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방문하고 있을 때, 우리나라 기업인 몇 명을 아르빌에서 만났습니다.
이 분들은 두바이와 아부다비 등지에 체류하는 대기업의 지사장들이었는데,
이라크의 상황에 대한 얘기를 서로 나누기 위해 제가 묵고 있던 호텔의 레스토랑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쿠르디스탄 기업인 한명이 합석을 했습니다. 한국과의 교역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꼬리꾸르드(Kori-Kurd)라는 회사의 대표입니다.
KRG(쿠르드 자치정부) 내무부장관의 조카라고 하더군요.
한국에서 온 손님들을 위해서 쿠르디스탄 최고의 요리를 대접하겠다 했습니다.
우리로 치자면 수육이 나오더군요.
우리 수육과 다른 점은 양고기라는 점, 그리고, 내장과 골(뇌)까지 함께 나온다는 것이었죠.
그런데, 우리 쇠고기 수육이나 돼지고기 수육에도 이런게 나오죠?
(사실, 저는 소나 돼지고기는 먹어도 그 부속물은 잘 먹지 않습니다. 순대조차도 별로 즐기지 않죠.)
한국 비즈니스맨들은 멀뚱멀뚱 음식접시를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도 먼저 포크를 들지 않았습니다.
저거 먹어도 되는 거야? 어떻게 안 먹고 넘어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들이었겠지요..ㅎㅎㅎ
고기, 창자, 위.. 어떻게 맛있게 보이시나요? ㅋ
아래는 뇌, 척수입니다. 캬캬캬~~~

( 이 사진들은 첫번째 이라크 방문 마지막 날 밤에 제 쿠르디스탄 아우가 주문해 준 음식 사진들...
그러니까, 저는 두번 이런 음식을 대접받은 겁니다)
제가 먼저 포크를 들고 뇌를 후벼 팠습니다. 닝닝한 맛..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소금을 듬뿍, 후추를 듬뿍 뿌렸습니다. 그리고 냠냠냠 맛있게 먹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꼬리꾸르드 사장이 엄지손가락을 쳐들더군요.
사실 보기에도 그렇고 맛도 그렇고...별로 먹고 싶은 음식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몸에는 끝내주게 좋답니다. 한국남자들 몸에 좋다면 뱀도 개구리도 싹쓸이 한다는데...
심지어 살아있는 곰의 쓸개에 빨대를 꽂아 빨아 먹던 사람도 있었지 않습니까? ㅎㅎ
양 수육, 척수, 뇌 정도야 사실 아무것도 아닐텐데 말이죠.
사진속의 날짜를 한 번 보시죠...
2008. 5월이니 이때 우리나라에 광우병 촛불시위가 대단했었죠?
그런데, 양의 뇌를 먹으면 광우병과 같은 스크래피 (Scrapie)가 걸릴 수도 있답니다.
광양병(?)인 것이죠.
그러나, 광우병이나 스크래피 모두 채식동물인 소나 양에게 육류를 갈아서 사료로 먹이는 것 때문에
일어난다고 하죠.
쿠르디스탄에서는 양을 늘푸른 초원에 놓아 먹입니다.
스크래피 염려는 안 해도 되는 것이죠.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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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소금 작성시간 11.07.11 역시 우리나라 음식이 최고 인 것 같습니다. 며칠 먹으면 질리겠군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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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카페지기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1.07.12 저런 음식을 매일 먹는 건 아닙니다.
우리도 수육을 매일 먹지 않듯이요..^^
우리 음식이 최고이긴 한데...일단 해외나가면 어느 음식이든 다 잘먹도록 스스로
훈련시키는 것도 필요합니다.ㅎㅎ -
작성자작은자 작성시간 11.07.22 그렇죠!! 그 나라에 가면 그 나라의 음식을 반듯이 먹어보는 것도 훈련이지요,근데 해외출장 가면서 고추장, 된장,김치 가져 가는 사람들 외국가서 김치찾는 사람들 조금 이상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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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덴버 작성시간 13.02.02 ㅎㅎ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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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유누스 작성시간 14.03.14 입에 맞는 음식을 접할수 있다는것은 여행지에선 큰 즐거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