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름 : 단편 번 호 : 1479
작 성 일 : 2001/08/17 (금) AM 01:21:28 (수정 2001/08/17 (금) AM 01:52:21) 조 회 : 423
인간을 사랑한 악마라는 글을 가져온 것입니다..^^; 사랑스런 악마!~~~^^
잼있게 읽으세요..^^;
< 1 >
악마를 아시나요?
충혈된 붉은 눈, 치켜 올라간 눈꼬리,
빨간 몸, 검고 굵은 뿔,
꿈틀거리는 꼬리.. 씩씩 거리는 숨소리,
손에 들고 다니는 혐오스런 낫,
검붉은 손 발톱, 박쥐의 날개..
여러분이 상상하시는 그 모습이....
바로 저의 모습입니다.
네.. 저는 악마(태훈)입니다.
우리 악마나 천사들은 인간들처럼 배꼽이란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기
때문에 배꼽이라는 것이 없어요..
우리는 만들어지기 때문에 완벽체입니다.
인간들 처럼.. 감정도 없고.. 눈물을 흘릴 줄도 모르며
웃을 줄도 모릅니다.
여러분이 상상하고 생각하는 저의 분노하는 모습이나
천사의 천진 난만하고 평화스런 모습은 만들어 질때부터
그렇게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이지
우리는 인간들 처럼 희노애락이라는 감정이 없습니다.
천사와 우리 악마는 생긴 모양만 틀릴 뿐이지
똑같이 만들어 졌습니다.
그래서 하는 임무도 같습니다.
죽은 사람의 영혼을 안내하는 것이죠..
천사들은 착한 사람들이 죽었을 때, 죽음의 순간부터
편안하게 안내하려고 예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고
우리들은 나쁜 사람들이 죽었을 때, 죽음의 순간부터
고통을 주기 위하여 역겨운 모습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
그리고, 그 자신이 죽었다는 것도 확인 시켜 주는 것이죠..
자신의 죽음을 부정하는 것은 착한 사람이나
나쁜 사람이나 똑같거든요..
그 사람이 착한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는 어떻게 아냐구요?
그건.. 그 사람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겠지요.... 훗..
< 2 >
자살이란 것....
이것은 그 사람이 착한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어린아이든 노인이든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이
모두 지옥행입니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의 생애에서 인류 공헌에 엄청난
이바지를 한 사람이라도 자살은 무조건 지옥행입니다.
그 이유는
태어난 생명은 그 목숨이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태어난 생명의 목숨은 그 자신의 것이 아닌..
그 주변 사람들의 것입니다.
그의 부모의 것이며.. 그의 친구들의 것이며..
그의 형제, 자매.. 그리고 자식들의 것입니다.
그들이 그의 생명을 조금 조금씩 나누어 가지고 있는 것이죠..
주변 사람들이 조금씩 나누어 가지고 있는
조금 조금의 자신의 생명을 하나 하나 모으면
자신의 수명이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살은 자신이 죽는 것이 아닌 주변 사람의 수명까지
일찍 단축시켜버리는 엄청난 타살 행위인 것입니다.
그래서 천계에서는 자살한 사람을 가장 지독한
지옥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자살은 살아있는 주변사람들에게 씻을수 없는 고통을
사는 동안 내내 안고 살게 합니다..
자살은 그렇습니다.
< 3 >
한 아파트 옥상에서 중년의 남자가 자살했습니다.
그의 영혼은 깨끗했습니다.
그러나 지옥으로 가야 합니다.
왜냐면 자살했기 때문이죠..
얼마 후 그의 장례식 날....
저는 그의 죽음을 확인시켜 주려고 그를 데리고
그의 장례식에 갔습니다.
그의 부인의.. 절규......
아들의 이를 꼭 다물고 울음을 참는 모습......
딸의 흐느낌......
남자 : 여보.. 미안하오.... 내가.... 미친놈이요......
힘들다고 자살을 택하다니..
내가 미친놈이요..........
아들아.. 미안하다....
내가 짊어지고 가던 모든 짐을 다 니가 가져 갔구나..
미안하다.. 사랑스런.... 내 딸 지민아......
너의 결혼식에는 꼭 내가 너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들어가려고 했다만....
용서해다오.... 이 못난 아비를..............
으아아아아아아아아 !!!!!!!!
아 . . . . . . . . . . . . . . . . . . . . .
그 중년 남자의 가족들을 향한 울부짖음 입니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의 모습을 볼 수도
그의 소리를 들을 수도 없습니다.
딸(지민)이 흐느끼다가 기절을 했습니다.
중년의 남자는 달려가 딸(지민)을 안으려 하지만....
딸(지민)은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남자 : 내.... 딸........ 내 딸........... 지민아.........
나의 딸아........ 일어나봐............. 일어나......
나 : 이제 그만 가지요.. 당신은 죽었어요..
< 4 >
지옥으로 그를 안내 하면서 그와 많은 얘기를 했습니다.
