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선택한 농법은
6무 생태순환 자연재배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6무(무제초제. 무농약. 무비료. 무퇴비. 무기계경운.
무비닐)에 더해서 과수에 무착색제. 무성장호르몬제 까지 해롭다고 생각하는 어떤 것도 투입하지 않는
전무농법이 더 맞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판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만,
비닐을 씌우고 자연재배라고 하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저는 이해가 잘 안됩니다.
한여름 검은 비닐 속의 지온은 도대체
얼마 일까요? (50도? 60도? 70도?)
인간은 비닐을 뒤집어 쓰지 않고도
한여름 더위를 못 견디는데
작물의 뿌리는 어떻게 견뎌 내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겠지요.
그 스트레스를 받은 작물을 인간이 먹는 것이고요.
비닐이 햇빛을 받아 유해물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걷어 낸 비닐은 또 쓰레기가 되는데,
이렇게 농사 지으면서 자연재배 또는 친환경이라고
하는 것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이므로 비판은 말아 주세요.
미생물이 살 수 있도록
미생물의 배지 역할을 하는 낙엽을 비롯한
식물잔사를 듬뿍 덮어 주고
이엠을 비롯한 미생물도 계속 투입한 덕분에
몇년은 수확물이 거의 없다고들 하는 자연재배를
짧은 기간에 성공했습니다.
이제 뭔가 눈이 뜨이고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자연에, 땅에, 미생물에 맡기되
미생물이 잘 살 수 있도록
그래서 땅이 살아날 수 있도록
인간이 조력자로서 환경조성을 해주어야
한다는 것을요.
인간이 망쳐 놓았으므로
땅이 자연상태로 회복할 때까지
인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사실 또한
알게 되었습니다.
염류집적이나 제초제 잔류물 등도
미생물이 어느 정도 해결해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가 과학자가 아니어서 잘은 모르지만
엄청난 일을 하는 미생물이라서
일단 믿고 맡겨 봅니다.
이사 오면서 2016년 말쯤에 농업기술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친환경 자두재배에 대해 도움을 받으려구요.
담당자께서 그 당시 자두에
농약 안치고 거름 안주고
농사짓는 사람 관내에 단 한명도 없다시면서
불가능하다고, 도움이 못되어 죄송하다고만
하셨습니다.
이웃과수원 분들도 마찬가지로 꿈도 꾸지
말라고 하셨구요.
그럼에도, 불가능 하다는 자두 자연재배에
도전했습니다.
저에게 선택의 여지 같은 건 없었고,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이웃 할머니 한분은 운동삼아
자주 저희 집에 오십니다.
제가 일 할땐 밭으로 오시고요.
풀매는 제 곁에서 지팡이로 땅을 쑤셔 보시며,
지팡이가 쑥쑥 잘 들어간다고
흙이 보슬보슬하다시며,
흙을 좀 퍼다가 당신 마당 텃밭에다 부어 주고
싶을 정도로 탐이 난다고 하십니다.
농약 안주고 거름. 비료 안주고 농사를
우째 지으려고 하냐고 걱정 걱정하셨던
분이셨습니다.
며칠전에는 쌈짓돈 삼만원을 내어 주시며,
마늘 반접을 달라셨습니다.
오남매 자식들에게 좋은 마늘이라고 말하며
맛이라도 보라고,
10개씩 나눠 주시겠다면서요.
장에 가면 마늘 제일 큰 거 한접에 삼만원하는 줄
안다는 말씀도 하셨어요.
몇년간 눈으로 지켜보셨고,
올해는 마늘 수확할 때 좀 도와도 주셨습니다.
그때 조금 드린 마늘을 걸어 놓고
매일 보며 쓰다듬어도 보신 답니다.
제가 잠깐 들렸을 때 시연까지 해 보이셨어요.
마늘을 수확할 때 보니
뿌리가 땅속 깊이 까지 너무 장하게 자라 있어서
보슬 보슬한 땅이었슴에도 마늘이 잘 뽑히지 않아서
호미를 동원하고도 애를 먹었습니다.
몇년을 제 농사를 지켜보신 분께 인정받은 거라서
눈물이 날 정도로 기뻤습니다.
평생을 농사를 지으며 살아 오셨던 분이
자청해서 시중가의 두배의 가격을 지불하신거라서
더욱 더 의미가 깊었습니다.
육체 노동으로 치면,
아마도 아오지탄광보다 훨씬 더 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전 자연재배를 제 힘 닿는 데 까지
계속 해 나갈 것 같습니다.
자연재배 농산물 맛을 봤으니까요.
할 일은 많고
할 말도 많아서
새벽 잠을 반납하고 글 올립니다.
다음 글도 기대해주세요.
그럼. 이만 총총...
저희 과수원입니다.
나무 아래 덮여진 농사부산물 보이시죠.
풀이 신나게 자라고 있습니다
나무에 드리워진 끈은 나무가지를 묶었던 것인데
제거하려고 풀어 놓은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