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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jonathan] 氷 月 - 빙 월 (1)

작성자김주혜|작성시간01.09.21|조회수600 목록 댓글 0



[jonathan] 氷 月 - 빙 월 (1)

이 름 : jonathan 번 호 : 1028
작 성 일 : 2001/03/11 (일) AM 04:37:48 (수정 2001/03/11 (일) AM 05:20:55) 조 회 : 964


Intro.


모든게 우릴 헤어지게 했어

모든게 우릴 헤어지게 해
MUSIC








당신은 물위에 떠 있는 빙산 같아요.

언제나 그만큼이죠.

나에게 보이는 것은 언제나 그 만큼.

당신의 모습에서 지극히 작은 일부분.


물 안에 잠기어 보이지 않는

당신의 그 큰 부분을

나는 언제나 혼자

상상하고, 상상하고

생각하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가.....

결국엔 바래요.



그래요.


나는요.



당신을....


바래요....

그러니 당신은 나를 필요로해줘요.


사랑같은건 이제 꿈꾸지도 않아.



나는 다만...

당신을 바랄뿐이니....



당신은 나를 필요로해 줘요.





그래줘요.






#. 어둑 어둑한 저녁 도시
해가 어스름하게 지고 있는 배경 보인다.

태훈(E) :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할까요.


어쩌면 조금은 긴 이야기가 될찌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제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시겠습니까?




#. 어두운 방안
40살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자와 어린 꼬마 아이 보인다.
불도 켜지 않은 방안.
남자 곁에는 빈 소주병이 뒹굴고 있다.
꼬마 아이 웅크린채 벽에 기대어 무릎을 세우고 앉아있다.
남자 연신 소주를 마시고 있다.

꼬마 남자아이 남자를 가만히 쳐다본다.
아이의 시선을 느낀 남자 술병을 옆에 놓고는 웃음을 짓는다.
남자 이리 오라는 듯이 아이를 향해 손짓을 한다.
아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일어나서 남자 곁으로 간다.

남자 아이를 옆에 앉히고 아이를 품에 안는다.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남자
어딘지 모르게 슬픈 웃음을 짓는다.
아이 그런 남자의 모습을 쳐다보며 말이 없다.

남자 : (아이를 안고) 신화야
(아이 남자를 쳐다본다.)
남자 : 너무 사랑하면 잃게 되는 법이란다.
(아이 아무말 없이 남자를 쳐다 본다)
남자의 웃는 얼굴에서 눈물이 흐른다.
남자 : 사랑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다고 믿었던 때가 있었지.
남자 눈을 감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남자 : 신화야 너는.... 너는 말이다.
가장 사랑하는 것을 곁에 두려고 하지 말아라.
아이 무슨 소리냐는 듯이 남자의 얼굴을 쳐다본다.
남자 : (아이를 품에 꼭 안으며) 곁에 두려고 하다보면
점점 더 멀어지다가 결국엔 잃게 되거든....
내 말..... 알겠니?
남자 아이를 품에 안고 입가에 엷은 미소를 짓는다.
웃음 짓는 얼굴 위로 흐르는 눈물
남자 : (자조적으로) 사랑이.... 모든 것을 이겨 낼 수 있다고 믿었던....
그런 때가 있었지....
곁에 두려고 할수록 잃게 되는.... 그런게....
많단다. 아주..... 아주 많이....
그러니까 신화야 넌 사랑을 잃지 않으려면 곁에 두려고 하지 마라.
꼭..... 그래야 해.
남자에게 안긴 아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표정
남자의 미소 짓는 얼굴 위로 흐르는 눈물 close up
black out


위로


Title : 氷 月 - 빙 월


#. 어린 신화 놀이터에 앉아서 놀고 있다.
나무 막대기로 모래위에 바둑판을 그리는 신화
옆에 여자 아이(어린 정연) 쪼그리고 앉아서
신화가 크게 모래 위에 바둑판을 그리는 것을 보고 있다.
한참을 그렇게 낑낑 거리던 신화.
주머니에서 돌맹이를 옆에 우르르 쏟아 놓는다.
어린신화 : 몇 점 놓고 시작할까?
어린정연 : (여전히 쪼그리고 앉아서 위로 신화 쳐다보며)
또 이 놀이를 하자구? 나 이거 재미없단말이야.
어린신화 : (신경쓰지 않는 듯) 2점?
어린정연 : 바둑 싫어. 난 맨날 지기만하고....
나랑 엄마 아빠 놀이 하고 놀자 응?
어린신화 : (계속해서 놀이터 바닥에 그린 바둑판을 보면서 뭔가 생각하며)
그럼 3점 놓고 두자. 그럼.
어린정연 : 근데 우리 아빠가 그러는데
너희 아빠. 바둑 우리 나라에서 제일 잘 두는 사람이래.
어린신화 : (대답 없다.)
어린정연 : 근데 왜 요즘은 안둬?
어린정연 : 너 바둑 두는것도 왜 싫어하셔?
아프신 다음부터....?
어린신화 어린정연 보면
어린정연 : 그때부터 싫어하시는 거야 그럼?
어린신화 : (한숨쉬는) 안둘꺼야?

