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을 제대로 봤어요.
그리고 서울로 와서 지난 이야기 합니다.
지난이야기 한지 얼마 되지 안되었지만
들깨 9, 참깨 5, 합친 기름 4병하고 들깨 가루와 고추가루 만들어 놓고
방앗간에서 1년치 양식 사다 놓고
터밭 농사는 겨울나는 마늘, 양파, 시금치, 파 등 작물은 하늘에 맡기는 것으로 하고 동절기에는 서울에서 보내려고 합니다
5도 2촌 일때는 아궁이를 때는데 땔감 걱정이 없었는데
거주기간이 길어지고 5년정도 지나니 땔감까지 부족하기도 하고 귀찮은 마음에서 도시생활을 해볼까 하는데
잘 될지는 지나봐야 알 정도입니다.
하여튼 비가오던지, 눈이 내리면, 특히나 땅이 얼어 버리면 할일이 없거나 움직이기 싫은 것은 천성이라 여기고
딱히 정한 일이 없으면 어쩌다 마주쳤던 일들을 찾아서 땅파기 하는데
올해는 현관문도 새로 설치했고 배수로 하나 묻었으니 실적 성과는 달성한 것 같았다
그리고 땅 파면서 건진 잘생긴 돌은 힘들었지만 적기적소에 사용키 위해 챙겼다
배수로 만들고 흙파서 밭 만드는 와중에 건진 쓸모있는 돌 하나가 힘들었던 고통을 없애 버렸다
언제나 처럼 작업을 완료해 놓고 빗물흐름을 확인해 보면 손톱만큼 부족한 느낌이 들어
나중에 다시 10센티정도 배수관을 밑으로 묻어야 겠다는 소감이 들었지만 당장은 그런대로 만족스럽다.
계속해서 흙을 가져다 밭을 만들어야 하는데 첫눈이 왔다.
비속에서 떨어지는 첫눈은 바닥에서 녹아 버리기에 긴가민가 했는데
어제 토요일 아침에는 멋진 설경을 보여줘서 사진으로 담아 놓고 서울로 왔다.
그리고 마늘밭 멀리 멋진 고급농막과 눈속의 자동차가 있는 땅은
내 마음속에는 예전의 뽕나무밭 모습이 보이는데도 힘에 부쳐서 팔았고 멋진 모습으로 우뚝 서 있어서 반가웠다
첫눈을 보니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배움은 채우는 것이고 도는 비우는 것이라는 말처럼 자꾸 내려놓고 싶은 쪽으로 기우는 마음따라
꽉 움켜지려고 한 감나무 밭이 자꾸 어른거린다
귀농이니 귀촌이니 해 볼것은 해 봤으니 미련은 둘 생각은 없으니 내 체력 한도에 따라 넘기는 것에 대해서 고심중이다
때가 된듯하기도 하고 감나무밭까지 내려 놓을까 더 두고 갈까나
올해는 감나무밭 도로변에 아로니아를 심었는데
땅녹는 내년 봄에는 감나무 한 줄 더 캐고 밭을 만들까
에구 무릎 아프다고 하면서 시간 나면 그저 땅 팔생각만 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