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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종주길 10년(9) 섬진강자전거길 광양 ~ 곡성 압록

작성자귀촌여행|작성시간23.04.25|조회수114 목록 댓글 1

국토종주길 10년(9) 섬진강자전거길 광양 ~ 곡성 압록

 

섬진강은 전국의 큰 강 중에 가장 아름답고 맑은 강이다. 대부분 산악지대를 흘러 산자수명하며, 특히 지리산(1915m)과 백운산(1222m) 사이를 지날 때는 강이 아니라 거대한 계곡처럼 느껴지고 경관의 입체미와 웅장미가 압권이다.

 

섬진강은 4대강 공사 대상에서 제외되었으나 국토종주 자전거길 열풍이 불면서 자전거길이 조성되었다. 다른 강처럼 준설을 하고 둔치를 가꾸지 않아 모래톱과 강 중에 드러난 바위 등 자연스런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다. 하지만 수해로 인해 곳곳에서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기도 하다.

 

섬진강과 영산강은 상류에서 자전거길이 연결되어 있어(연결로 26km) 시간이 된다면 함께 여행하는 것이 좋다. 두 강을 연결하고 광양과 목포 버스터미널을 거점으로 이용하면 실제 주행거리는 총 340km 정도가 되어 3박4일은 잡아야 한다. 여기서는 광양에서 출발해 섬진강~영산강을 거쳐 목포로 가는 여정을 소개한다. 숙박지는 1일차 곡성 압록, 2일차 순창읍, 3일차 나주 영산포다.

 

동광양터미널~배알도해변

국토종주길은 원점회귀가 어려워 출발과 골인점을 기준으로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섬진강길은 상류 종점에서 가까운 버스터미널이 19km 떨어진 임실읍에 있어서 섬진강과 영산강을 한데 이으려면 광양에서 상행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공업도시 광양은 시가지가 동서로 크게 양분되어 있고 버스터미널도 두 곳이라 유의해야 한다. 광양터미널은 내륙의 광양읍에 있고, 섬진강하구에서 가까운 터미널은 동광양(중마)터미널이다. 두 터미널은 13km 떨어져 있으며 동광양터미널에서 섬진강길 시점인 배알도해변까지는 9km다. 시가지와 공단을 지나야 하는 길이지만 갓길에 자전거도로가 잘 나 있고 길 찾기도 쉬운 편이다.

동광양터미널에서 배알도해변까지는 두 개의 섬을 통과해야 한다. 터미널에서 동쪽 해변길로 나가 중마금호수변공원의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광양제철소가 있는 금호동이다. 꽤 큰 섬이지만 ‘금호섬’이라고는 부르지 않는다. 제철소 옆길에는 인도가 넉넉해서 안전하게 달릴 수 있고, 태인교를 건너면 배알도가 있는 태인동이다. 태인동 역시 금호동과 마찬가지로 섬진강 하구에 형성된 섬이다. 태인동 서해안을 따라 경치가 아름답고 한가로운 자전거길이 나 있다. 이 길을 따라 가면 배알도해변으로 이어진다.

배알도는 섬진강 하구 중간에 있는 작은 섬으로 예전에는 없던 다리가 섬을 거쳐 맞은편 망덕포구까지 연결되어 있다(해맞이다리).

동광양터미널에서 섬진강 하구 배알도해변으로 가는 길(태인동 해안길)

배알도와 망덕포구를 잇는 해맞이다리. 이 다리를 이용하면 한층 질러가게 된다(라이딩 금지) 

 

배알도해변~매화마을

배알도해변 인증센터는 해맞이다리 남단에 있다. 주변에는 오토캠핑장이 들어섰고 산업단지 조성공사도 한창이다. 올 때마다 크게 바뀌는 곳이다. 배알도는 건너편의 망덕산(197m)을 향해 절을 하는 형상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망덕산을 ‘배알(拜謁)’한다는 뜻인데, 망덕산은 호남정맥의 끝단이면서 백두대간의 종점이라고도 할 수 있어 인문지리적으로 특별한 의미를 가진 산이다.

