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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無不成

문화재 건축물의 명칭과 등급

작성자한이정(韓頤井)|작성시간14.03.03|조회수768 목록 댓글 1

 

 

전통가옥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그 옛날 건축물을 지었던 조상님과 눈높이를 맞추어 상호 교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이백년 된 건축물을 제대로 보려면 이백년 전의 풍습과 당시 인물의 사상을 이해하고 교감하는 시각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지요. 이것이 전통 문화재를 감상하는 가장 기본적이면서 필수적인 요소라 하겠습니다.

  

풍수는 목적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누기도 합니다.

 

첫째는 터잡이 풍수입니다. 집을 짓기 전에 먼저 집터를 정하는 풍수를 터잡이 풍수라고 합니다. 물론 음택에서 무덤자리를 잡는 것도 터잡이 풍수에 속합니다.

 

두 번째로 건축물을 지을 때에 적용하는 풍수의 원리인데 이를 흔히 간잡이 풍수라고 부릅니다. 요즘은 건축설계 할 때부터 이미 풍수를 적용합니다. 그래서 간잡이 풍수를 건축물 풍수라고 합니다.

 

전통문화가 끊어진지가 100년 하고도 4년이 지났습니다. 그간에 전통문화를 밝히려는 선지자들의 노력이 있어 오늘에 와서야 겨우 우리 것을 찾는다고 하는데 정작의 깊이는 아직 수박 겉껍질도 핥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화재관리청 공무원조차 전통 풍수원리를 모르고 있다는게 문제라면 문제입니다. 우리나라 전통 문화재는 모두가 풍수의 원리에 따라 터를 잡고 건축물을 축조하였습니다. 그러므로 풍수를 모르고 문화재를 안다는 것은 계란의 알맹이는 빼고 껍질만 갖고 논하는 것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가끔씩 문화재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노라면 도포자락에 갓쓰고 넥타이 맨 패션스타일의 해설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문화재관리청 공무원들의 풍수무지에서 오는 현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통문화재에 서구식 건축방식을 끼워 맞추어 설명을 한다면 근본원리부터가 맞지 않는다고 볼 수 있겠지요.

 

정확한 문화재 해설을 위해서는 먼저 풍수부터 잘 알아야 하겠는데 이는 너무 많은 내용인지라 전문적인 풍수공부 하면서 알아보기로 하고요 오늘은 다만 간잡이 풍수를 이해하는데 가장 먼저 알아야 할 문화재 건축물의 명칭과 등급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전통한옥들을 보면 맨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건물의 명칭인 현판입니다. 편액이라고도 하는데 그냥 같은 말이라 보아도 무방합니다. 암튼 현판을 보면 건물의 명칭뒤에 붙는 칭호가 모두 다릅니다. 이것은 건축물의 서열과 용도에 따라 각기 달리 호칭을 붙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말하자면 건축물에도 계급이 있고 각기 그에 걸맞는 용도가 있다는 말입니다. 그럼 먼저 건축물의 계급에 따른 명칭이 어떻게 되는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전통건축물의 서열에 따른 8등급 명칭은 전(殿), 당(堂), 합(閤), 각(閣), 재(齋), 헌(軒), 루(樓), 정(亭) 순으로 정합니다. 이것은 가능한 외워두면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전(殿)은 왕과 왕비가 사용하는 전용 건물에만 붙입니다. 경복궁에 가면 근정전, 강녕전, 교태전, 춘추전 등등 끝에 무슨무슨 ~전자가 들어가는 건축물이 있는데 이는 모두 임금님이나 왕비의 전용건물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전이라는 명칭은 원래 신을 모신 건물에 붙였는데 그래서 신전이라 하지요. 절집의 대웅전이나 국조 단군을 모신 단군전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왕은 사람 중에 가장 신분이 귀한 존재요 하늘의 신과 맞먹는 존재라 하여 전을 붙이는데 임금을 부르는 전하(殿下)라는 칭호가 이에서 유래합니다.

