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름 : mulun 번 호 : 1462
작 성 일 : 2001/08/11 (토) PM 05:19:52 조 회 : 572
머나먼 이 곳에서....
N)누군가가 그랬다. "한 그루의 나무는 자신의 비참함조차 깨달을 수 없다"...고...
#1: 2학년 복도
약간 곱슬기가 있는 커트머리의 여학생이 웃음을 띤 채 복도를 걸어오고 있다. 지민이다. 맞은 편에서 무표정한 한 남학생과 아담한 체구의 귀엽게 생긴 여학생이 걸어온다. 앞만 응시한채 서로가 가까워 지고..서로 마주치는 데에서 스틸
N)그렇기에 인간의 위대함을 우리는 이해할 수 있다고...
#2:동아리 방
약간 긴 생머리를 뒤로 묶은 활발한 여자애가 옆에서 뚱한 표정을 짓는 남학생에게 뭐라고 투덜거리고 있다. 그 모습을 그저 웃음띤 얼굴로 바라보던 지민, 문득 느끼는 시선에 고개를 돌려보면 무표정한 단발머리의 여학생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시선을 받으면 다시 고개를 돌려버리는 여학생. 지민, 쓴 웃음 짓는데에서..
N)그러나 그것은 비참함을 겪어보지 못한 위선자가 내뱉는 말이다.
#3:한적한 골목길
사람이 별로 없는 골목길, 지민 혼자 걸어가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다들 고급 주택들. 학교에서오는 달리 무표정한 얼굴로 걸어가는데, 뒤에서 차가 오는 소리가 들린다. 살짝 옆으로 비키면서 고개를 돌려보면, 아까 복도에서 마주쳤던 남학생과 여학생이다. 고급 승용차를 타고 지민 옆을 스쳐나갈 때 서로 마주치는 얼굴에서 스틸.
N)극복조차 할 수 없는 비참함. 그것을 아는 존재가 오직 인간이라면...
#4:고급 주택 안
지민, 신발 벋고 들어가면 커다란 집에 아무도 없는 듯. 가방을 마루에 아무렇게나 내던지고 방에 들어가고...몇 분후, 사복을 입고 나오면서 어딘가로 나간다.
N)인간따위!!
-Track one: Kanariya sung my Hamasaki Ayumi....first fragment
#5:젊은이들이 넘치는 밤 거리
유흥업소가 넘치는 밤거리를 돌아보면 요란하게 차려입은 젊은 남녀가 득실대고 있다. 그 중, 약간 끝 쪽에 자리잡은 좀 고급스러워 보이는 바(BAR)에서 모여있는 무리가 보인다. 카메라 가까이 가면 지민의 모습이 잡힌다.
준영(담담한 얼굴로 절도있게)그럼, 오늘 1차 모임은 이것으로 끝내도록 하자. (주위를 둘러보며)따로 모임을 갖고 싶은 사람?
지희(심드렁)당연히 더 놀고 싶은 거 아니겠어? 딱딱한 회의만 하고 가려고 나온 줄 아니?
명지(킥킥 웃으며)놀려고 나온 것도 아니잖아?(슬쩍 준영을 보며)..다른 목표가 있는 거 아니었어?
명지의 말에 지희, 눈에 힘을 주고 명지를 노려본다. 대부분 2차로 어딘가에 놀러가자는 분위기. 시계를 슬쩍 바라보던 준영, 옆에 담담히 서 있는 지민을 바라본다.
준영(가볍게 웃으며)지민아? 넌 어떻게 할래?
지민(건조한)관심없어요.(준영을 향해)..몇 시에요?
준영(시계를 보며)음..9시 조금 넘었어. 그냥 집에 가기엔 아쉬운 시간 아니니?
지민(덤덤한)오빠는 고3 아니었나요? 꽤나 여유롭군요.
비꼬는 듯한 지민의 말투에 지희가 성을 내려고 하자 옆에서 명지와 친구들이 말리고...준영은 지민의 말투에 익숙한 듯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한다.
준영(피식 웃으며)하루정도는 이런 날도 있는 거지. 너무 초반부터 꽉 조여 사면 나중에 어떻게 견디겠냐?
지민(대꾸하지 않고 갈 준비를 한다.)
준영(지민을 바라보다가)내일 모레, 연진이 생일인 거 알지?