배알도 인증센터는 외부는 멀쩡한데 내부는 엉망이다. 종이는 널려 있고 포스터는 훼손되고 탈색했으며 스탬프는 일반식으로 쇠줄에 묶여 손에 쥐고 찍기도 불편하다. 이후 섬진강 인증센터의 상황은 이곳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내부가 어지러운 배알도 수변공원 인증센터. 잉크판은 열려 있고 스탬프 문양은 낡아 잘 찍히지 않는다 

 

해맞이대교가 생겨 태인대교로 우회하지 않아도 되지만 해맞이대교에서의 라이딩은 금하고 있다. 건너편 망덕포구까지는 700m 정도여서 경관을 즐기며 천천히 걸어가도 나쁘지 않다.

섬진강 하구에 자리한 망덕포구는 포구 특유의 정서적 스산함이 감돌고 북단에는 윤동주의 시집을 보관했다가 출판한 정병욱가옥이 보존되어 있다. 윤동주와 동창이던 정병욱이 아니었으면 윤동주의 주옥같은 시들은 영영 알려지지 못했을 테니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어딘가 섬진강의 애잔한 풍경과 잘 어울린다.

윤동주의 시 원고를 보존해 세상에 알린 정병욱 가옥 내부. 오른쪽 마루 아래 단지에 원고를 보존했다고 한다. 망덕포구의 자전거길 바로 옆에 있다 

 

자전거길은 강변을 따라 북서풍을 뚫으며 북상한다. 노면과 난간, 안내판 모두 잘 관리된 편이다. 남해고속도로 섬진강휴게소 뒤편을 지나 섬진강교를 지나면 인적이 뜸해지고 하구를 벗어나 중류 분위기가 물씬해진다.

망덕포구를 지나면 강변길이 시원하게 뻗어난다 

언덕을 지나는 나무데크로(광양 신아리). 차선이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오사리에서는 넓은 들판이 펼쳐지면서 장대한 둑길이 시작된다. 섬진강에 이런 둑길이 드문 것은 산간협곡 구간이 많아 마을과 경작지 모두 높직한 곳에 자리해 굳이 둑을 쌓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평야지대는 물이 넘치는 것을 막기 위해 제방이 필수불가결이다.

오사리 제방갈 중간쯤에는 빨간 우체통 모양의 화장실이 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색이 바랬지만 장난스럽고 특이한 건물은 화장실이 아니라 풍경의 포인트가 되는 설치작품처럼 느껴진다. 작은 둔치에는 모굴 노면의 ‘MTB체험장’도 조성되었다. 원래 이런 시설은 BMX레이싱 경기장이지만 국내에는 BMX가 거의 보급되지 않아서 MTB체험장으로 통용된다. 한강, 낙동강과 달리 파크골프장이 보급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

우체통 모양의 화장실(오사리). 어느새 색이 바래서 세월을 말해준다 

'MTB체험장' 안내판이 붙은 모굴경기장(오사리) 

 

코스가 계속 수정되고 개선되면서 이정표의 오차는 국토종주길 전체에서 큰 문제다. 전국의 국토종주길에 다 있는 원기둥 이정표는 글씨가 벗겨져 알아보기 어렵고, 새로 세운 이정표는 겨우 50m의 거리를 두고 같은 목적지가 2km의 차이를 보인다. 이래서야 이정표의 신뢰도가 떨어져 믿을 수가 없게 된다.

50m 간격으로 있는 두 이정표에서 종점인 섬진강생활체육공원까지의 거리가 2km나 차이 난다. 코스가 조금씩 바뀌면서 국토종주길의 이정표 오차는 갈수록 커져간다   

원기둥 이정표는 대부분 훼손되어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 

 

저 멀리 하동읍내가 보이는 월길리에는 특이한 안내판이 있다. 거의 직선인 둑길에 자전거도로는 완만히 구불거리면서 웨이브를 그리는데 4대강 공사 당시 맹형규 행안부 장관이 이곳을 방문해 코스를 디자인했다고 해서 이를 기념해 ‘맹고불고불길’이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유머러스한 이름과 안내문의 ‘장관님께서 직접 디자인하시고…’ 같은 극존칭에서 웃음이 터졌다.

