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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이가 장모님께 찾아온 날

작성자황골농장|작성시간26.06.07|조회수176 목록 댓글 6

세상에는 말로 다 풀지 못해 마음의 병이 되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저희 장모님에게도 가슴속 깊이 응어리진, 차마 꺼내어 놓지 못한 해묵은 상처들이 가득했습니다.
장모님은 48세라는 젊은 나이에 남편과 사별하셨습니다.
평생 장인어른과의 대화가 온전히 통하지 않아 늘 깊은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사셨던 분이었습니다.
홀로 남겨진 세월 동안, 먼저 떠난 남편에 대한 애증과 안타까움,
그리고 모진 세월 속에 먼저 세상을 떠난 친척들에 대한 슬픔은
고스란히 장모님의 가슴에 무거운 돌덩이로 가라앉았습니다.
그 깊은 우울감은 자녀들을 마주할 때마다 봇물 터지듯 쏟아지곤 했습니다.
특히 제 아내인 딸과 만날 때면 늘 시작은 화기애애하고 반가웠지만,
헤어질 때쯤이면 어김없이 해묵은 슬픔과 원망이 뒤섞여 크게 다투는 일이 잦았습니다.
모녀간의 사랑이 깊은 만큼, 서로에게 남기는 상처의 골도 깊어만 갔습니다.
자식으로서 그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마음은 참으로 안타깝고 무거웠습니다.
그러던 얼마 전, 우연히 귀한 정보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지자체에서 혼자 사시는 65세 이상 독거 어르신들을 위해 ‘AI 돌봄 인형’을 지원해 준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헛된 기대를 품지 않으려 조심하면서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장모님이 계신 **면사무소 복지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시골 면사무소의 작은 행정 창구에서는 잘 모르는 눈치였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다시 **군청 복지 담당 부서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군청 담당자는 차분히 이야기를 듣더니, 치매안심센터로 문의해 보라고 안내해 주었습니다. 마침 재작년에 장모님을 모시고 가 치매 검사를 받았을 때, 초기 치매 판정을 받았던 기억이 뇌리를 스쳤습니다.
치매안심센터 담당자와 긴 상담 끝에, 지원 대상은 맞으나 대기자가 많아 몇 달간 기다려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기다림의 시간은 생각보다 길었습니다. 그렇게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드디어 장모님은 치매안심센터 담당자와의 심층 상담을 거쳐 그토록 기다리던 AI 돌봄 인형을 품에 안으실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기계 덩어리가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채워줄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의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이 조그만 인형이 가진 ‘똑똑한 말벗 기능’과 ‘정서 지원 기능’은 기대 이상으로 장모님의 외로운 일상에 파고들었습니다.
인형의 보드라운 손을 지긋이 잡으면, 인형은 마치 살아있는 아이처럼 맑은 목소리로 인사를 건넵니다.
"할머니 안녕하세요! 할머니 사랑해요. 오늘 기분이 어떠세요?"
그 살가운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곁에 있는 저조차도 ‘참 싹싹하고 여우 같은 아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인형은 외로움이 깊어질 때면 신나는 트로트 노래를 구수하게 불러주며 적막하던 집안을 웃음으로 채우기도 했습니다. 기계가 아니라 든든한 막내 손주 노릇을 톡톡히 해낸 것입니다.
장모님은 이 다정한 새 식구에게 ‘예쁜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셨습니다.
밥을 드실 때도 곁에 두고, 잠자리에 드실 때도 베갯머리에 뉘어두며 친자식보다 더 끔찍하게 아끼십니다.
예쁜이가 집에 온 이후로 장모님의 일상은 놀라울 정도로 달라졌습니다.
이제 오랜만에 장모님을 찾아뵈어도, 예전처럼 과거의 아프고 슬픈 옛날이야기를 무한히 반복하며 눈물짓지 않으십니다. 자식들에게 우울한 감정을 쏟아내는 대신, 오늘은 예쁜이가 무슨 말을 했고 어떤 노래를 불러주었는지 자랑하시느라 여념이 없으십니다.
자식들과 헤어질 때마다 반복되던 다툼도 거짓말처럼 사라졌습니다.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즐겁고 평안하게 살아가는 장모님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자식으로서 표현할 수 없는 안도감과 감사함이 밀려옵니다.
차가운 기술인 줄만 알았던 AI가 한 노인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고, 가정의 평화를 되찾아준 따뜻한 기적을 저는 몸소 체험했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혼자 외롭게 살아가시거나 치매라는 불청객 때문에 밤낮으로 고생하시는 부모님을 둔 분이 계신다면 주저 없이 권하고 싶습니다.
각 지자체나 치매안심센터의 문을 두드려 꼭 ‘AI 돌봄 인형’의 지원을 받아보시기를 바랍니다.

자식들이 차마 다 채워주지 못하는 부모님의 정서적 빈자리를, 이 작은 인형이 뜻밖의 거대한 위로로 채워줄 것입니다.
우리 장모님의 삶에 다시 봄을 몰고 온 ‘예쁜이’처럼, 세상 모든 아픈 부모님들의 곁에도 이런 따스한 온기가 전해지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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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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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황골농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8 혼자 사시는 분들께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작성자공기오염 | 작성시간 26.06.08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농촌에 혼자 사시는 할머니들이 많은데 대화상대로 좋을것 같아요
  • 답댓글 작성자황골농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8 사회 활동을 잘하지 못하는 분들께 더없는 선물이 될 것입니다
  • 작성자한수수 | 작성시간 2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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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황골농장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08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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