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캠핑카, A to Z. 구입 전 신중한 판단 필요해!
국내에서 제작되는 캠핑카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1톤 트럭을 베이스로 하는 기본 모델부터, 르노 마스터나 포드 트랜짓 캠핑카 외에도 이베코 기반으로 제작된 상당히 큰 모델에 이르기까지 너무도 많은 부분이 달라지고 있다. 국산 캠핑카에 대한 궁금증과 특징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영남캠핑카 트레블라인 790은 세금포함 1억 3천만 원대이다
8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이베코 베이스의 모델이며 전체 길이가 7,935mm에 이르며 4인 승차 구성의 캠핑카이다. 오수 탱크 300리터, 청수 탱크 300리터라는 어마어마한 제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산철 600A, 태양광 1200W, 3kW 인버터, 10평형 에어컨도 눈여겨 볼만하고 바닥, 온수, 히터를 겸하는 에바스 D5 무시동 히터가 장착된 중대형 모델이다.
회전 시트가 적용된 운전석과 동반석, 2열과 마주하는 라운지 공간은 다소 밋밋해 보일 수 있다. 승합차 혹은 르노 마스터급의 모델에 비해 이베코가 전하는 최적의 공간은 넓고 전고가 높아 여유롭다. 하지만 전체적인 가구 및 마감이 단순해 심플함이 묻어난다.
레이아웃 역시 심플하다. 운전석, 2열 승차공간, 중앙에는 주방과 화장실겸 샤워부스, 후면부는 넓은 침실 공간이 전부이다.
실내 바닥은 요트를 연상시키는 소재로 마감되어 있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차분했다. 워낙 넓고 사이즈 자체가 넓어 실제 생활 시에는 넉넉해 보인다. 동일한 레이아웃 구성이라도 베이스가 달라졌으니 사진보다 체감되는 면적과 공간, 전고는 어마어마하다.
가로, 세로 어느 방향으로도 자유롭게 움직이거나 누울 수 있고 냉난방 및 각종 편의시설과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대형창문이 마련되어 있다. 국산 캠핑카들 중에서는 이베코로 제작된 모델들의 생활공간이 제일 넓다. 단, 제작사에 따라 레이아웃의 변화와 위치, 세부 옵션 등이 달라져 우위를 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침실 하단부에 마련된 대형 수납 공간은 국내에서 제작된 대부분의 모델들에 적용되고 있는 트렌드 중 하나이다
기존 캠핑카에 비해서는 르노 마스터의 전고도 높아보이지만 이베코 베이스로 제작된 캠핑카와는 체급이 다른 상대임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국내에서 제작되는 중대형급 모델은 초기에는 벤츠 스프린터 베이스 외에는 찾기 힘든적도 있었다. 하지만 르노 마스터와 이베코 베이스의 등장 이후에는 좀 더 과감한 변화와 체급으로 나뉘는 양상을 보여왔다. 현재는 르노 마스터 베이스의 수급 문제가 대두되면서 포드 트랜짓과 이베코의 공격적인 도발로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어 가고 있다.
이베코로 제작된 국산 캠핑카의 기본 가격대는 9천만 원에서 시작해 1억 5천만 원에 육박하는 모델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마치 카라반을 엎고 있는 이베코를 떠올리게 하는 중대형급이 자주 등장하였고 풀옵션에 넉넉한 실내 공간으로 나름의 마니아층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라운지 공간에서 바라본 아씨에 캠핑카의 실내 공간, 앞서 보여드렸던 트레블라인에 비해 평면적인 레이아웃은 비슷할지 몰라도 제작사의 개성과 기술력이 더해지면서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마치 현대, 기아, GM, 삼성, 쌍용의 경쟁 모델들의 특성이 다르듯 제작사의 손길을 거치면서 많은 부분이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 과연 사용해본 적이 없는 소비자들이 이런 차이를 어떻게 가려낼지는 의문점이다.
후면부 침실의 공간만 놓고 비교해본다면 이베코를 제외한 하위 체급에서는 이 정도의 사이즈를 기대할 수 없다. 압도적인 면적과 공간감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캠핑카에 있어 침실 공간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하루 8시간 이상을 이 곳에서 보낸다는 점에서 중요한 선택 포인트이기도 하다. 잠자리가 불편하거나 춥다거나 비좁으면 다음 여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베코 베이스라고 해서 모두가 Class C 타입의 캠핑카를 제작하는 것은 아니다. 듀오탑을 비롯해 은하모빌에서 최근 전시회를 통해 선보인 캠핑카는 Class B 타입의 장점을 이베코 베이스에 녹여낸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기도 했다.