'맹고불고불길'의 유래를 설명한 안내판. 종주길 조성 당시 맹형규 행안부 장관의 아이디어를 기리고 있다 

직선의 둑인데 일부러 길을 구불거리게 설계하고 꽃나무를 식재한 '맹고불고불길' 

하동읍 남단에는 경전선 전철화로 폐선이 된 철교가 덩그러니 남았는데 레일바이크나 자전거도로로 활용하면 좋지 않을까.

강 건너 하동송림을 보면서 북서 방향으로 꺾어돌면 광양의 명소인 매화마을이다.

경전선 전철화로 폐선된 하동철교. 레일바이크나 자전거길로 개수하면 어떨까 

섬진교 서단의 초미니 게이트볼장. 섬진강에는 한강이나 낙동강에 흔한 파크골프장이 없다  

 

매화마을~압록유원지

‘두꺼비 나루’ 섬진(蟾津)의 이름이 유래한 수월정 일대는 새롭게 꾸며졌다. 두꺼비와 처녀의 전설을 모티브로 한 큰 동상이 세워져 매화마을과 함께 관광객에는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것이다. 섬진강과 영산강길 주변에는 이처럼 전설을 토대로 한 조형물과 안내문이 많이 세워져 있어 여정을 한층 풍요롭게 해주고 지역에 대한 관심도 높여준다.

광양 매화마을 옆 수월정에 조성된 처녀와 두꺼비상

 

이른 봄의 매화마을은 눈꽃이 덮인 양 화사한 모습으로 봄소식을 전하며 사람들을 불러 모으지만 1월의 매화마을은 무채색으로 텅 비었다. 마을 입구 강변에 선 인증센터는 문짝이 기우뚱 떨어져나가 처참한 몰골이다. 스탬프 각인은 마모되어 알아보기 어렵고 잉크판은 뚜껑이 열린 채여서 잘 찍히지도 않는다.

문짝이 떨어져나가 처참한 몰골의 매화마을 인증센터. 스탬프 관리도 엉망이다 

고사마을 입구의 조형물(고사리). 자전거길이 지나는 마을마다 전설과 유래를 알려주는 조형물이나 안내판이 있어 이해와 정겨움을 더해준다 

고사마을 안내판은 크게 훼손되어 있다 

 

이제 가장 섬진강다운 경관 속으로 들어선다. 왼쪽으로는 백운산이 솟구쳐 오르고, 맞은편으로는 지리산 줄기가 점점 위용을 더해간다. 자전거길은 도로와 분리되어 있어 경치를 즐기며 여유롭게 달리기 좋다. 중간중간 대밭과 과수원을 거쳐 가서 라이딩도 재미있지만 노면 관리가 되지 않은 곳이 다소 있다.

이색적인 대밭길(고사리)

노면이 벗겨진 길(고사리)

포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스팔트임에도 노면 요철이 심하다 (고사리) 

 

강 건너 하늘을 찌르는 형제봉(1116m) 아래로 악양들판이 펼쳐지면서 지리산은 진면목을 드러낸다. 길 이쪽으로 백운산의 기세도 만만치 않아서 급사면의 뒤편에 도사리고 있을 봉우리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가히 산과 강이 빚어내는 압도적인 입체감으로 오직 섬진강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의 박력이다.

과수원 옆길. 강물은 모래톱을 만들고, 지리산 줄기는 아득히 모습을 드러냈다. 차선이 거의 없어졌다 

광양과 하동 화개장터를 잇는 남도대교가 다가서면 산줄기 저 위로 하얀 눈을 인 지리산 주능선이 까마득하다. 남도대교 인증센터는 후줄근한 모습이고 화장실은 잠겨 있다. 만년도장을 쓰지 않는 한 스탬프 관리는 깨끗할 수가 없다.

