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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오늘 하루만 / 황규관

작성자은수ㄱi|작성시간26.06.10|조회수6 목록 댓글 0

 

오늘 하루만

 

                - 황규관(1968~)

 

 

오늘 하루만 살자

아침 해에 실눈으로 잠시

간밤의 꿈을 되새기고

오늘 하루만 살자

어제는 이제 그림자가 되었다

돈을 벌고 번 돈을 다 쓰고

빚을 내서 어제의 빚을 갚고

오늘 하루만 살자

일렁이는 가슴을 숨기지 말고

저물녘에 슬픔이 밀려온대도

오늘 하루만 살자

걸으면서 꿈을 다시 꾸고

씨 뿌리듯 노래를 듣고

보리를 한 줌 넣은 쌀을 안치고

흩어진 일을 조금 더 간추려놓고

오늘 하루만 살자

가난과 기도와 투쟁과 함께

오늘 하루만, 더도 말고

떠나야 할 시간 앞에서

아픈 손가락을 한 번 더 만져주고

햇볕에 빨래를 널고 쓰레기를 버리고

오늘 하루도 애를 태우며

오늘 하루 더 땀을 흘리며

 

 

 

                                - 시집 〈뒤로 걷는 길〉 (2025)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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