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에 학교폭력사실 기재에 대한 찬반토론(춘천3기 민은경)
우리는 MBTI 성격분석에서 E형의 외향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였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성향이 매우 비슷하였습니다. 토론이 시작되자 모두 노트를 꺼내 기록하는 습관하며 주제에 대한 의견, 또한 반대의견이 모두들 비슷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처음 의견을 개진한 선생님은 한 번의 실수를 낙인 찍어 버리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며, 교과부의 일관성 없는 태도라고 반대의견을 피력했습니다. 형사 처벌을 받는 범죄사실도 기록하지 않는 마당에 학교 폭력 행위만을 여론에 밀려 기록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을 것인가와 학교폭력 행위의 정도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므로 급우 간에 있을 수 있는 다툼까지도 기록될 수 있다는 것에 위험성을 제기하였습니다.
두 번째 의견을 개진한 선생님은 학교 폭력을 과연 가해자와 피해자로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는가를 문제로 제기했습니다. 처음에는 피해 학생이었던 아이가 어느 순간 가해자가 되고, 또 그 피해자가 복수를 하면서 순식간에 피해자와 가해자가 변할 수 있는 환경에서 학생부 기재는 아이들을 범죄자로 낙인찍어 인생의 낙오자로 만들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저도 앞에 두 선생님의 의견에 동조를 했지만, 그래도 토론이니까 찬성입장을 들어보는 계기를 만들고자 저는 의도적으로 상황극처럼 학생부에 학교폭력사실을 기재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보기로 했습니다.
일반적인 형사적 범죄보다 학교 폭력의 피해정도가 매우 광범위하고 깊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피해를 당한 학생은 평생 아픔을 갖고 살아갈 수 있으며 심하게는 그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에 이르는 학생도 있고, 가해자 또한 정신적인 트라우마가 생겨 성인이 되어서도 죄책감에 시달리거나 폭력 성향을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으며, 학교폭력을 목격한 다른 급우들 또한 정신적 상처가 깊다는 보고가 있는 것으로 보아,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서라도 강력한 처벌의 하나인 학생부에 기재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내 보았습니다.
그러자 한 선생님은 최근 방송에서 학교폭력 가해자가 입학 사정관제를 통하여 명문대에 입학한 사실이 드러나는 것을 보면 학교 생활이나 인성과 상관없이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현실에 손을 보기 위해서라도 학생들의 범죄 기록에 대한 일관된 태도와 현실적 기준을 마련할 수 있다면 학생부 기재에 찬성한다는 절충안을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토론 내용을 발표한 후에 강사님께서 무슨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의 본질적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한토론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즉 학생부 기재를 하는 원래 목적은 학교 폭력을 방지해서 학교교육의 본래목적인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데 있는 것인데, 학생부 기재와 같은 처벌 위주의 방식이 학교교육의 본래목적을 놓치고 있는 상황에 대한 토론이 빠져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토론은 어떤 경우로든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데, 찬반토론에서 찬성의견과 반대의견이 비등비등하여 쉽게 결론이 나지 않을지라도,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한 가지 의견을 결정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비교해서 조금이라도 우위를 차지하는 의견 쪽으로 결론을 내려야 하는데, 그런 것이 없이 원론적인 입장만 피력한 것으로 그친 것이 아쉽다고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의 토론은 그저 기록을 해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에 대한 의견만 오갔을 뿐 왜 학생부에 학교 폭력행위를 기재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학교교육의 본래목적에 대한 의견이 부족했고, 당장 정책적으로 이 법안 때문에 마찰이 생기고 있을 때 어느 한 쪽으로 결론을 내는 노력을 기울였어야 하는데, 서로의 장단점만 훑어 보면서 현실적인 법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해내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토론은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최악을 피하기 위해서는 차악이라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원론적인 이야기만 나눈 것으로 그쳤다는 것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