광양과 하동 화개장터를 잇는 남도대교. 뒤편으로 흰눈을 인 지리산 주능선이 보인다  

그나마 깔끔한 편인 남도대교 인증센터. 스탬프 각인이 마모되어 잘 찍히지 않는다  

인증센터 옆 화장실은 아무런 안내도 없이 문이 잠겼다 

 

남도대교부터는 갓길이 사라지고 도로변의 파란 실선만이 자전거길임을 알려준다. 지금이야 통행량이 많지 않으나 벚꽃이 피는 봄에는 관광객으로 붐벼 라이딩이 불편하고 위험해진다.

강변에서 바로 치솟아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왕시리봉(1242m)을 지나면 간전면과 토지면 일대의 구례들판이 시작되고 종주길은 둑길로 나선다. 섬진강어류생태관은 잘 꾸며져 있으나 바로 옆에 있는 장고모양 화장실은 페인트와 글씨가 떨어져 나가 안쓰럽다.

남도대교부터는 별도의 자전거길이 없고 도로 갓길의 파란 실선을 따라간다

구례 섬진강어류생태관 옆의 장고모양 화장실. 페인트가 흉하게 벗겨졌다 

간전면소재지를 돌아가는 도로 구간. 갓길이 너무 좁고 노면도 나쁘다 

 

간문천이 합수하면서 내륙의 간전면소재지까지 한참 돌아가야 했던 길은 새로 놓인 교량 덕분에 계속 강변을 따라갈 수 있게 되었다. 대신 둑길은 포장이 되지 않았지만 노면이 부드러워 로드바이크도 큰 무리가 없다.

어류생태관 서편에 보도교가 생겨 간전면소재지 도로로 우회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길 안내가 따로 없고 둑길은 비포장이다  

보도교 서편은 비포장이지만 노면이 부드러워 로드바이크도 큰 무리가 없다 

 

월전리 둑길에 접어들면 마침내 지리산의 명봉 노고단(1507m)이 모습을 드러내고, 화엄사골에서 흘러내린 선상지 들판이 광활하다. 남쪽에 오똑한 오산(531m) 정상에는 그 유명한 사성암이 위태롭다. 사성암 인증센터는 역시 낡고 지저분하다.

좁은 갓길에 낙엽까지 쌓였다(구례 금정리)

중산천을 건너는 교량이 새로 생겨 800m를 단축했다(구례 월전리)

지리산전망대 쉼터(월전리). 맞은편 낮은 산을 기준으로 지리산 노고단(1507m, 왼쪽)과 왕시리봉(1242m)이 까마득하다  

시멘트 포장이 거칠고 벗겨져 있다(구례 죽마리)

깔끔하게 도색한 노면과 겨울에도 푸른 상록수가 싱그럽다(죽마리)

사성암 인증센터. 스탬프가 너무 낡았고 잉크판 관리는 대략난감이다 

 

벚꽃길을 따라 남하하면 황전천이 합류하는 곳에 구례구역이 있다. 순천 땅인데 ‘구례 입구’라는 역명이 붙은 것이 특이하다. 순천 자전거길은 강변을 따라 북서풍을 뚫으며 북상한다. 노면과 난간, 안내판 모두 잘 관리된 편이다. 남해고속도로 섬진강휴게소 뒤편을 지나 섬진강교를 지나면 인적이 뜸해지고 하구를 벗어나 중류 분위기가 물씬해진다.

망덕포구를 지나면 강변길이 시원하게 뻗어난다 

언덕을 지나는 나무데크로(광양 신아리). 차선이 있다면 더 좋을 것이다 

 

오사리에서는 넓은 들판이 펼쳐지면서 장대한 둑길이 시작된다. 섬진강에 이런 둑길이 드문 것은 산간협곡 구간이 많아 마을과 경작지 모두 높직한 곳에 자리해 굳이 둑을 쌓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평야지대는 물이 넘치는 것을 막기 위해 제방이 필수불가결이다.

