는지 모르겠다고.
난 영화로도 보고, 책으로도 읽는게 좋다. 그럼 영화에서 만들어낸 배우들의 이미지와 성격이 눈에 보이는 것처럼
내가 읽으며 상상했던 이미지와 얼마만큼 비슷할까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수지 새먼. 그녀는 열네 살에 이웃집 남자 하비에게 살해당한다. 이웃집 남자는 완전 범죄에 성공했고,
그녀의 남겨진 가족들은 그녀의 실종에 괴로워한다. 형사들은 끝내 범인을 찾아 내지 못했고, 그녀의 시신조차 찾지 못한다.
그녀의 아버지는 이웃집 남자 하비를 의심했고, 그는 상황이 불리해 지자 어느 날 종족을 감춰 버린다. 그녀는 천국에 들어
갔지만, 천국은 내가 보기에도 너무나 무료한 곳이었다. 그녀는 이승과 천국의 중간쯤에 머물며 자신의 채취가 남아있던 곳
과 남겨진 가족들의 슬픔과 고통을 바라 본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미 죽은 영혼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녀
를 살해하고 그렇게 흔적도 없이 다니며 살인을 하던 그는 어느 날 또 다른 먹잇감을 찾던 중 외진 간이식당에서 콧노래를
흥얼대던 십대 아가씨를 발견하고 따라 나선다.그가 건네는 말에 간단히 대답하고 그녀는 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그의 죽음은 단지 이렇게 몇 글자로만 묘사되었다. ‘잠시후 고드름이 떨어졌다. 얼얼한 차가움 때문에 그는 몸의 균형을
잃고 비틀거리다 엎어졌다. 계곡에 쌓인 눈이 녹고 그가 발견되려면 몇 주일은 있어야 될 터였다.’ 이 내용은 책의 거의
끝 부분이었다.그리고 그녀는 남은 식구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삶에 적응해 나가며 살아가는 모습을 본다.
그녀 수지는 천국에서 평온할까? 내가 기대했던, 아니 내가 읽었던 책의 결말은 이런게 아니었다. 극악무도한 짓을 행한
자는 ‘인과응보’라는 결말처럼 처참하게 죽음을 맞이하거나 잡혀서 그에 맞는 벌을 받아야했다. 그의 죽음은 너무나
간단하게 묘사 되었고,나의 기대는 무너졌다. 하지만, 그가 먹잇감으로 노리던 십대소녀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곳을
떠나게 되어 다행이라며 나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나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는 정말 이런 결말에 익숙해 있지 않을 것 같다.요즘은 텔레비전을 켜도 컴퓨터를 켜도 잔인한
사건들이 뉴스를 장식한다. 나부터도 아침에 일어나 뉴스를 켜면서 어제는 또 무슨 살해 사건이 있었다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아침 밥상머리에서는 잠도 덜 깬 남편에게 “자기야! 오늘 아침 뉴스에서 봤는데 말이야, 누가 누구를 살해하고
그랬대.정말 너무 무섭지 않냐?”이렇게 말문을 트기 시작한다. 자극적인게 아니면 그냥 시큰둥하고, 나한테 충격적이면
목에 핏대를 세워가면서 목청 높여 얘기 한다.과연 이 책은 나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해 주려 한 것일까? 책을 다 읽고
덮은 뒤에 죽은 자는 산자들의 세상에서 그 무엇도 아닌 작은 먼지보다도 못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지금 몇 달이 지나 독후감을 쓰려고 다시 책을 대충대충 넘겨보면서 나 자신은 너무나 잔인한 사건과 사고에
길들여져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아마 작가는 살인범의 죽음보다도 그녀의 천국에서의 느낌. 그리고, 그녀의
죽음으로 인해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과 슬픔에 초점을 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사무실에서 책을 주문해서 읽을 때에 나는 맞은편 자리의 여직원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가 얼른 이 책 읽고 빌려 줄게요.재미있을 것 같아.근데, 읽어보고 재미없어도 나보고 책임지라고는 하지마요. 하하”
며칠 뒤 나는 다 읽었다고 얘기를 해줬다. 그 여직원은 웃으며 내게 물었다. “재미있어요?”나는 선뜻 그렇다고 대답을
못하고 우물쭈물하다가 말했다. “ 글쎄. 그게 처음에는 너무 재미있어서 금방 금방 읽었는데, 끝부분이 시원찮아서 선뜻
읽으라고 권해주질 못하겠다.”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빌려 줄걸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이
책을 읽고, 재미가 있는지 없는지 무엇을 어떻게 느끼는가는 결국 그녀의 몫이었을 텐데...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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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해바라기 작성시간 10.07.26 이지미 언니입니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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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파이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0.07.25 정말 열심히 배워서 어린 아이들에게 바른 독서습관을 키워주고 싶은데..마음과 다르게 능력이 안되고,실력이 안되서 너무너무 슬프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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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해바라기 작성시간 10.07.26 슬프다니요~~?? 언니 글도 이리 잘쓰고 과제도 이리 빨리 잘 하시는데 왜그러신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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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하늘노래 작성시간 10.07.28 해바라기 당신은 뉘시오??? 실명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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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해바라기 작성시간 10.08.11 누굴까요??? 맞추는 재미를 느껴보세요~~ 강안순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