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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서

렘 18:19-23 날 것 그대로의 모습

작성자JollyRoger|작성시간26.06.13|조회수1 목록 댓글 0

렘 18:19-23을 보면, 대선지자라도 인간적 호소의 기도는 할 수 있네... 물론 싹 다 밀어버리라는 진의는 아니었겠지만...

예레미야 18장 19-23절은 성경을 읽는 많은 이들을 당혹스럽게 만드는 본문 중 하나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대선지자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격렬하고 처절한 인간적인 분노와 저주가 여과 없이 쏟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아내들은 자녀를 잃고 과부가 되며 그 장정은 죽음을 당하며... 그들의 발걸음을 주 앞에 넘어지게 하시되..."라는 기도는, 우리가 아는 '눈물의 선지자'나 '원수를 사랑하라'는 신약의 이미지와는 너무나 동떨어져 보입니다.

지적하신 "인간적 호소의 기도"라는 점과 "싹 다 밀어버리라는 진의는 아니었을 것"이라는 대목을 중심으로, 이 처절한 기도의 실체를 세 가지로 나누어 묵상해 볼 수 있습니다.

1. 완벽한 성인이 아닌, 날 것 그대로의 '인간 예레미야'
하나님의 사람이라 할지라도 감정의 한계와 고통을 느끼는 연약한 인간임을 이 구절은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예레미야는 로봇이나 천사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백성들을 구원해 보겠다고 눈물로 중보기도를 하던 사람이었습니다(20절: "내가 주의 분노를 그들에게서 돌이키려 하고 주의 앞에 서서 그들을 위하여 선한 말씀 한 것을 기억하옵소서").

그런 자신을 향해 백성들이 돌아온 보답은 '생명의 위협과 음모(구덩이를 파고 올무를 놓는 행위)'였습니다. 선을 악으로 갚는 대중의 배신 앞에서 예레미야의 심장은 문자 그대로 찢어졌을 것입니다.

성경은 예레미야의 이 거친 분노를 경건하게 포장하거나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기록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내면의 가장 추악하고 아픈 감정까지도 날 것 그대로 쏟아놓을 수 있음(탄식시의 특징)을 보여주는 영적 비상구 같은 본문입니다.

2. "싹 다 밀어버리라"는 사적 복수가 아닌, '공의의 집행'에 대한 갈망
성도님이 짚어주신 대로, 예레미야의 진의는 사적인 감정으로 "저것들 꼴 보기 싫으니 다 죽여주세요"라는 유치한 복수극이 아닙니다. 이 기도는 하나님의 공의(Justice)가 살아있음을 보여달라는 처절한 탄원에 가깝습니다.

당시 유다 사회는 악이 승리하고 선이 짓밟히는, 완전히 뒤집힌 세상이었습니다. 거짓 선지자들은 떵떵거리고, 진짜 말씀을 전하는 자는 죽임당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 상황이 계속 방치된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통치와 공의가 무너졌음을 뜻합니다. 따라서 예레미야가 구한 저주는 악인들에 대한 개인적인 화풀이라기보다, "하나님, 악이 이대로 승리하게 두지 마옵소서.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공의로운 심판을 역사의 무대 위에 엄정하게 드러내 주옵소서"라는 선지자적 공의의 갈망이 인간의 격정적인 언어로 터져 나온 것입니다.

3. 예레미야의 기도가 가진 구속사적 역설
재미있는 점은, 예레미야가 이렇게 "그들을 용서하지 마시고 주 앞에서 넘어지게 하소서"(23절)라고 부르짖었지만, 정작 하나님이 바벨론을 통해 유다를 심판하실 때 예레미야는 어떻게 합니까?

그는 심판받는 동족을 보며 고소해하기는커녕, 눈물이 시내가 되도록 울며 《예레미야 애가》를 지어 불렀습니다.

결국 이 기도는 "더 이상 제 힘으로는 저 악독한 백성들을 품을 수 없습니다. 제 사랑과 인내의 밑천이 완전히 바닥났으니, 이제는 하나님이 직접 일해 주십시오"라는, 사역자의 철저한 파산 선언이기도 합니다.

결론
위대한 선지자라도 사역의 현장에서는 상처받고 곪아 터져 비명을 지르는 한 인간이었습니다.

"싹 다 밀어버리라"는 그의 거친 부르짖음은, 역설적으로 **자신의 온 삶을 던져 사명을 감당하려 했던 자만이 흘릴 수 있는 '가장 뜨겁고 아픈 눈물의 다른 이름'**이었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 거친 저주 기도를 들으시고 예레미야를 징계하시는 대신, 그의 억울함과 고통을 묵묵히 들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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