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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종주길 10년 (3) 남한강 자전거길(여주~충주댐)

작성자귀촌여행|작성시간22.09.24|조회수163 목록 댓글 1

 

강천섬의 드넓은 잔디밭. 남한강길 최고의 비경이다. 텅 비었던 이곳에도 기어이 건물이 들어선다

 

아침의 강변길은 온통 짙은 안개 속이다. 시야가 100m 정도이니 자동차라면 위험하지만 느린 자전거는 앞뒤 라이트를 켜고 현실의 몽환경을 즐긴다.

강천보는 전망대와 한강문화관이 우뚝하다. 인증센터를 포함해 주위는 깨끗하게 잘 가꿔져 있으나 공허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문화관 건물에는 전망대와 전시장, 편의점이 있을 뿐이다. 바이크텔이나 박물관이 떠오르지만 위치가 애매해 이용자가 많지 않을 것 같고… 거창한 건물이 아깝게 느껴진다.

강천보 인증센터와 문화관. 주위가 깨끗하지만 대형 문화관 건물의 활용도가 떨어진다  

 

강천보~비내섬

강천보를 건너 강변으로 내려서는 급경사 길은 자전거를 타지 못하게 바닥에 구조물을 설치해 놓았다. 이를 두고 논란이 있는데, 라이딩 경력과 테크닉은 천차만별이고 노폭이 좁은데다 양방향 통행이라 안전을 위해 끌고 가는 것이 맞겠다.

강천보 동단의 라이딩 금지 구간. 급경사 커브에 길도 좁아서 걸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관리의 고민이 껴진다 

 

남한강길에서 가장 아름답고 정겨운 곳은 단연 강천섬이다. 아무런 인공물 없이 텅 빈 잔디밭과 은행나무길은 이 땅에서 극히 귀한 강변 소묘였다. 언제까지 그대로 보존될지 궁금했는데 역시 그냥 둘 수 없었나 보다. ‘강천섬 명소화사업’으로 ‘엄마와 아이가 추억으로 만들어가는 섬’을 테마로 해서 ‘마미센터’를 짓고 있다. 불법 캠핑과 쓰레기가 문제된 것 같은데, 길이가 1.8km나 되는 꽤 큰 하중도여서 일부 지역을 캠핑장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텅 비어서 오히려 좋았던 강천섬이지만 결국 시설물이 들어선다  

 

섬강이 합류하는 합수점은 경관이 빼어나고 고려시대 조창(漕倉) 흥원창이 있던 터다. 안내 입간판은 글씨가 퇴색하고 떨어져나가 흉물이 되었다. 섬강교에서 남한강을 건너기 전인 부론까지는 원주 땅이다.

고려시대 조창이 있던 흥원창 터. 섬강 합수점의 절경이다. 안내판의 훼손이 심하다 

 

노면의 이정표가 탄금대와 충주댐을 혼동해 같은 거리로 표기하고 있다. 목행교를 건너 탄금대로 곧장 가도 두 거리가 같을 수는 없다.

바닥은 탄금대, 오른쪽 말뚝은 충주댐 기준으로 66km다. 충주댐 기준이 맞는 것 같은데 혼란스럽다. 탄금대와 충주댐이 같은 장소라고 오해하기 쉽다 

 

충주 앙성면으로 접어든 영죽휴게소는 화장실이 잠겼고 안내판은 거북 등짝처럼 햇살에 갈라지고 일어났다.

충주 앙성면 영죽휴게소의 처참한 안내판 

 

2003년, ‘서울~부산 흙길탐사’ 기획으로 이 길을 지날 때는 먼지 풀풀 나는 좁은 오프로드였는데 번듯한 도로가 뚫려 감회가 새롭다.

강천섬과 비슷한 비내섬은 넓은 갈대밭과 황야가 펼쳐져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자주 등장한다. 입구의 비내쉼터는 이를 홍보에 잘 활용하고 있다.

