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속에서 부드럽게 녹는 새알심, 입속을 돌아다니는 달달한 팥. 달착지근한 단팥죽이든 담백한 동지팥죽이든 취향은 달라도, 추운 겨울 따뜻하고 달콤한 간식엔 역시 팥죽이 으뜸이다. 특히 12월엔 동지가 있어 더욱 팥죽 생각이 나는 달이다.
일 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지는 완전히 겨울이 왔음을 알려주는 동시에 낮이 서서히 길어지기 시작하는 날. 태양이 부활하고, 양기가 솟아나는 날로 예부터 작은설로 여겨 동짓날에는 한 해의 액운과 귀신을 쫓기 위해 팥죽을 먹었다. 붉은 팥이 악귀나 질병을 물리친다고 믿어 주술적 의미로 사용했던 것.
팥은 불리지 않고 씻어서 바로 삶아야 영양분이 빠져나오지 않는다. 원래 삶은 팥을 체에 내려 껍질은 버리고 팥 속살만 걸러야 하지만 번거롭다면 믹서에 넣고 곱게 갈아도 된다. 보통 새알심을 바로 팥죽에 넣고 끓이는데, 그 전에 물에 한 번 살짝 데쳐서 넣으면 푹 퍼지지 않고 쫄깃하게 씹히는 맛을 즐길 수 있다. 집에서 새알심 만드는 것이 귀찮다면 조랭이 떡을 넣어도 좋고 찹쌀 인절미, 가래떡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넣어도 맛있다. 완성한 팥죽에 취향에 따라 견과류, 조린 밤이나 단호박 등을 얹어 색다르게 즐기는 것도 방법. 여기에 살얼음이 살짝 떠 있는 동치미를 함께 낼 것. 동치미와 먹으면 맛도 좋지만 소화까지 도와주니 금상첨화다.
올해 동지는 12월 21일. 꼭 동짓날이 아니더라도 추운 겨울 아무 날에나 넉넉하게 팥죽 쑤어 아랫목에 둘러앉아 친구들과 함께 팥죽 파티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동지팥죽
팥 1컵, 불린 쌀 ½컵, 찹쌀가루 1컵, 설탕 1큰술, 소금 적당량, 물 12컵
만들기
1_팥은 씻어서 돌을 골라내고 냄비에 물 2컵을 부어 끓으면 버리고 다시 12컵을 부어 팥알이 푹 퍼질 때까지 끓인다.
2_팥물이 8컵 정도 남으면 팥을 체에 거른 다음 앙금을 앉히고 냄비에 물만 다시 붓는다.
3_2의 팥물에 불린 쌀을 넣고 약불에서 저어 가며 끓인다. 찹쌀가루에 끓인 물을 4큰술 정도 섞어 익반죽한 다음 2cm 정도 크기로 완자를 빚는다.
4_3의 팥물이 끓어 쌀알이 어느 정도 퍼지면 찹쌀 새알심을 넣어 속까지 익도록 끓인 다음 소금, 설탕으로 간을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