오사리 제방갈 중간쯤에는 빨간 우체통 모양의 화장실이 있다. 어느덧 세월이 흘러 색이 바랬지만 장난스럽고 특이한 건물은 화장실이 아니라 풍경의 포인트가 되는 설치작품처럼 느껴진다. 작은 둔치에는 모굴 노면의 ‘MTB체험장’도 조성되었다. 원래 이런 시설은 BMX레이싱 경기장이지만 국내에는 BMX가 거의 보급되지 않아서 MTB체험장으로 통용된다. 한강, 낙동강과 달리 파크골프장이 보급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

우체통 모양의 화장실(오사리). 어느새 색이 바래서 세월을 말해준다 

'MTB체험장' 안내판이 붙은 모굴경기장(오사리) 

 

코스가 계속 수정되고 개선되면서 이정표의 오차는 국토종주길 전체에서 큰 문제다. 전국의 국토종주길에 다 있는 원기둥 이정표는 글씨가 벗겨져 알아보기 어렵고, 새로 세운 이정표는 겨우 50m의 거리를 두고 같은 목적지가 2km의 차이를 보인다. 이래서야 이정표의 신뢰도가 떨어져 믿을 수가 없게 된다.

50m 간격으로 있는 두 이정표에서 종점인 섬진강생활체육공원까지의 거리가 2km나 차이 난다. 코스가 조금씩 바뀌면서 국토종주길의 이정표 오차는 갈수록 커져간다   

원기둥 이정표는 대부분 훼손되어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 

 

저 멀리 하동읍내가 보이는 월길리에는 특이한 안내판이 있다. 거의 직선인 둑길에 자전거도로는 완만히 구불거리면서 웨이브를 그리는데 4대강 공사 당시 맹형규 행안부 장관이 이곳을 방문해 코스를 디자인했다고 해서 이를 기념해 ‘맹고불고불길’이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유머러스한 이름과 안내문의 ‘장관님께서 직접 디자인하시고…’ 같은 극존칭에서 웃음이 터졌다.

'맹고불고불길'의 유래를 설명한 안내판. 종주길 조성 당시 맹형규 행안부 장관의 아이디어를 기리고 있다 

직선의 둑인데 일부러 길을 구불거리게 설계하고 꽃나무를 식재한 '맹고불고불길' 

하동읍 남단에는 경전선 전철화로 폐선이 된 철교가 덩그러니 남았는데 레일바이크나 자전거도로로 활용하면 좋지 않을까.

강 건너 하동송림을 보면서 북서 방향으로 꺾어돌면 광양의 명소인 매화마을이다.

경전선 전철화로 폐선된 하동철교. 레일바이크나 자전거길로 개수하면 어떨까 

섬진교 서단의 초미니 게이트볼장. 섬진강에는 한강이나 낙동강에 흔한 파크골프장이 없다  

 

매화마을~압록유원지

‘두꺼비 나루’ 섬진(蟾津)의 이름이 유래한 수월정 일대는 새롭게 꾸며졌다. 두꺼비와 처녀의 전설을 모티브로 한 큰 동상이 세워져 매화마을과 함께 관광객에는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것이다. 섬진강과 영산강길 주변에는 이처럼 전설을 토대로 한 조형물과 안내문이 많이 세워져 있어 여정을 한층 풍요롭게 해주고 지역에 대한 관심도 높여준다.

광양 매화마을 옆 수월정에 조성된 처녀와 두꺼비상

 

이른 봄의 매화마을은 눈꽃이 덮인 양 화사한 모습으로 봄소식을 전하며 사람들을 불러 모으지만 1월의 매화마을은 무채색으로 텅 비었다. 마을 입구 강변에 선 인증센터는 문짝이 기우뚱 떨어져나가 처참한 몰골이다. 스탬프 각인은 마모되어 알아보기 어렵고 잉크판은 뚜껑이 열린 채여서 잘 찍히지도 않는다.