은하모빌 이베코 뉴데일리(2~5인승 선택 적용) 3인승 기준 1억 2천만 원 전후
기본 유로 마스터의 분위기와 레이아웃을 고스란히 반영하였고 르노 마스터의 제한적인 사양들이 베이스가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해소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체적인 은하모빌만의 아이덴티티는 그대로 유지되면서 말이다.
침대의 다양한 변환 기능 외에도 화장실겸 샤워실이 가변형으로 제작되었고 실내 공간이 원박스 구성이라 시원스럽다. 르노 마스터 기반의 캠핑카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일 것이다.
르노 마스터, 이베코 기반의 캠핑카 외에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베이스는 포드 트랜짓 기반의 캠핑카들이다. 우선 르노 마스터의 수동 변속기에 대한 고민은 한 방에 해결했고 좀 더 익숙하고 새로운 베이스에 대한 호기심도 충족되고 있는 모습이다. 외형은 다소 비슷해보일 수 있지만 실내에서의 느낌은 다르다.
나인 캠핑카, 써밋 캠핑카 등에서 최근에 포드 트랜짓 베이스로 제작된 새로운 모델들을 꾸준히 출시하며 틈새 시장과 세그먼트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전고는 높은데 비해 전폭과 전장에 대한 부분은 아직도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되고 있다. 해외의 베이스처럼 직접 높이와 길이를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면 국내 RV 시장은 보다 활발하게 전개될 것이다.
캠핑카에 있어 시트와 가구, 사소한 편의사양, 옵션 차이만으로도 많은 변화를 체감하게 된다. 수입 모터홈이 국내에 진출하려는 시도가 늘어가면서 인테리어는 물론이고 마감, 디테일 등에서 경쟁 모델을 앞서기 위한 노력들을 엿볼 수 있다. 베이스의 변화에 따른 시각적인 즐거움은 곧 모델의 다양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방적인 양산단계가 아닌 맞춤형 모델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듯하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월든모빌의 오버랜드 R550 모델을 빼놓을 수 없다. 동급의 르노 마스터에서 시도하지 못했던 과감한 회전 시트의 적용과 그에 따른 전면부 라운지 공간은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화장실과 샤워실, 주방의 위치 변동과 함께 새로운 레이아웃을 선보였고 루프랙 위에 하드탑, 팝업 텐트를 옵션으로 설치한다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승차 인원 대비 취침 공간을 추가로 확보하기도 했다. 전면부 변환 구조와 에어 매트리스, 수동 변속기 등 풀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월든 오버랜드 R550의 고정 침대와 윙타입으로 확장되는 공간
르노 마스터에서 전폭, 너비 방향으로 성인이 잘 수 있다는 것은 비현실적인 부분이었다. 하지만 월든모빌은 침대 머리맡에 측면 확장 패널을 달았고 독특한 아이덴티티와 실용성을 갖추게 되었다. 사선으로 길게 내려가는 두 줄의 데칼과 운전석의 확장 패널만 보아도 월든 시리즈임을 느낄 수 있는 시각적인 효과는 상당했다. 실내의 자작나무 마감, 부드러운 라운드 곡선, 전기 시스템, 홍보 채널을 통한 꾸준한 정보 전달도 한 몫하고 있다.
1열에서 바라본 월든 오버랜드 R550의 실내 모습, 승차 인원 4인, 4인 취침 구성을 위한 색다른 방안이 요구된다. 전면부에 초점을 맞추고 최적화된 라운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공감하게 될 것이다.
오버랜드 R550은 후면부 사다리를 통해 루프탑 텐트나 루프랙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기존 모델에 비해 사이즈가 커진 후면부의 창문과 소소하게 업그레이드된 시스템 구성, 전기 시스템의 변화에도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루프랙 위의 팝업 텐트는 선택 사양으로 취침 공간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이기도 하다
겨울철 외부 확장 공간이 필요하다면 에어텐트, 장박용 어넥스, 쉘터, 윈드 스크린 등을 꼼꼼하게 비교, 선택해보길 바란다. 물론 캠핑카는 카라반과 달리 지속적으로 움직여야 하므로 별도의 야외 창고를 마련하거나 높이에 따른 액세서리, 도킹 관련된 용품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얼핏 보기에는 거기서 거기지만 막상 본인이 1억 가까운 돈을 들여 구입하려고 한다면 생각해야 할 것은 엄청나게 많고 비교 대상도 그만큼 많을 것이다. 너무 조급하게 결정하지 말고 신중하게 비교 검토하기 바란다. 옵션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가족과 본인의 사용 목적에 가장 적합한 모델과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최선책이다.
출처 더카라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