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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광받던 서울뉴타운에 무슨 일이?

작성자안병관|작성시간08.12.21|조회수13 목록 댓글 0

각광받던 서울뉴타운에 무슨 일이?
흑석뉴타운 주민 지정취소 요구…분양권값 급락하고 거래도 안돼

상가 점포와 일반주택 주인들의 뉴타운 지정 취소 요구가 빗발치고 있는 흑석뉴타운 일대. <매경DB>
신당역 근처에서 자영업을 하는 김종문 씨(58)는 버스를 타고 왕십리를 지날 때마다 속이 탄다. 왕십리뉴타운 내 112㎡ 아파트 입주권을 작년 말 조합원 분양가보다 1억5000만원이나 더 주고 6억원에 구입했지만 지금은 5억원에 내놔도 연락이 없다.

김씨는 "작년에는 아파트에 입주하면 7억~8억원은 거뜬하다고 했지만 지금은 6억원 간다는 말도 못 믿겠다"며 "매달 100만원이 넘는 이자를 내면서 속앓이를 하느니 더 떨어지기 전에 빨리 팔고 싶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활황기에 시작된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아파트 가격 상승`이라는 윤활유가 떨어져 삐걱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 분양권 프리미엄 연초의 30%

= 다른 뉴타운보다 사업 진행이 빨라 최근까지 분양권 거래를 해온 뉴타운에서도 웃돈(프리미엄)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곳이 속출하고 있다.

아현뉴타운 인근 아현2동 A공인 관계자는 "3구역은 올 초까지만 해도 100㎡대에 배정받을 만한 지분이면 웃돈만 2억원이 붙었는데 지금은 7000만~8000만원으로 3분의 1 토막이 나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마포지역 기존 아파트 100㎡대 매매가가 7억원에서 5억원대로 떨어지면서 벌써 1억원 넘게 증발했다.

이 관계자는 "다들 7억원 이상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새 아파트를 받아 입주해도 이 이상 오를 수 있을지 걱정하는 조합원이 많다"고 전했다.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지역도 마찬가지다. 가재울뉴타운은 다른 뉴타운보다 거래가 꾸준한 데도 웃돈 거품이 수그러들었다. 3ㆍ4구역에서 투자금액이 2억원대인 소형 지분은 웃돈이 1억5000만원까지 붙었지만 지금은 5000만~6000만원 선인 물건도 흔하다.

가재울뉴타운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이제까지 버티고 있었던 원주민들은 예상 분양가와 추가부담금이 구체적으로 나오자 팔고 싶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천호뉴타운 내 C공인에서는 "작년에는 한 달에 수십 건 이상씩 지분거래가 이뤄졌지만 지금은 한 달에 한두 건이 거래되는 수준"이라며 "샀다가 팔아달라는 사람은 많은데 새로 들어오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권순형 J&K부동산투자연구소장은 "과거에는 개발되면 가격이 오르고 투자 수요가 가세해 시세차익을 실현한 뒤 입주했는데 이제는 이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점포ㆍ집주인들 `취소해달라`

= 상가를 운영하고 있거나 100㎡ 이상 대형 빌라 등을 가지고 있던 조합원이 `뉴타운사업에서 우리 구역을 빼달라`고 나서기도 한다.

흑석뉴타운 1ㆍ2ㆍ7ㆍ9구역 조합원 중 270명은 지난 9일 서울시청에 `뉴타운 편입 지역에서 해제해달라`는 행정심판을 접수했다. 뉴타운 내에서 구역지정 취소 신청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흑석동 H공인 사장은 "임대사업을 했던 사람들은 공사 기간에 임대소득을 못 받을 뿐 아니라 향후 아파트를 받게 되면 임대사업을 아예 접어야 해 반대한다"고 전했다.

가격이 얼마로 떨어질지 모르는 중대형 아파트 한 채를 받느니 임대사업으로 안정적인 수입을 얻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전영진 예스하우스 대표는 "재개발을 자체적으로 추진할 때는 노후도 등이 충족되지 않아 빠졌다가 뉴타운으로 편입된 지역에서 저항이 특히 심하다"고 말했다.

서울 내 뉴타운 감정평가액이 3.3㎡당 1000만원을 넘어섰지만 분양가도 그만큼 상승하면서 가구당 2억~3억원을 추가로 내야 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권순형 소장은 "조합원이 자기 지분에 대한 감정을 높게 받아도 그 감정가격이 택지비에 반영돼 분양가가 높아진다" 며 "결국 조합원 추가부담금은 줄어들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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