지민(여전히 대답없이 걸음을 옮긴다.)
준영(지민을 향해)이번엔 도망가지 마라.(생각난 듯)태훈이한테 단단히 준비시킬테니.
준영의 말에 지민, 뒤를 힐끔 바라보더니 묵묵히 걸음을 옮긴다.
지민(나직히)..젠장..또 당분간 시달리겠군..
#6:허름한 집들이 모여있는 동네.(달동네 야경)
다닥다닥 붙어있는 판자집들. 하나 밖에 없는 가로등이 오히려 을씨년스럽다. 간간히 지나가는 행인들. 누군가가 가로등 밑에 서 있다.
지민(툭치며)세진아.
세진(고개 들고)..꽤 늦었네? 늦게 끝났어?
지민(세진 옆에 서며)회의를 좀 길게 하더라구.(심드렁)지겨워서 죽는 줄 알았지.
세진(무표정한)어련하시겠어. 근데 뭐야? 회의있는 날에 왜 불러내?
지민(앞을 보며)..나 내일부터 몇 일간 지각 좀 할거다.
세진(지민을 바라보다가 다시 시선을 앞으로 돌리며)..또 뭔가를 하는 구만.(얼굴 찡그리며)3주 전에도 하지 않았냐? 뭘 그렇게 자꾸 한 대?
지민(퉁하게)내가 아냐? 하여간 잘난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이해가 안간다니까..
세진(덤덤하게)너도 잘난 인간 아니었어?
세진의 말에 지민, 가만히 앞만 바라보고 있다가 쓴 웃음을 지으며 몸을 일으키는데, 문자소리가 들린다. 가만히 문자를 보던 지민, 무표정한 얼굴로 문자를 지운다.
세진 ..뭔데, 보지도 않고 지워?
지민 ..잘못 옷 거야...나 간다.
세진 잘 가라.(지민 보며)참, 삼짱 언니가 너 좀 보자는데..
지민(심드렁)괜히 볼 필요 없어. 무슨 얘기하려는 건지 다 아니까..
세진 ...
지민(가면서)일주일 내에 준다고 해라.(찡그리며)근데 좀 아껴쓰라고 해라. 어째 주기가 점점 짧아지는 것 같애.
세진 ....
지민(멀어져가는 소리로)참, 내일 그거 너희 집에 갖다 놀 거야. 나중에 확인해 봐.
지민이 사라져가자 가만히 지켜보던 세진, 집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세진(중얼거리며)...불쌍하다는 것조차 사치겠지..저 애한테는..
#7: 아침, 고급주택가.(지민네 집)
지민, 주방에서 말 없이 식사를 하고 있다. 아침부터 화려한 식탁. 그러나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지민이 식사를 마치고 일어나는데 뒤에서 소리가 들린다.
지민 모(놀란 듯)..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지민(그릇 갖다놓으며)음..학교에서 뭐 할 일이 좀 있어서..
지민 모(시계를 보다가)..5시 반인데? 7시까지 등교 아니니?
지민(웃으며)맨날 바쁘게 걸어가던 길, 좀 천천히 걸어보고 싶어서 그래.(화제 돌리듯)언제 왔어? 어제 집에 왔을 땐, 없었는데..
지민 모(의자에 앉으며)그냥 쇼핑 좀 했지..(웃으며)참, 내일이 연진이 생일이라며?
지민(가방을 챙기며)응..
지민 모 나도 선물을 주고 싶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녔어. 내일 갈 때 내 선물로 전해주렴.
지민(피식 웃으며)알았어..걔는 복도 많지~나한테서 두 개나 받다니.(일어나며)나, 갈게.
지민 모(일어서며)어머, 지금? 너 태훈이한테서 연락 못 받았니?
지민(심드렁)무슨 연락?
지민 모(이상하다는 듯)..어제 태훈이가 오늘이랑 내일은 자기들이랑 같이 가자면서..이상하다? 연락했다고..
지민(웃으며)원래, 문자라는 게 가끔씩 그래. 어쨌든..난 모르는 일이다, 알았지?
지민 모 태훈이한테는 뭐라고 하니?
지민(문 열며)내가 앤가 뭐..내일 파티장에서 만난다고 해. 다녀오겠습니다~~
지민 모 그래..
