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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향누리 기고

미가엘의 여행이야기6 - 제주로의 다크투어

작성자미가엘(천사장)|작성시간18.10.03|조회수11 목록 댓글 0

본 게시물의 원문은 예향누리 2018년 10월호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본 게시글은 원고만을 게시하였습니다.


익숙하지는 않지만 부끄러워서 숨기고 싶거나 너무나 아파서 기억하고 싶지 않은 역사를 되짚어보기 위해 그 역사적 현장과 흔적을 찾아 떠나는 여행을 다크투어라고 합니다. 국외적으로는 Poland에 위치한 아우슈비츠(Auschwitz) 강제 수용소에서 나치에 의해 학살당했던 무고한 유태인을 떠올리는 여행을 말할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다크투어 여행지는 바로 제주도입니다. 제주도는 유명한 관광지로서 더 이상 설명할 수식어가 필요없는 여행지이고 한국인이라면 대체로 한 번쯤은 가본 곳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관광지로 유명세를 떨치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 명성에 가려 제주의 아픔인 4.3은 묻혀져 있었습니다. 2018년은 제주의 아픈 손가락인 4.370주년이기도 합니다. 관광지로서의 제주가 아닌 조금 다른 모습의 제주를 여행해보고자 합니다.

긴 역사를 설명하지 않아도 조선시대에까지는 제주는 유배지였으며, 대일저항기에는 일제에 의해 군사적 요충지로 이용당하였던 살기 척박한 땅이었습니다. 광복 직후에도 생필품과 식략의 부족, 전염병등으로 고통받았으며, 본토에 비해 차별받는 땅으로 변화는 없었습니다. 1947313.1절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기마경찰에 의해 어린 아이가 말에 치이게 되고 사과도 없이 경찰서로 도주하는 경찰에 항의하며 뒤쫓아가는 제주도민에게 경찰이 발포하면서 제주의 불행은 시작됩니다. 살고자 하는 제주도민과 단지 폭도와 공산세력의 폭동으로 간주한 권력간의 마찰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고 몇몇 마을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아픈 역사로 우리에게 남겨지게 됩니다.

제주 다크투어의 시작은 바로 제주의 첫관문이자 첫발을 내딛는 제주공항입니다. 지금까지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분들의 유해는 대부분은 군부대, 국가기반시설에 묻혀있다고 할 수 있는데요. 바로 제주공항에 많은 희생자의 유해가 있다고 합니다. 4.3을 조금이라도 제대로 알고자 한다면 제주시에 위치한 제주4.3평화공원에서 해설사님들의 해설을 들으며 시설을 관람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4.3에 관한 그동안 알지 못한 불편한 진실을 가장 효율적으로 만나게 되는 곳입니다.

제주에서 4.3 관련한 4.3유적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빌레못굴은 토벌대와 민보단의 수색작전에 의해 29명의 도민이 집단학살이 자행된 곳이고 동굴에서 나오지 못한 부자와 모자의 시신 4구가 발견된 비극의 현장입니다. 이 곳은 천연기념물 342호로 지정된 11,749m의 세계 최장 용암동굴이기도 합니다.

섯알오름 일본군 탄약고는 백조일손묘역과 만벵디묘역에 옮겨진 211구의 유해가 발굴된 곳인데요. 예비검속 희생자추모비앞에 검정고무신이 놓여져 있는데 희생당한 분들이 이 곳으로 이동하면서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이동하는 차량밖으로 신발을 던졌다고 하는데 신발도 없이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넋을 위로하기 위한 것 같습니다.

다랑쉬굴은 하도리, 종달리 주민 11명이 피신해 살다가 발각되어 집단희생당한 곳입니다. 토벌대에 잡히지 않기 위해 굴밖으로 나오지 않은 주민들을 입구에서 불을 피워 연기로 질식사시켰는데 유족들은 유해를 수습도 못하다가 1992년에야 이 곳을 정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낙선동 4.3 유적지는 중산간 마을이 토벌군에 의해 초토화되면서 무장대습격 차단이라는 명분으로 성을 쌓아서 집단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 성안의 삶은 좁고 허름한 가건물에서의 불편한 삶이었다. 특히 삶의 터전에 있던 가축과 농경지들을 유기한 상태에서의 삶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힘든 삶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무장대의 습격을 차단한다고 했지만 결국 효율적으로 주민들이 통제된 수단으로 활용되었기 때문이다.

4.3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고 있는 자료는 많지 않습니다. 4.370여년의 시간이 지났지만 419혁명, 518 민주화운동과 같이 제대로 명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혼란과 격변의 시기에 있었던 이데올로기의 대립등으로 거창하게 포장되어질 일도 아니며 누구의 잘잘못을 탓하는 것보다는 진아영할머니처럼 4.3의 아픔을 평생 무명천안에 숨기고 살아가야 했던 제주도민의 삶을 이해하고 아픈 상처를 함께 어루만져주어야할 우리의 부끄러운 현대사로 인식하고 기억해야 하는 것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4.3 70주년을 맞이한 20184.3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지고 있고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소위 빨갱이들이 일으킨 폭동이었다 단정지어지는 사건이 아니라 삶의 터전에서 생존하기 위한 도민들의 삶이 혼란스러운 국내정세에 의해 왜곡되어지고 대립하는 이데올로기들에 의해 이용되어졌을 것이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행업에 있는 저로서는 다크투어를 기획해서 판매하는 것은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는 부담스러운 공적인 의무라 생각이 됩니다. 여행자들에게도 한 번쯤 단풍과 즐거움을 위한 여행에서 한 번쯤 그리고 한코스 정도 고려해 보는 넉넉한 가을여행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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