 

 

 

당(堂)은 전 다음의 서열인데 왕과 왕비 다음이므로 궁중에서는 왕자와 공주가 기거하는 건물에 붙이는 이름이 됩니다. 경복궁에 왕세자가 거처하는 건물의 당호가 자선당입니다. 궁궐의 동쪽에 있다고 하여 흔히 동궁(東宮)이라 부르는 건물이 세자가 거처하는 건물입니다.  사극 드라마에서 가끔 왕세자나 세자빈을 당하(堂下)라고 부르는데 이것 또한 건물의 칭호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당은 민가에서도 흔히 붙이는 명칭이기도 한데 이 때에는 그냥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집이라는 뜻을 지닙니다.

 

 

 

그 다음으로 합(閤)은 왕족이 아닌 벼슬아치 중에서 가장 직급이 높은 사람이 사용하는 건물에 붙입니다. 조선시대로 치면 삼정승 정도가 되겠지요. 이를 높여 부르는 존칭은 합하(閤下)라고 합니다.

 

각(閣)은 합보다 한 단계 낮은 서열의 벼슬아치들이 사용하는 집무용 건물에 붙입니다. 조선왕조에서는 판서나 참판급이 되는데 현재의 직급으로는 장관이나 차관에 해당합니다. 이들을 높여 부르는 각하(閣下)라는 칭호 또한 건축물의 명칭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대통령을 각하라고 불렀습니다. 그런데 그게 언제부터인가 슬그머니 없어지고 요즈음은 대통령님으로 부릅니다. 6공화국 시절 대통령이 참모에게 물었습니다. “이봐, 대통령을 각하라고 부르는데 도대체 각하의 뜻이 무언가?” 그러자 참모가 알아보고 난 후에 가지고온 대답이 이러이러 저러저러 하답니다라고 하니 장관을 부르는 호칭을 대통령에게 붙이다니 이렇게 망극한 경우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 때부터 바로 각하라는 말을 쓰지 않았답니다.

 

재(齋)는 공부가 목적인 건축물에 붙입니다. 민간 건축물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당호입니다. 산청군 시천면 사리에 있는 남명 조식 선생이 기거하였던 산천재 또한 학생을 가르치고 공부하는 건물이라는 뜻이 됩니다.

 

헌(軒)은 지방관아의 수장이 집무하는 건물을 이르는데 흔히 동헌(東軒)이라 합니다.

 

여기까지가 정식 건물이고 나머지 루와 정은 정식 건물이 아닌 약식 건물에 붙이는 명칭입니다.

 

흔히 건축물의 정의를 내릴 때 기둥과 벽, 지붕이 있으면 외관상 건축물의 형태는 모두 갖추어진 것이라 봅니다. 이것은 현재 대한민국 건축법에 규정한 건축물의 정의입니다. 그러나 전통 건축물에서 정식 건물이라 하면 삼대 요소 이외에 난방시설이 되어 있고 마루가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기둥과 벽이 있고, 지붕이 있으며 난방시설과 마루가 설치 되어있는 건물이라면 최소한 헌(軒) 이상의 당호를 부여받게 됩니다.

 

 

루(樓)는 기둥과 벽, 그리고 지붕과 마루가 있지만 난방시설이 없는 건물을 말합니다. 밀양의 영남루나 진주의 촉석루 등 흔히 누각이라 일컫는 건물이 모두 루(樓)를 말합니다. 지방에 향교나 서원의 맨 앞 입구에 서 있는 건물들은 예외없이 모두 루(樓)라 명명되어 있습니다.

 

정(亭)은 루(樓)보다 더욱 간단한 건축물인데 기둥과 지붕만 있고 벽이 없습니다. 때로는 마루가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팔각정, 육각정 등이 모두 정(亭)에 해당하는데 건축물의 서열 중 가장 낮게 자리매김 됩니다.

   

전통가옥에 스며있는 음양의 원리와 오행의 원리, 그리고 풍수적인 간잡이 원리 등 우리의 전통 건축물을 이해하기 위하여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요소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이 점을 모르고 대뜸 답사부터 간다면 그저 가서 보고 그 앞에 기념사진 한 장 찍고는 문화재 관람 다 했다는 식의 관광 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맛집 찾아 토속음식 한 가지라도 먹으면 그것이 더욱 추억에 남는 주객이 뒤바뀐 문화재 답사가 되지 않을런지요.

 

졸필을 끝까지 읽어 주신 회원님들께 무지무지 감사드립니다. 날마다 즐겁고 행복하시길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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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박차고 | 작성시간 14.08.30 아하 집의 명칭 뜻을 인제야 알았네요.
    베리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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