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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탐방

신해경. 208. 알타이 산맥의 대결투.

작성자원보|작성시간24.03.29|조회수43 목록 댓글 0

11. 알타이 산맥의  대결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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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 歷戰의 노장 老將 설태누차 소왕의 외눈이 날카롭게 빛난다.

선봉에 선 소왕 설태누차와 그 아들 설가상지 천 부장의 장창이 번쩍일 때마다 적군은 힘없이 쓰러진다.

뒤를 이어 걸부황, 위지율 그리고 최장안, 배중서 천 부장들이 휘하 기마병을 거느리고 좌우로

진영을 펼쳐가며 적을 공격하여, 오전 전투에서 적군을 50리 밖으로 몰아냈다.

북 흉노는 이제 계곡에서 완전히 벗어나 드넓은 초원에 다시 복귀하였다.

병사들의 사기가 드높다.

계속 추격하려는 기병들을 군사 軍師 탁발규가 징을 울려 복귀하도록 지시하였다.

탁발규 군사는 불안하다.

군사들의 사기도 중요하지만, 넓은 벌판은 병력이 중요하다.

병력의 규모에 의해 대부분 승패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적의 연합군은 아군의 4배가 넘고, 전쟁 물자는 10배가량 차이가 난다.

이점이 불안한 것이다.

그렇다.

적들이 벌써 일주야 전부터 후퇴한 거리가 300리가 넘는다.

그러니 아군이 진격하여 다시 수복 收復한 영토가 300리라는 것인데, 승리에 비해 전과 戰果가 별로다.

전리품 戰利品이라고는 닷새 전, 계곡에서 노획한 말과 소, 양 칠백여 마리가 거의 전부다.

이는 적들이 의도적으로 후퇴했다고 볼 수도 있다.

고구려가 외침 外侵을 받았을 때, 방어용으로 잘 사용하는 일종의 청야전술 淸野戰術과 비슷한 개념이다.

들판을 깨끗이 치워버리는 것이다.

적에게 필요한 식량 등 전쟁 물자들은 불을 질러 태워 없애버리거나, 먼저 후방으로 빼돌렸다는 것이다.

그러니 좁은 계곡에 있던 북 흉노 군을 말과 소 몇 마리를 미끼로 하여, 넓은 곳으로 유인한 것이다.

 

과연,

오후에는 적의 연합군 선두에 막북무쌍 한준 소왕이 백마 위에서 양날 창을 들고 그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자 북 흉노의 모든 병사들의 눈이 묵황야차 이중부 소왕 진영을 바라본다.

마유주를 한 잔 마시며, 목을 축인 묵황야차 소왕이 묵황도를 비껴들고 갈색 말을 타고 나타났다.

북 흉노 병사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묵황야차는 이미 오전에 탁발규 군사로부터 이제 막북무쌍이 나타날 때가 되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미리 묵황도를 점검하고 갑옷을 걸쳐 입고, 전투태세로 준비하고 있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노장 老將이 된 두 영웅. 둘 다 수염의 8할은 흰색이다.

그래서 멀리서 보면 긴 수염이 회색으로 보여진다.

30여 년 전, 초원을 거칠게 질주하던 홍안 紅顔의 미소년 장수들이 이제는 전장터에서

노장군 老將軍으로 대접받는다.

 

중부는 어젯밤 꿈속에서 고향 사로국의 근오지 바닷가를 보았다.

맑은 형산강의 물줄기가 넓은 영일만 바다로 유입되더니, 큰 바닷물을 만나 다시 백사장으로 되돌아와

푸른 물결을 하얀 포말 泡沫로 빚어내 부드러운 모래 위에 토해내고 있었다.

근오지 바닷가 해송 海松이 듬성듬성 서 있던 풍경이 갑자기 산동성 바닷가 봉래 포구의 갈대밭으로 변하더니,

밀려오는 파도도 잔잔한 물결로 바뀌었다.

그 물결 위로 큰 제비나비가 커다란 날개를 펼치며 우아하게 날고 있었다.

제비나비로 변신한, 어여쁜 소녀 우문청아를 그곳에서 만났다.

이쁜 청아의 얼굴을 한, 큰 제비나비는 해 맑게 웃으며 중부에게 빨리 오라며,

재촉하듯이 날개 짓하며 천천히 중부의 주위를 선회 旋回하고 있었다.

달려간 중부가 손으로 제비나비를 잡는 순간, 꿈에서 깨어났다.

꿈에서 깨어난 중부는 순간적으로 아쉬운 감을 느끼다가 돌연,

숙연 宿緣한 무거운 표정으로 변한다.

머나먼 고향 땅 사로국의 근오지 바닷가도,

어릴 적 추억이 깃든 산동성 봉래 포구도,

봉래 포구에서 만난 첫사랑 우문청아도 이제,

이승에서는 더 이상 만날 수 없음을 감지 感知한다.

 

두 영웅이 마지막으로 재회 再會한 햇수도, 십수 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에도 북 흉노와 남 흉노군 간에는 수많은 크고 작은 전투가 벌어졌으나,

소왕의 직위로 인하여 전장 戰場의 후방에서 작전을 세우고 군을 지휘하여 온 관계로

서로가 맞부딪칠 기회가 적었으나 이제, 전면 前面에 나섰다.

이 전투의 중요성을 대변해 주고 있다.

오랜만에 만난 두 노장, 서로의 모습을 보고 세월의 무상함을 새삼 느낀다.

친구의 모습이 내 모습이다라는 속담이 생각난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너털 웃음을 터트린다.

속으로는 나도 남들 눈에 저렇게 늙게 보일까생각하면서 웃어본다.

친구여 반갑네

그래, 오랜만이군

간략한 인사가 끝나자 바로 결투가 벌어진다.

막북무쌍 한준의 양날 창이 바람을 일으킨다.

화려한 치우 13식 창법이 펼쳐진 것이다.

이에 질세라, 묵황야차의 손에서도 묵황도가 춤을 춘다.

패도 覇道의 조선세법 朝鮮勢法이 허공을 가른다.

양측 병사들은 숨을 죽이고, 목으로 침을 넘긴다.

노장들의 웅혼한 투혼 鬪魂이 초원을 뒤덮어 간다.

검은 현무 玄武와 붉은 주작 朱雀의 현란한 춤이 알타이산맥을 화려하게 수 놓고 있다.

날카로운 창날과 강렬한 도풍 刀風이 발산 發散시키는 뜨거운 열기에 알타이산은 평소보다 더욱 붉게 불탄다.

 

- 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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