웃으며 문을 닫은 지민, 순식간에 얼굴을 굳히더니 휴대폰을 꺼내 전원을 꺼버린다.
지민(낮은)..빌어먹을 녀석..엄마한테 연락하다니..(피식 웃으며)하긴..머리 좋은 녀석이 매번 당할 리가 없지. 아예 방어를 치시겠다?
지민,헤드폰을 낀 채 걸음을 옮긴다. 가는 방향은 학교와 반대 방향이다.
지민(중얼거리며)..네가 그래봤자 내가 어딜 가는지 어떻게 알겠니..미안하지만 고생 좀 해라..
지민, 킥킥 거리며 한적한 아침 길을 걸어갔다.
E)아침에 나갔다구요?
카메라 돌리면 지민네 거실에 얼굴을 찡그리고 앉아있는 태훈과 미안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지민 모가 보인다.
지민 모(미안한)그게..지민이는 연락을 못 받았대..그래서 애가 모르고 있었나봐..
태훈(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린다.)..문자를 보내는 게 아니었는데..
지민 모(쩔쩔매며)내가 말 하기는 했는데..그냥 나가버리더라구..
태훈(고개를 들고)..어디로 간다는 말은 했습니까?
지민 모 ..그냥 학교 간다는데? 오랜만에 여유롭게 걷고 싶다고..
지민 모의 말에 태훈은 피식 웃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태훈(예의바르게)아침 일찍 폐를 끼쳐서 죄송합니다.
지민 모(여전히 미안한)..미안하구나..
태훈(웃으며)안녕히 계세요. 이만 가보겠습니다.
지민 모 어..그래..아, 태훈아.
태훈 ?
지민 모(웃으며)요즘..연진이랑 우리집에 잘 안오던데..지민이랑 싸웠니?
태훈(덤덤한)....아뇨..그저 서로가 나름대로 바쁘고 하는 일이 다르다 보니 자연히 그렇게 된 것 같은데요.
지민 모 그래..나도 연진이랑 태훈이 본 게 너무 오랜만이어서 그래..어렸을 땐 곧잘 와서 같이 놀았는데..
태훈(웃으며)..나중에 시간 나며 다시 자주 만날 수 있겠죠..
지민 모..그래..어머, 내 정신 좀 봐. 학교 가는 애한테..(웃으며)잘 가거라. 연진이한테 생일 축하한다고 전해주렴.
태훈 예. 안녕히계세요.
지민의 집에서 나온 태훈, 앞에 서 있는 검은 색 고급 승용차에 오른다. 이미 태훈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태훈(덤덤한)..이미 갔다고 하는데..
연진(무표정한)...어제 연락했다고 하지 않았어?
태훈(건조한)했지..문자로..
연진 ...
태훈(피식 웃으며)..지민이가..문자를 봤을 거라고 생각한 거냐?
연진(고개를 돌리고)..내일, 온대?
태훈(덤덤한)..어머니 말씀으론 온다고 하는데..
연진(말자르며)그럼, 됐어.(기사에게)출발해주세요.
태훈(무표정한)...
N)목소리를 죽인 카나리아는..울지 못하는 것이 아니고..울지 않는 거야..
#8:아침 출근 러쉬의 도로.
회사원, 학생들로 붐비는 인도와 버스, 승용차로 붐비는 차도. 모두가 급한 얼굴로 초조해햐며 앞으로 향해가고 있다. 그 와중에 천천히 거리를 걷는 지민. 헤드폰을 끼고 무언가를 흥얼거리며 걸어가고 있다. 걸어가다가 무언 가를 발견했는지 진열대로 가까이 다가간다.
지민 N)굳이 무언가를 주려고 하는 건 아니다.
다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지민. 걷다가 급히 뛰어가는 무리들한테 이리저리 부딪혀서 길 가로 밀려난다. 사과도 하지 않고 가버리는 사람들..지민, 물끄러미 바라보며
지민 N)마음이 부서지는 것, 그것은 세상에서 제일 견디기 힘든 것..
피식 웃으며 다시 걸음을 옮기던 지민, 옆으로 나 있는 조그만 골목길로 들어간다.평범한 주택들이 모여있는 골목길. 등교시간대라서 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끊임없이 걸어나오고 있다.
지민 N)꿈이라는 것, 마음이라는 것..
