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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종주길 10년(8) 낙동강자전거길 밀양 하남 ~ 부산 을숙도

작성자귀촌여행|작성시간23.04.24|조회수114 목록 댓글 0

국토종주길 10년(8) 낙동강자전거길 밀양 하남 ~ 부산 을숙도

 

밀양 하남읍에서 국토종주길의 종점인 부산 을숙도까지는 68km. 진영평야 한가운데서 출발해 강폭은 500m를 넘고 양안의 둑 사이는 최대 2km에 달할 정도로 하류 분위기가 완연하다. 하지만 삼랑진~물금 사이에서 낙동강은 최후의 협곡지대를 통과해야 한다. 이 구간은 예부터 황산강(黃山江)이라고 따로 불렀고 낙동강 용신(龍神)에게 제사를 지내던 가야진사도 협곡지대 한가운데 있다. 협곡지대를 벗어나면 국내유일의 삼각주를 이루는 김해평야가 시작되면서 부산으로 접어든다.

 

하남 ~ 삼랑진

1.5km나 되는 수산대교를 건너 창원 땅으로 들어선다. 대산면 강변에도 광대한 둔치가 펼쳐져 있어 야구장 5면 축구장 2면이 홀랑 들어가 있다. 대산파크골프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보이고, 상대적으로 젊은 중년층이라 뜻밖이다. 파크골프장이 많아지고 동호인도 늘어나면서 지역별 골프장을 돌면서 즐기는 사람들이 많고, 노년층은 물론 중년층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국토종주길이 다 그렇지만 특히 둔치가 넓은 낙동강은 가히 파크골프 붐의 주무대가 되고 있다.

겨울의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이 나와 있는 창원 대산파크골프장

 

유등리 마을 안쪽을 지나던 자전거길은 강변 외곽으로 우회로가 새로 생겼다. 여전히 초록빛으로 울창한 대밭이 따뜻한 남쪽지방답다. 가동리 북쪽 언덕에 자동차와 교행해야 하는 좁은구간이 있으나 우회로가 공사중이어서 곧 자전거전용으로 될 것 같다.

원래는 오른쪽으로 유등마을을 거쳐갔으나 왼쪽 강변으로 우회로가 생겼다. 국토종주길은 계속 개선되고 바뀌고 있다  

 

마을이 앉은 언덕이 엎어놓은 숟가락을 닮아 술뫼(술미, 匙山)라고 부르는 술뫼파크골프장은 지금껏 본 것 중 가장 크다. 전체 길이가 900m에 달하고 홀이 수없이 중첩되어 일반 골프장을 연상케 한다.

광대한 김해 술뫼파크골프장. 길이가 900m에 달해 전국 최대 규모다 

 

장대한 둑길은 금곡리 마사고개에서 끊어지는데, 그 아래 경전선 폐철로인 마사터널이 자전거길로 단장되었다. 급경사의 마사고개 때문에 종주길 본노선은 북안의 밀양 방면으로 나 있으나 이제 마사터널을 지나면 하남~삼랑진 간이 7km나 줄어든다. 1905년 개통된 마사터널은 돌로 쌓았고 특유의 말굽형이다. 길이는 329m. 마사터널을 지나면 생림오토캠핑장과 김해낙동강레일바이크를 거쳐 삼랑진으로 이어진다. 마사터널에서 삼랑진까지는 갈대밭을 이룬 둔치와 늪지대, 하중도가 펼쳐져 따사로운 분위기지만 갓길이 좁아 불편하다.

마사고개 아래에 있던 폐터널(마사터널)에 자전거길이 생겼으나 안내가 부실해 고개로 그대로 진입하기 쉽다(터널은 우측 방면) 

1905년 개통되어 예스러운 마사터널. 말굽형태와 돌벽이 특이하다. 길이 329m 

마사터널~삼랑진 구간은 밀양강이 합류하고 평야와 산악지대가 만나 경관이 빼어나지만 갓길이 없다. 오른쪽 철교는 경전선 철길

밀양강이 합류하는 곳이라 ‘세 물결 나루’가 지명이 된 삼랑진(三浪津)은 산과 강이 어우러진 자연경관이 아름답다. 이 작은 소읍에는 무려 5개의 장대한 다리가 낙동강을 건넌다. 경전선 철교, 레일바이크가 다니는 폐철교, 구 삼랑진교, 새로 놓인 삼랑진교 그리고 대구부산고속도로 낙동대교다. 구 삼랑진교는 전쟁영화 ‘콰이강의 다리’ 무대와 비슷해 ‘콰이강의 다리’라는 별명이 붙었다. 자전거길은 콰이강의 다리를 건너 강변으로 이어진다.

