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못 ․ 15
김 세 현
달빛 쏟아져
환희에 몸 떨었던 그날
가슴을 파고 날아간 새는 오지 않았다
키스를 기다리다
뿔처럼 길어진 부리
열린 자궁 속으로 세상 바람이 다 지나가고
썰물처럼 빠져나간 말이
구름띠로 걸려 있다
그리움의 잇자국이 깊이 패일수록
허파에서 돋아나는 검은 수초들
봄 속 어디선가 아직도 저려 오는
흔적 더듬으며 속살조차도 풀어진
빈 몸 두드리며 우는
풍경이 되어 버린 백로*가 있다
*백로: 백조같이 생긴 보트
*<월간문학> 2000년 11월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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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