물끄러미 학생들을 바라보던 지민, 자신의 시계를 바라보면 7시가 다 되어간다. 별 상관없다는 듯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지민 N)깨지는 것..부서지는 것이 두려운 우리.
주택가의 끝으로 가면 조그마한 경사진 길이 나온다. 지민, 심호흡을 하더니 경사위로 올라간다. 계속 올라가더니 세 갈래로 나뉘어진 길에 도착한다. 어제 세진을 만났던 곳이다. 지민, 잠시 숨을 고른다.
지민 N)무엇 하나 얻으려 하지 말자. 무엇 하나 주지 말자.
숨을 고르던 지민, 한 쪽으로 올라가더니 어느 집에 들어간다. 들어가면 아무도 없는 단칸방의 허름한 판자집. 잠시 주위를 둘러보던 지민, 방 구석 벽지를 조심스럽게 뜯더니 얇은 봉투를 꺼내서 그 안에 댄다. 다시 벽지를 덮고 살짝 붙인다. 워낙 때가 많이 탄 벽지라 티가 나지 않는다.
지민 N)그렇게..우리를 지키자..
가만히 서 있던 지민, 시계를 바라보면 7시20분이다. 이미 방송수업이 시작했을 시간이다.
지민(피식 웃으며)..지금쯤 가면 딱 맞겠군..
방을 한번 둘러보던 지민, 다시 밖으로 나와서 학교를 향해 간다.
지민 N)난 그렇게...울지 않을 것이다..
#9:지민네 교실
시계는 거의 8시를 가르키고 있고 이미 방송수업은 끝난 듯 상당히 시끄럽다. 뒤 쪽에서 세진, 엎드려 자고 있고..반대편 분단 뒤 쪽에서 덤덤한 얼굴의 태훈은 책을 읽고 있다.
혜원(얼굴 찡그리며)얘는 또 왜 안 오고 있냐? 하여간 잘 있다가 가끔씩 이런다니까..
애라(손톱 손질하며)내 말이 그 말이야..별 문제 없이 다니다가 갑자기 터프하게 나간다니까..
유미(잠 와서 미치겠다.)..음..그..런가....
애라(빽 소리지르며)야! 잠 깨! 좀 있으면 수업이라구!!
혜원(시간표 확인하다가)..오오..(죽을 상이다)수학이다..
혜원의 말에 옆 분단에서 엎드려 있던 신화, 벌떡 일어난다.
혜원(뚱하니)왜 일어나냐?
신화(역시 뚱하니)수학이라며?
애라(눈 동그랗게 뜨고)..또 나가려고?
신화 두 말하면 입 아프지. 난 튈테니 선생님이 나 찾으시...야! 아파!
혜원(으르렁거리며)어~디로 도망가시나~유신화...(눈 부라리며)너 도망가면 내가 깨지는 거 알면서 이래?
신화(역시 으르렁거리며)..중학교 때, 그렇게 자진해서 날 골탕먹였으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지, 신혜원양?
혜원(새초롬하게)어머..그걸 아직도 맘에 두고 있어? 누가 밴댕이 아니랠까봐..
신화(욱하다가 시계를 보더니)..야! 좀 놔라, 엉? 이제 선생님 오신 단 말이다..
혜원(시계를 보더니 다시 신화에게)..넌 지민이가 아직 오지도 않은 건 신경도 안쓰냐?(얼굴 찡그리며) 뭐, 이런 녀석이 다 있어?
신화(퉁하니)내가 걔를 뭐, 학교를 못오게 했냐? 그리고..한 두 번도 아닌 일가지고 뭘 그렇게 호들갑..
E)고마워서 눈물난다, 아주..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신화, 혜원 돌아보면 지민이 입을 내밀고 서 있다.
지민(신화 노려보며)뭐..나도 네가 수업을 튀건 말건 별 신경은 안쓴다마는..
신화(시선을 돌리며)..뭐..그래도 수업에는 왔네..흠..
혜원(신화를 놓으며)지민아-!!(하다가 지민 볼을 잡아당긴다)이게~뭐 하는 짓이냐~~엉??
지민(볼 늘어난 채)아허(아퍼).... 미앙애(미안해)..(혜원이 손을 놓고)..계집애..손만 매워요..