그 멀고 긴 길을 아무 말도 없이 간다는 것은..
지루한 일이지요....
남자 : 당신은 다른 악마와 틀리군요.. 무척 친절하네요....
태훈 : 그런가요..? 다른 악마를 본 일이 있는 것처럼
말씀하시는 군요..
남자 : 아니요.. 다른 악마를 본 적은 없어요....
하지만.. 알 수가 있지요......
태훈 : 제가 겁나진 안나요..?? 전 이렇게 무서운 모습인데....
남자 : 아니요..
저승으로 가는 길에 당신같은 악마를 만나서 다행이요..
태훈 : 그런가요....?
나도.. 당신같이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이 자살하다니....
씁쓸합니다. 무엇 때문이요..?
남자 : IMF 지요.. 회사에 내 청춘과 열정을 모두 바쳤는데..
명예 퇴직을 당했습니다.
태훈 : 당신도 그 때문이요?
요즘은 그것 때문에 자살해 지옥으로 오는 사람이 많답니다..
남자 : 저는.... 지옥행인가요..?
태훈 : 그렇소...... 억울하오?
남자 : 아니요..
가족들 가슴에 피멍을 들게 했는데....
뭐가 억울 하겠소......
한 가지 부탁이 있소.... 들어주겠소....?
태훈 : 무슨 ??
남자 : 내 딸을.... 내 딸 지민이를 보호해 주세요..
당신이라면..
당신같은 악마라면.. 들어줄 수 있을 것 같소..
부탁이요....
태훈 : 왜 그런....??
남자 : 아내는 강한 여자요.. 아들 또한 이제는 다 자라
가정을 책임질수 있을만큼 커버렸소.... 하지만..
가련한 내 딸은...... 그렇질.. 못하오....
태훈 : 모르겠소.. 그런 부탁은....
남자 : 부탁이요.. 내 딸 지민이를 보살펴 주시오..
그럼 지옥에서 나마 편안하겠소......
태훈 : . . . . . . . . . . . . . . . . . . .
저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 5 >
중년 남자에게 아무 말도 못했지만
전.. 매일 그녀를 찾아갔습니다.
그녀 주위를 빙빙 맴돌면서 그녀를 보호하게 되었죠..
그녀는 이런 말을 해서 가끔 저를 기쁘게 한답니다.
지민 : 아.. 요즘은 정말 운이 좋은 것 같아..
뭐를 해도 잘 된단 말야..
그런데.. 어느 날 부턴가....
그녀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뭐를 하든 어디서든.. 그녀가 생각났습니다.
아.... 무슨 조화 일까요....??
그걸 천사 친구 녀석에게 말했습니다.
악마들이 모르는 것을 천사들이 가끔 알 때가 있거든요..
그런데, 그 천사 녀석이 얼토당토 않은 말을 했습니다.
그게 바로 인간들이 하는 사랑이란 거야..
괴상한 녀석같으니라구....
저는 천사 놈이 거짓말 하는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녀 생각을 하다가 다른 영혼을 데려오기도 해
천계가 혼란 스러워지기도 했고, 그녀만 생각하다가
데려올 영혼은 안데려 오고 그녀를 보러 가기도 했습니다.
정말 . . 이런 게 사랑일까요..?
난 . . 아무 감정도 없는 악마인데 . . . . . . . .
아 . . 무 . . 감 . . 정 . . 도 . . 없 . . 는 . .
< 6 >
오늘도 그녀를 보러 갑니다.
그녀에게 남자 친구가 생겼습니다.
그녀와 그녀의 남자 친구가 손을 잡고 팔짱을 끼고
키스를 하는 것을 모두 보았습니다.
왜냐면 전 곁에서 지켜보며
그녀를 보호해 주어야 하니까요..
이젠.. 그 중년 남자가 부탁해서
그녀를 보호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녀를 보호해 주는 게 제게 의미있는 일이 되었고
그녀를 보호해 주지 않고는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그녀와 그녀의 남자 친구가 손을 잡고
팔짱을 끼고 키스 할 때마다 가슴이
불에 데인것 처럼 따끔거리고 울렁거렸습니다.
이런 걸 사랑이라고 하나....????
그래서 천사놈에게 또 물어 봤습니다.
이 놈.. 정말 이상한놈이네....
니가 그런 걸 느낄 수가 있단 말야....??
정말.. 희안한 일이네....
인간들은 그런 걸 질투라고 부르더라..
정말 괴상 망측한 녀석이네.... 뭐야.. 이 놈....
질투라구요....????
이상합니다.. 전 배꼽이 없는 완전체..
만들어진 생물 악마란 말입니다......
< 7 >
오늘은 그녀와 그녀의 남자친구가 교외로 드라이브를 갑니다.
녀석은 운전석에 타고 그녀는 조수석에 타고
서로의 사랑을 속삭입니다.