문짝이 떨어져나가 처참한 몰골의 매화마을 인증센터. 스탬프 관리도 엉망이다 

고사마을 입구의 조형물(고사리). 자전거길이 지나는 마을마다 전설과 유래를 알려주는 조형물이나 안내판이 있어 이해와 정겨움을 더해준다 

고사마을 안내판은 크게 훼손되어 있다 

 

이제 가장 섬진강다운 경관 속으로 들어선다. 왼쪽으로는 백운산이 솟구쳐 오르고, 맞은편으로는 지리산 줄기가 점점 위용을 더해간다. 자전거길은 도로와 분리되어 있어 경치를 즐기며 여유롭게 달리기 좋다. 중간중간 대밭과 과수원을 거쳐 가서 라이딩도 재미있지만 노면 관리가 되지 않은 곳이 다소 있다.

이색적인 대밭길(고사리)

노면이 벗겨진 길(고사리)

포장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스팔트임에도 노면 요철이 심하다 (고사리) 

 

강 건너 하늘을 찌르는 형제봉(1116m) 아래로 악양들판이 펼쳐지면서 지리산은 진면목을 드러낸다. 길 이쪽으로 백운산의 기세도 만만치 않아서 급사면의 뒤편에 도사리고 있을 봉우리조차 잘 보이지 않는다. 가히 산과 강이 빚어내는 압도적인 입체감으로 오직 섬진강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의 박력이다.

과수원 옆길. 강물은 모래톱을 만들고, 지리산 줄기는 아득히 모습을 드러냈다. 차선이 거의 없어졌다 땅은 잠시만 거치고 구례교를 건너 섬진강 북안의 구례 땅으로 다시 들어선다. 자전거길은 따로 없고 도로변의 파란 선이 루트를 표시할 뿐이다.

 

사성암 인증센터 상류는 한동안 벚꽃길이다. 주차차량과 보행자에 주의 

강 건너 원방리와 죽마리를 잇는 두꺼비다리가 새로 생겼다

구례구역 가는 길목에서 본 북쪽 조망. 왼쪽의 첨봉은 병방산(160m), 오른쪽은 사성암이 있는 오산(531m), 가운데 희미한 고봉은 지리산 노고단(1507m) 

순천땅에 있는 구례구역. 황전천 합수점이기도 해서 나그네길 여수를 자극하는 교통의 요지다 

 

그야말로 까마득한 허공을 지나는 순천완주고속도로 삼진대교의 늘씬한 교각을 지나면 마을도 인적도 뚝 끊어지는 적막강산이다. 산악지대는 여전히 높고 깊으며 강바닥의 바위가 돌출해 흡사 산간계곡물 같다.

섬진강 제1지류인 보성강 합수점에 압록유원지가 있다. 배터리가 다 된데다 해까지 져서 오늘은 여기서 묵는다. 합수점의 작은 마을은 언제나 다감한 운치가 있다.

구례구역에서 압록 가는 길. 앞쪽의 높은 교량은 순천완주고속도로 섬진대교. 갓길이지만 노면이 좋고 차량 통행이 적어 한가롭다 

 

섬진강 제1지류인 보성강이 합류하는 압록유원지. 산이 가팔라 풍경이 박력 있다. 오른쪽은 섬진강을 건너 곡성(압록)과 구례를 잇는 예성교, 맞은편은 보성강을 넘는 17번국도 압록교와 전라선 철교  

 

 

<평점>

항 목평 점특 이 사 항
노면상태6노면이 낡았거나 관리 안 된 곳, 갓길 구간 많음
안전시설7갓길 구간은 너무 좁고 이물질이 쌓인 곳 많음
화장실, 쉼터8화장실은 적절히 있으나 시설이 낡고 잠긴 곳 있음
인증센터6인증센터 관리는 낙제점. 부스가 낡았고 기존 스탬프도 불편
문화시설7섬진강어류생태관
숙박시설7하동읍, 화개장터, 구례읍, 압록유원지
식당, 매점8망덕포구, 매화마을, 화개장터, 구례구역, 압록유원지
지선 노선7하동방면 섬진강 동안길, 보성천길
연계 관광8매화마을, 화개장터, 사성암
경관9매화마을~남도대교 협곡지대, 지리산 조망, 봄 벚꽃길
총 점73자연 경관은 탁월하나 노면 및 인증센터 관리 부실

김병훈 발행인

출처 자전거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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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광주 마카사르 | 작성시간 23.04.25 설명을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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