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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 고생해요(전통방식 감자전분)

작성자블루베리여인(청주)|작성시간20.11.12|조회수226 목록 댓글 14

뭘까요?

한여름 제일 바쁠 때
비가 자주 와서
감자 캘 새가 없어
간신히 캔 감자예요

땅을 조금이라도 더 활용하기위해
감자밭 사이사이 옥수수도 심고요

그렇게 캔 감자를
작년에 가져갔던 몇 분에게 주고

나머진 하우스에
펼쳐놨다가

그 좋은 감자를
이렇게 만들었어요

약 3개월 세월이 흘러
바쁜 여름철이 지나고
얘들을 처리하는데..

집까지 들여오지 않고
좀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으니
물 호스를 끌어
그 자리에서 걸르기 시작.

푹 삭아서 감자 껍질 분리가
엄청 잘 되네요

큰 그릇
다 출동해서

물과 섞어주며
혹시 바닥에 남아있을 이물질 제거위해 휘휘 저어 애랫쪽 가라앉은 것들은 버리고


시골이 좋긴 좋죠
그 어마무시 냄새에도
누구하나 뭐라할 사람 하나 없으니요

감자 껍질만 걸러낸 물은
시커먼스 그 자체..

생각보다 얼마 안 있음
금방 감자전분이 가라앉아요

그러면 시커먼스 물은 따라내고
물 붓고 또 따라내고
(요때 속에 있는 전분까지 뒤집어주는 작업이 엄청 힘들어요)

이렇게 몇날며칠 수도없이 하다보면
어느새 물은 맑아지고

전분을 손으로 떠서 냄새를 맡아보면
희한하게 그 고약한
냄새가 사라져요

마지막에 맑은물 쪽 따라내면
단단하게 가라앉은 전분이 아래에
있는데

그 위에 키친타올을 이용해
남아있는 물기를 가볍게 닦아주고
주걱으로 뚝뚝 잘라 놓으면
이 상태가 됩니다(신기해요)

그걸
넓은 소쿠리에 보자기 깔고
펴 널어줘요

이 작업 하는 동안
투명하고 맑은햇살이 얼마나 좋았던지
가을 하늘에 감사했네요

새하얘서 엄청 이쁘고
신기하고
신경쓰여 애지중지 했답니다 ^^

물기가 없어 금방 마를것 같지만
조직이 치밀해서
좀처럼 진전이 없어

테이블 위에 보자기를 펴고 널었더니
주걱으로 섞어줄 때마다
바닥으로 조금씩 굴러 떨어져
그 수고를 알기에
엄청 아까운 생각이 들더군요

다 마르면(풀풀 가루가 날릴기 직전까지)
아주 고운 체로 일일이 걸러주며
작은 알갱이들을 부숴
고운 가루로 만들어요

그 다음 저 다라 째
이번엔 보자기 덮은채로
햇빛에 놓고 완전 건조합니다

짜잔~!!

이런 긴 과정을 거쳐
귀하디 귀한 감자전분가루가
완성되었어요 ^^

옆지기에게 사서 고생한다고
심하게 잔소리 했지만

완성된 감자전분을 보니
뿌듯하고
울 조상들의 지혜도
엿볼수 있고
시골생활의 묘미도
느낄수가 있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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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한이레 | 작성시간 20.11.13 수고하셨네요
  • 답댓글 작성자블루베리여인(청주)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11.13 긴 여정이었지만
    도시에서는 할 수 없는 작업이기에 나름 뿌듯함을 느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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