다시 가슴이 불에 덴 것처럼 따끔거리고 울렁거립니다.
녀석이 운전을 하면서 그녀에게 뽀뽀를 하려 합니다.
이.... 이런......
끼이이익~!
쾅~!!!!!!!
이런.... 교통사고 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기절만 하고 다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그녀를 보호해 주었기 때문이죠....
그녀의 남자 친구는 그 자리에서 죽어버렸습니다.
천사가 와서 데려가더군요..
저런 녀석도 천사가 와서 데려 가다니....
천계가 저 때문에 어지러운 탓일까요..??
참.. 별꼴입니다.
그녀가 깨어났습니다..
피투성이가 되어 죽어버린 자신의 남자친구를
보더니 절규했습니다..
지민 : 아아아아아...... 이게.. 무슨.... 무 슨......
이런...... 아아아아아아.............
그녀가 이렇게 슬퍼하며 절규하는 모습은
그 중년 남자가 죽었을 때 보고 두 번째 입니다.
이게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녀의 맘을 슬프게 해서는 안됩니다.
그녀가 슬퍼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을 예리한 칼로
오려내는 듯한.... 그리고, 머리가 띵하고 눈에
무슨.... 땀같은 것이 흘러 내렸습니다.
이건.. 또.. 무슨 감정이죠....??
이젠 알았습니다..
전 그녀를 사랑했고
그 사랑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젠 . . 이젠 . . 알았습니다.
그녀의 남자 친구를 데려가는 천사에게로 날아갔습니다.
< 8 >
천사 앞을 막아섰습니다.
천사 : 뭐야....??
태훈 : 그를 내게.. 줘....
천사 : 안돼.. 이 사람은 천국행이라구..
지옥행이 아니란 말야..
태훈 : 그를 내게 줘....
천사 : 뭐야.. 지금 그 태도는....
뺏기라도 하겠단 말야......??
태훈 : 그를 내게.... 줘....
전 천사와 싸워야 했습니다.
천사든 악마든.. 싸우는 것은 천계에서
금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 . . .
신화(남자친구) : 여긴....................
태훈 : 헉 . . 헉 . . . 그래 . . . . . .
니 육체 . . . . . 들어가. . . . . .
신화 : 네....?
태훈 : 헉헉 . . 육체 속으로 . . 헉헉 . .
들어가라구 . . . . . 헉헉 . .
어어 . . . . . .어서 . . . . . . .
신화 : 어.... 어떻게...........
태훈 : 일단 육체 위에 . . 눕기 . . . 헉헉 . . 라도 . .
하란 . . . . 헉헉 . . 말야 . . . . . 쿨럭 . . . . . . .
내 입에서 입에서 피가 나왔습니다.
신화 : 아.... 알았어요..
그녀가.. 제가 사랑했다는 것....
그것 만이라도 알아준다면....
아니..
제가 존재 했었다는 것 만이라도 알아준다면....
이렇게 소멸되어 가는 것이 억울하진 않을 텐데......
하지만..
그래도 제가..
다른 악마들이나 천사들이 느껴보지 못한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고 소멸되어 가니 기쁘고
소멸되지만.... 녀석을 살려..
그녀를 기쁘게.... 해 줬으니...........
전 . . . . . . . .
소멸되지만.. 그녀를 기쁘게 해 준 것......
그게.. 그게.. 절...... 기쁘게 해 줍니다..
이 기분 알 수 없습니다..
이게.... 기쁘다라는 감정이군요....
소멸되며 마지막으로 얻어가는 이 기쁨이란 감정....
전.. 많은 것을 얻고 갑니다..
슬픔 . . 질투 . . 사랑 . . 기쁨 . .
다른 천사나 악마들은 그런 걸 알까요..??
전.. 사라져 갑니다....
점점..
점점....
이젠.. 아무 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모습이 희미해져 갑니다....
그녀 : 당신은 나를 위해 죽을 수 있나요..?
나 : 아니요.. 난 그대를 위해 죽을 순 없어요..
그녀 : 날 사랑하지 않나요..??
나 : 아니요.. 그대를 죽도록 사랑해요..
그녀 : 그런데.. 왜....??
나 : 그대가 살아있는 한 죽음의 문턱에서라도
살아남아 그대를 꼭 사랑하겠어요..
그녀 : 고마워요..
나 : 내가 만약 죽는다면.. 내 곁에선 그대가 없어
너무 슬퍼 난 소멸될 거에요..
그대가 살아남는 한 꼭 살아남아서 그대를 사랑하겠어요.
그대가 세상에 없다는 건.. 내겐.. 곧 죽음과 같마요..
---- 당신을 위해 죽지 못해요..
꼭 살아남아서.. 당신을 사랑하겠어요..
당신을 위해 죽지 못해요..
미안해요.. 당신을 위해.. 못 죽어요..
그대가 너무 슬퍼할까봐.. 그대를 위해..
난 살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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