혜원(째려보며)이번엔 또 왜 늦었어?
혜원의 질문에 애라, 유미가 눈을 반짝이며 기대에 찬 눈빛으로 지민을 바라본다. 피식 웃던 지민, 잠시 뒤를 힐끔 바라보면 태훈이 안경을 쓴 채 묵묵히 책만 보고 있다.
지민(웃으며)..누구 선물 좀 봐두려고..내일이 생일이거든..
애라(눈 빛내며)누구? 남자? 여자? 남자지? 그치?
유미(기대에 찬 눈빛으로)남자친구지? 어떻게 생겼어? 어?
혜원(기가 막히다는 표정으로)얘들이 아주..스토리를 만들어라, 어? (지민을 보고)흠..근데...진짜 남자야?
신화 푸핫. 신혜원, 네가 그렇지 뭐..아닌 척 하면서 자기도 결국엔..
혜원 곱게 말할 때 책상에 박혀있거라. 어차피 튀는 것도 틀린 주제에..
지민(자리에 앉으며)야, 나를 봐라. 남자가 있겠니?(머리를 만지작 거리며)이 곱슬 머리를 정목하기 전엔 무리야 무리..(웃으며)여자애야, 여자애.
혜원(고개 끄덕이며)그래..그럼, 너 내일 모임에 못 나오겠네?
지민 음..아마도.
애라(손톱 마무리하며)여자친구 생일이라..(얼굴 찡그리며)그것 때문에 늦은 거야? 로맨틱하지 못하다, 얘..
혜원(찡그리며)넌 로맨틱하면 지각도 하고 결석도 할 애구나. 대단해, 아주..
애라, 혜원을 팩 째려보면 혜원, 뭘 보냐라는 식으로 맞받아치고..지민 그런 둘 웃으며 보다가 선생님을 본다.
지민 야,야. 선생님 오셨어.
혜원(울상으로)아침 0교시에 수학이 왠 말이냐. 윤리나 지리면 자기나 하지..
애라(대수롭지 않다는 듯)뭘 그렇게 따지냐? 그냥 자면 돼지..
혜원(책 꺼내며)아서라, 피바다한테 걸리면 사망이다...우우..
지민, 그런 혜원을 보며 잔잔히 웃다가 수업이 시작되자 수업에 임한다. 태훈, 뒤 쪽에서 덤덤한 표정으로 앞을 바라보고 있고..뒤 쪽에서 엎드려 있던 세진, 그런 태훈을 한 번 보더니 다시 고개를 엎드린다.
E)미쳤어, 아주!!
애라(책상을 두드리며)야, 우리가 천재냐? 증명이 왠 말이야~~
유미(의욕을 상실한 듯)..그거, 문제집에 안 나오는 증명이랬지?
헤원(머리를 박은 채)...어..(억울한 듯 머리를 들고)익~그딴 걸 어떻게 증명해?
신화(퉁하니)뭘 걱정하고 있냐?..'실수와 실수를 곱하면 실수가 된다'..몇 명이나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해?
지민(웃으며)하긴..전교에서 있을 까 말까..선생님도 별로 기대는 안 하실거야..
혜원(고개 들며)..그럴까?
애라(힘을 얻은 듯)맞아! 분명해! 누가 그런 걸 증명할 수 있겠니?
유미(여전히 힘이 없다)..난 그래도 힘이 없어...
지민 왜?
유미(울먹이며)...배고파...
아이들, 미치겠다는 표정으로 유미를 타박하다가 포기하고는 같이 매점에 가려고 움직인다. 웃으며 같이 움직이던 지민, 뒷 문으로 조용히 빠져나가는 태훈의 모습이 보이고..
혜원(지갑을 들고)..지민아? 안 가?
지민(헤드폰을 쓰면서)음..난 됐어..
애라 어? 넌 어디가게?
지민(웃으며)조용히 노래 좀 듣게..
지민이 웃으면서 교실을 빠져나가자, 혜원은 물끄러미 지민을 바라보다가 자신도 걸음을 옮긴다.
혜원 ...가자. (장난스럽게)배유미가 죽으면 얼마나 무섭겠어?
유미(고개 끄덕이며)어..무서울거야..
애라(미치겠다는 표정으로)...그저 무시하는 게 상책이야..
매점으로 가는 여자애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신화,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난다.