유명한 전쟁영화의 무대와 흡사해 '콰이강의 다리'로 불리는 구 삼랑진교. 길이 571m

삼랑진은 소읍이지만 교통의 요지여서 5개의 다리가 낙동강을 건너고 있다(삼랑진 강변 쉼터)

 

삼랑진 ~ 물금

진영평야를 지나온 낙동강은 이제 부산을 앞두고 마지막 협곡지대를 통과한다. 무척산(703m), 토곡산(855m) 같은, 저지대 치고는 상당히 높은 산이 남북으로 가로막아 강폭은 500~600m로 좁아든다.

삼랑진의 작은 들판을 거쳐 옛날 관문이 있던 작원관지를 지나면 첩첩산중 비경이 시작된다. 산과 강의 접점은 한치의 여유가 없어 길은 강물 위를 지나는 데크로가 될 수밖에 없다.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답고 웅장한 경치다. 길가 절벽에는 옛날의 비탈길인 작원잔도(鵲院棧道) 흔적이 남아 있다.

삼랑진의 들판지대를 지나면 낙동강 최후의 협곡지대로 들어선다. 길도 경관도 웅장하다 

절벽으로 막힌 삼랑진-원동 간. 위태로운 옛 잔도(오른쪽의 석축)가 남아 있다

 

절벽길이 끝나고 갑자기 넓은 둔치가 나오면 양산으로 접어든 것이다. 둔치 한켠에는 삼국시대부터 낙동강 용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가야진사가 있다. 가야진사 맞은편에 마치 용이 물을 마시듯 머리를 강물에 드리운 용산이 신비롭다. 예전에는 용산의 머리에 해당하는 절벽 아래에 제사를 지낸 돼지를 빠뜨리기도 했단다. 지금도 매년 11월 가야진용신제가 봉행된다. 토곡산과 무척산이 앞뒤로 호위하듯 버티고 선 이곳의 강폭은 250m 정도로 가장 좁아 병목을 이룬다. 용신의 존재 여부를 떠나, 웅장한 협곡지대에 용머리가 드리운 병목지대는 대단히 독특하다.

낙동강 수신에게 제사지내던 가야진사 맞은편 모습. 하얀 건물 옆의 산이 용산으로, 마치 용이 낙동강에 머리를 내민 모습이다. 오른쪽 뒤는 김수로왕의 전설이 어린 무척산(703m) 

먼지가 범벅이 되어 알아보기 어려운 양산시 경계 안내판 

원동~물금 간 일부 구간은 시멘트 노면이 거칠고 중앙선도 없다 

원동~김해 상동 간 교량이 공사중이나 낙하물 주의 안내판조차 없다

원동을 지나면 길은 다시 협곡이다. 강물은 발밑에서 잔잔하고, 산은 덮칠 듯 급하게 내리쏟아지니 풍경의 박진감이 더한다. 물금 직전, 오봉산 절벽 아래 양산 물문화관 인증센터가 있다. 인근지역 수돗물을 취수하는 곳이다. 인증센터에는 쉼터가 같이 있으나 화장실이 없는 것이 아쉽다.

물문화관 인증센터를 지나면 넓은 둔치가 펼쳐지는데 물금신도시를 바로 옆에 끼고 있다. 둔치는 최대폭이 700m, 길이가 4km에 이를 정도로 넓고 공원으로 잘 가꿔져 있다. 하구가 가까워서인지 기온도 한층 따스하게 느껴진다.

양산 물문화관 인증센터. 부스 관리는 잘 되어 있으나 화장실이 없다 

 

갑자기 둔치가 넓어지면 물금에 도착한 것이다. 가운데 나무 뒤로 부산 금정산(802m)이 보인다 

 

물금 ~ 을숙도

물금 둔치에서 양산천을 건너면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낙동강대교가 걸려 있다. 이 다리를 지나면 부산이다. 자전거길은 간혹 노면이 훼손된 곳이 있으나 대체로 잘 나 있고, 화명지구 둔치에 들어서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와 흙길 보도가 나란히 이어진다. 강 건너에는 김해 대동면 둔치가 마주 보인다.

양산 호포 부근. 흙길로 된 인도가 특이하고 기온이 한층 온화해져 부산에 왔음을 알려준다 

이제부터 종점인 을숙도까지는 강 좌우로 자전거길이 나 있고 대동화명대교를 통해 양안으로 건너갈 수 있다. 동안길은 화명-구포-사상 시가지를 끼고 있어 대동화명대교를 건너 서안길로 넘어간다. 대동화명대교는 자전거길이 잘 나 있지만 진입로 안내가 딱히 없다. 대교의 동서 양안 진입램프는 자전거를 타고 오르내릴 수 있게 되어 있다.