 

비내섬~충주댐

비내섬을 지나면 강변을 벗어나 조대고개를 넘어야 한다. 고개 초입에는 18년 전에도 쉬어갔던 ‘조대슈퍼’가 건물과 간판이 그대로 남아 있다.

18년 전과 똑 같은 모습으로 남아 있는 조대슈퍼.  남루하지만 웬지 정겹다 

 

조대고개는 해발 100m 밖에 되지 않지만 업힐은 만만치 않다. 고개를 넘어 능암탄산온천 직전에 농로로 좌회전해야 하는데 표지판이 애매하게 되어 있다. 다운힐이라 속도를 내면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바닥에 보다 분명한 유도선 표시가 있으면 좋겠다.

조대고개 넘어 능암온천 직전에서 좌회전 하는 곳. 다운힐인데 안내표시가 허술해 지나치기 쉽다 

 

농로 바닥의 자전거길 표시가 많이 지워졌다. 어떻게 보면 10년을 버틴 것도 기특하다. 경운기와 자전거 그림이 함께 있는 농로 표지판은 웃음을 짓게 한다.

농로의 자전거길 표시는 많이 지워졌다

자전거와 경운기 그림이 같이 있는 이색 표지판

 

다시 강변으로 나선다. 보에서 멀어져서인지 갈수기의 한강은 물은 거의 보이지 않고 갈대만 무성하다. 예전에 보가 없을 때는 충주~여주 구간 대부분이 이랬다. 말뚝 이정표는 글씨가 떨어져 나갔고, 이정표의 거리는 ‘한강’과 ‘한강하구’ 기준이 따로 있어 헷갈린다. ‘한강’은 팔당대교 기준이고, ‘한강하구’는 휴전선으로 막혔으니 아라뱃길 김포갑문을 뜻하는 것 같다.

지워진 이정표. '한강'(팔당대교"과 '한강하구'(아라김포갑문) 기준도 헷갈린다 

 

비내섬과 조정지댐 사이에는 화장실이 없다.

조정지댐 삼거리에서는 잠시 갈등하게 된다. 국토종주길 안내판은 댐을 건너 내륙으로 돌아가는 길을 알려주지만 도로구간이 많아 중앙탑을 경유하는 탄금호일주 자전거길로 직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탄금호일주길은 내내 강변을 따라가고 높직한 데크로드 전망이 좋지만 낙엽이 깔려 있거나 길안내가 부실한 곳이 다소 있다.

탄금호를 끼고 가는 탄금호일주 자전거길. 경관이 아름답다  

탄금호일주 자전거길은 경관은 좋으나 노면 관리가 안되어 있다. 목재데크는 망가진 곳이 있고 낙엽은 그대로 쌓여 있다  

 

국토종주길은 목행교에서 남한강을 건너 충주댐으로 이어지지만, 목행교에서 계속 북안을 따라 자전거길이 새로 조성되었다. 새재길로 갈 경우, 원래는 충주댐까지 갔다가 같은 길로 되돌아와야 하지만 북안 길로 충주댐에 갔다가 남안길로 탄금대를 경유해 새재길로 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충주댐 아래 충원교가 공사로 차단되어 당분간은 목행교를 건너야 충주댐으로 갈 수 있다. 충주댐 역시 ‘치수능력증대사업’ 공사가 장기간 진행 중이어서 충주댐 인증센터는 충원교 남안에 어중간한 상태로 서 있다.

탄금대에서 충주댐 가는 둑길 구간. 보행자가 무질서하게 자전거길을 넘나들어 주의해야 한다

 

충주댐 가는 길목. 나무에 가린 표지판. 잎이 무성한 계절에는 아예 보이지 않을 것이다 

자전거전용도로인데 제한속도가 시속 30km이다. 대부분은 20km가 제한속도다 

충주댐 가는 도로 구간. 갓길에 아무런 표식도 없다 

충주댐 일대의 공사로 인해 인증센터는 한참 아래인 충원교 남단에 어중간하게 있다 

 

<평점>

 

김병훈 발행인

출처 자전거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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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산산까치 | 작성시간 22.09.25 잘 정리 하여 놓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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