신화(찡그리며)..어디 조용한 곳 없나...
#10:학교 옥상
지민, 조용히 옥상 문을 열고 나오면 태훈이 옥상 난간에 기대서 운동장을 바라보고 있다.
지민(덤덤한)..연락 했었다며?
태훈(앞을 본 채)..음..
지민(별 신경쓰지 않는 듯)..난 문자 못 받았거든? 그래서 그냥 왔어.
태훈(그제서야 몸을 돌려서)..그럴까봐 어머니한테 말씀드렸는데..왜 그냥 갔지?
지민(무표정한)난 이미 5시 반에 나갈 준비를 하는데..너는 6시 넘어서 올 거 아냐. 잠 줄이고 일어난 건데..굳이 널 기다려야 할 이유가 없지.
태훈(한숨을 쉬더니)...그러면서 지각은 왜 했어?
지민(퉁하니)..연진이 생일이라며? 아무거나 줄 수 있겠어? 좀 봐 놔야지..
태훈(덤덤)..아침부터 문을 연 선물가게가 있었나보지?
지민(피식 웃으며)문은 닫혀있어도 진열대엔 물건이 있단다.(비죽이며)허구헌 날 차를 타고 다니니 알 턱이 없지..
지민의 반응에 태훈, 잠깐 얼굴 굳다가 다시 덤덤한 표정으로 말을 잇는다.
태훈 ..어머니께서는 집에 자주 오라고 하시는데..
지민(퉁하니)오지마. 올 필요 없어.
태훈(무시하고)연진이 생일이 지나면 주말에 좀 찾아뵐까 생각하는데..
지민(무서운 얼굴로)경고했어. ....오지마.
태훈(덤덤한)..네가 우리한테 이러는 거..어머니 모르시나보지?
지민(얼굴 돌리며)별로 얘기할 필요 없잖아? 어차피, 서로 시간이 바빠서 만날 일도 없고..
태훈(낮은)..핑계대지마. 네가 우리를 피한 게 언제부터인지, 네가 알잖아?
지민 ....
태훈(지민을 노려보며)..대체 우리가 뭘 잘못했길래 이러는 건지..알고 싶은데..
지민(무표정한)없어.
태훈 ...
지민(덤덤한)없으니까 신경쓰지 마.(태훈을 보며)..내가 싫어서 그러는 거야.
태훈 ..뭐가 싫어서 그러는 거지?
지민(비웃으며)말해봤자 넌 이해 못해.(낮은)이해시킬 생각도 안 해.
태훈 ...
지민(몸을 돌리며)난 간다. 내일 연진이 생일파티엔 갈테니 걱정하지마.
태훈(한숨을 쉬며)..5시까지 데리러 갈게.
지민(멀어져가며)필요 없어. 오지 마....오늘처럼 허탕치고 싶으면 오던지 말던지..
지민이 문을 닫고 나가자 태훈, 한숨을 쉬며 안경을 빼더니 이마를 짚는다.
태훈(중얼거리며)..정말이지 단단히 꼬였군..(피곤한 얼굴로)..또 뭐라고 하나..
태훈이 중얼거리며 옥상을 나가자 그늘에서 누군가가 나오더니 난간에 기대 운동장을 바라본다.
신화(밑을 응시한 채)...이 좋은 날씨에..(퉁하니)저게 뭔 짓들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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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음..그동안 여기서 정말 많은 글 읽고 여러 경험을 했지만..어디 흔적을 남겨 본적은 한번도 없습니다.-_-;;
TV에서 보고 단순히 '좋은'드라마였던 학2가 여기를 오고가는 동안 너무나 커다란, 그리고 저에겐 매일매일 살아가는 활력소 중의 하나가 되었답니다.
제가, 학2를 거의 끝부분에서 보고 무척 아쉬워서 학3을 굉장히 열심히 봤었는데..
그곳에서 만났던 여러 분들이 여기가 굉장히 좋은 곳이라며 추천을 해주시기에 이 곳을 알게 되었습니다.
굉장히 게으른데다가 싫증도 잘 내고..재주도 별로 없는 녀석이지만, 학2의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이어 가볼까 합니다.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 그리고...언제나 행복하세요.
mulun드림
윗글 : 1463 [서시]그렇게, 언젠가 느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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