부산시 경계판은 따로 없고 500m마다 있는 지역 이정표가 대신한다. 자전거길과 분리된 흙길 인도가 계속된다 

훼손된 자전거도로. 통행량이 많은 곳이라 관리 소홀이 아쉽다(부산 화명동)

한겨울에 보는 초록빛. 역시 따뜻한 부산이구나 싶다  

통행량은 많은데 자전거도로와 인도 구분이 없어 혼란스럽고 위험하다(화명동 일부 구간) 

대동화명대교를 건너 낙동강 서편으로 갈 수 있지만 교량진입 안내가 부실하다. 오른쪽은 화명동 파크골프장

타고 오르내릴 수 있는 대동화명대교 서편 램프. 오른쪽 맞은편 시가지는 화명동 일대  

 

서안길은 을숙도까지 내내 장대한 둑길이다. 구포대교부터는 ‘30리벚꽃길’ 이름이 붙을 정도로 벚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대저와 맥도 두 군데 광대한 둔치공원이 있다. 이들 둔치공원은 서울 한강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넓다. 둑길이 지루하면 둔치길을 따라가도 된다.

낙동강 서안길은 벚나무 가로수가 장대한 터널을 이뤄 '30리 벚꽃길'로도 불린다. 인도가 중앙에 배치되어 혼잡하거나 추월할 때 불편하다  

 

남해고속도로 서부산낙동교에서 시작되는 맥도둔치는 하구둑까지 5.3km에 달하고 내부에 호수와 샛강, 늪지대가 곳곳에 있다. 철새도래지 을숙도 주변이라 희귀한 철새를 바로 곁에서 볼 수 있다.

둑길이 지루하면 둔치길로 가도 된다. 동백이 활짝 피어나 겨울을 무색하게 한다(맥도둔치) 

맥도둔치는 광활한 규모로, 곳곳에 습지가 형성되어 철새를 바로 곁에서 볼 수 있다 

맥도둔치 남단의 간이 화장실. 내부는 괜찮으나 외벽이 불에 탄 듯 흉한 모습이다 

 

마침내 둔치공원이 끝나고 하구둑을 반쯤 건너면 낙동강 하중도인 을숙도에 도착한다. 서울 여의도와 비슷한 크기의 을숙도는 하구둑을 기준으로, 북쪽에는 부산현대미술관, 문화회관, 물문화관, 체육공원 등의 시설이 모여 있고 남쪽은 철새가 노닐 수 있게 자연 그대로의 저습지로 보존하고 있다.

낙동강하구둑 직전의 거친 노면  

 

낙동강문화관 옆에 있는 하구둑 인증센터는 조금 외진 곳이라 다소 아쉽다. 상징적인 국토종주길의 종점(혹은 기점)인데, 눈에 잘 띄는 공간에 좀 더 의미 있는 모습으로 조성되었으면 나을 것이다. 아니면, 7km 가량 더 내려간 다대포에서 대단원을 맺는 것도 좋겠다. 을숙도부터 자전거길이 연결되어 있고 부산의 육지 최남단이면서 낙동강과 바다가 만나는 최후의 접점이기 때문이다.

낙동강하구둑 인증센터와 뒤편으로 보이는 기념 아치. 상징성에 비해 위치가 외지고 조형물도 소략하다. 강변에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을숙도 부근의 낙동강 동안길. 하구둑에 갇힌 강물은 바다처럼 넓고 뒤편으로는 낙동강 삼각주가 일궈낸 김해평야가 광활하다 

사상 즈음의 낙동강 동안길은 노면이 울퉁불퉁 엉망이다. 안내판으로 양해를 구할 뿐 개선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평점>

항 목평 점특 이 사 항
노면상태8마사터널~삼랑진 갓길 없음, 원동~물금 간, 부산 동안 구간 노면 불편
안전시설8부산 서안 구간은 보행로가 가운데 있어 불편
화장실, 쉼터7화장실 부족, 부산 구간은 둔치로 내려가야 함
인증센터9하구둑 인증센터 위치와 관리 아쉬움
문화시설9김해레일바이크, 작원관지, 30리벚꽃길 시비&노래비
숙박시설8하남읍, 삼랑진읍, 물금역, 부산 구포·사상·하단
식당, 매점8숙박시설과 동일
지선 노선9밀양강, 화포천, 김해 생림~상동~대동, 양산천
연계 관광8화포천, 와인동굴, 가야진사, 을숙도
경관9밀양강 합수점, 작원잔도, 황산잔도, 맥도공원, 을숙도
총 점83하남~마사터널 간 진영평야, 삼랑진~물금 간 협곡지대 경관미. 부분적으로 자전거길 관리가 미흡하나 대체로 좋은 편

김병훈 발행인

출처 자전거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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