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직장생활은 날씨에 무감각해지는 삶이라면 시골은 날씨에 따라 맞춰가는 생활을 하게 된다.
어느덧 마지막달 12월이지만 역시나 변화무쌍하게 비도 많이 오고 드디어 추위까지 예보되어서 서울로 왔는데
눈구경도 했고 칼날바람까지 어구 많이도 춥다
시골에서 첫눈 멋지게 구경한지 한달이 지난 시점에서
매년 마무리연례행사였던 11월말 김장까지 전년도꺼가 많이 남아서 겉절이만 했고 나머지 배추와 무는 저장해 놨다가 필요할때마다 김치 담궈 먹기로 했으니 시간적 여유에다가 따사한 날씨까지 받쳐줘서 내년봄에 하고픈 일 중에서
대추나무 11개 전부를 캐내고도 춥지 않기에 감나무 1개까지 옮겨 심을수 있었다
우선 홍당무 이야기부터 해보면
콩 심으면 콩 거두고 팥 심으면 팥 거둘수 있다는 믿음이 세상일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 것이라는 명언에 무참히 깨져버린 세월에는
홍당무 씨를 심었다가 포기했던 경험도 있었는데
올해에는 김장을 하지 않기로 정했으니 배추모종을 적게 심어서 남은 고랑에다가 홍당무 씨를 뿌려 봤다
몇년 전부터 시금치가 되는 밭을 찾았던 경험을 했기에 파종시기가 늦었지만 시도를 해 봤는데 홍당무 싹이 나와서 잘 자랐으니 횡재한 기분으로 몇개 캐 봤더니 맛도 참 달콤했다
마침 아들네가 주말여행 이야기를 하기에 손자하고 좋은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내년에 이곳에다 홍당무를 다시 한번 심어보고 올해와 같다면 홍당무밭으로 만들 것이다
점점 확신을 할수 있는 것은 붙어 있는 밭이라도 주변여건에 따라 달라지는 농작물의 생태에 맞춰야 한다는 것인데
두룹나무 옆이지만 잘 크고 있던 감나무 옆에 방방이를 설치해서 그늘이 지니 감나무잎이 떨어지면서 죽어가는 것처럼 농작물도 되는 곳과 안되는 곳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대추나무 이야기로 넘어가면
초창기 몇년동안 대추나무 묘목을 사려고 봄이 오면 5일장을 찾아서 사다가 심었는데
첫해는 몇개씩 맛을 볼 수 있었지만 점점 많이 달렸으나 벌레 때문에 먹을 수 없었고
그렇다고 살충제 치기도 싫고, 더군다나 까시까지 위협을 느끼게 되었으나 그냥 두고 보자고 세월 보냈었다
별안간 먹지도 못하고 까시로 위협하는 대추나무에 대한 미련을 두지 말자는 생각이 들기에 내년 봄에 없애기로 결정했었다
시간적 여유도 있고해서 다 찾아서 도끼로 찍어내고 뿌리채 캐다 보니 전부 11개나 되었다
그래도 여건이 되기에 감나무밭에서 3미터 간격을 6미터로 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따라 우선 1개를 옮겨 심었다
감나무는 한 두개라도 달리니까 살려두고 볼 생각이기에 2일간 삽질했는데
그 와중에 땅파면서 나오는 큰돌들은 불로소득처럼 힘을 보태서 즐거웠던 것 같았다
내년 봄에 땅이 얼었다 풀리고 농사준비전 공백기간에는 나머지 감나무 4개를 옮겨 심을 곳을 찾고 있는데 당장은 좋은 장소가 보이지 않지만 찾다보면 있을 것이다
나무 심을 곳은 심은 나무가 컸을때를 감안해서 찾아야 한다
올봄에는 농사라기보다 그냥 두고 보기만했던 감나무밭이 부담되어 매물로 내놓기까지 했었는데
벌써 한해를 보내고 평안하게 또다른 새해를 기다리는 내 삶은 시골을 통해 어떤 모습으로든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