#신화 집 현관
신화 밖에서 놀다가 들어오는 모습
신발을 보니 누군가 온 듯 여자의 신발이 보인다.
신화 표정이 밝아지면서 뛰어들어가고
어린신화 : 고모!
약간 열린 문틈 사이로 고모(찬주) 신화父(찬우)의 이야기가 들린다.
신화 들어가려다가 멈칫한다
찬주(E) : 아니! 오빠 생각을 해보라구요.
찬우(E) : 생각해 볼것도 없다.
찬주(E) : (언성을 높이며) 몇 년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찬우(E) : (소리를 지르며) 그만해. (귀를 막으며) 씨끄럽다고
찬주(E) : (찬우의 급작스러운 행동에 놀라며) 오빠. 오빠 왜그래요?
찬우(E) : (소리지르는) 우리 신화는 바둑 두게 안할꺼다. 안시킨다고
찬주(E) : 재능이 아깝잖아. 오빠가 안시키면 김기사 내제자로 들어가게 하면...
찬우(E) : (찬우 괴성을 지르며 귀를 손으로 막고 쓰러지며 뒹구는
몸이 몹시 떨리는...)

신화 벽에 기대서 가만히 그 소리를 듣고 있다.
찬우(E) : (되뇌이는) 민정이가 바둑을 얼마나 싫어하는데 우리 신화까지 그럴 수는 없어.
찬주(E) : (소리 지르는 찬우 붙잡아 진정시키며) 다 지난 일이잖아요.
(울먹이며 찬우 부축하며) 오빠. 다 지난 일이잖아.
찬우(E) :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리며 부들부들 팔이 떨리는) 민정이는... 민정이는 바둑을 싫어해.
찬주(E) : (울먹이며) 오빠 미안해... 오빠 미안해요.
찬주 쓰러져 누워있는 찬우를 안고 서럽게 울면서.

#. 찬주 집 앞
찬주 큰 짐을 들고 어린 신화의 손을 잡고 집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

#. 찬주 집 안
찬주의 손을 잡고 들어온 신화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집안을 쳐다본다.
적막한 작은 연립주택
찬주 미소지으며 무릎을 땅에 대고 앉아서 신화와 눈높이를 맞추며
찬주 : 이제 고모랑 이 집에서 같이 사는거야.
어린신화 말이 없이 찬주의 말을 듣고 있다.
찬주 : 이제 신화 학교도 가고 친구도 사귀고 그래야지 (미소)
어린신화 : 아빠는요? 그럼 아빠는 누구랑 살아요?
찬주 : (머뭇거리는) 응... 아빠는.... 아빠는.....
신화야. 알지? 아빠가 마음이 많이 아프신거....
그래서 예전에도 네가 너무 어릴때라 기억이 안나겠지만
고모랑 살았었거든?
이제 괜찮아지셨는줄 알았는데...
의사 선생님이 아직 병원에 더 있어야 한데.
(울먹거리는) 그러니까 아빠 마음이 다 나을때까지 신화는
여기서 고모랑 사는거야.
신화가 여기서 공부도 열심히하고 있으면
아빠 다 나을꺼고 (눈물이 흐르는) 그때 같이 살면 되는거야.
어린신화 고개를 끄덕끄덕하는
찬주 눈물이 왈칵 쏟아지고 신화를 껴안는다.
찬주 : 불쌍해서 어떻하니 우리 신화....
불쌍해서....
그렇게 오래도록 신화를 품에 안고 우는 찬주의 모습 멀어지면서.....

# 저녁 놀이터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는 모습
찬주 손에 가득 장 본 물건을 들고 두리번 거리며 신화를 찾는다.
미끄럼틀에서 뛰는 아이 그네타는 아이,
서로 서로 뛰어노는 아이들이 찬주의 눈 안에 들어온다.
그러다가 멀리 바닥에서 앉아서 뭔가를 하고 있는 신화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찬주 : (반갑게) 신화야.
찬주 신화뒤로 가서 서면
신화 격자무늬를 그려진 바닥위에 돌들을 올려 놓으면서 뒤를 돌아본다
찬주 : (부드럽게) 신화야 뭐하는거야? 지금?
어린신화 머뭇머뭇하면서 말이 없는
찬주 : 그네 타고 놀던지 친구들이랑 놀던지하지
(옷에 뭍은 흙을 털어주며) 흙장난 하고 놀았어?
어린신화 : 지금 내 흑돌이 백대마를 잡았어요.
찬주 : (표정이 굳는) 응?
어린신화 : (머뭇거리며 찬주의 눈치를 살피며) 고모도 나 바둑두는거 싫어해요?

# 찬주 집
찬주 신화 밥을 먹고 있다.
찬주 말없이 밥을 먹고 있는 신화를 보고
찬주 : 바둑을 두는게 그렇게 좋아?
어린신화 찬주를 바라보는
찬주 : 고모는 네가 바둑 두는거 싫어하지 않아.
하지만..... 아빠가 싫어하시잖니.
어린신화 : 아빠가 정말 바둑 때문에 마음이 많이 아픈거에요?
찬주 : (놀라며) 누가 그런 소리를 해?
어린신화 : 사람들이...요
찬주 말이 없는
어린신화 : 나 바둑 두는거 좋아하지 않아요.
(찬주의 표정을 살피며) 고모 또 울어요? 울지 말아요. 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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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대여점
신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다.
가게 안에는 아무도 없다.
카메라 다시 밖이 환하게 보이는 가게 정면 유리를 비춘다.
뭔가 밖에서 빠르게 움직인다.
뭔가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이 느껴졌는지 신화 책을 읽다가 고개를 들어 밖을 본다.
아무도 없다. 고개를 갸웃 거리고 신화 다시 고개를 숙이고 책을 본다.
카메라 다시 가게 정면 유리를 비춘다.
다시 누군가 유리 앞을 빠르게 왔다 갔다 하는 모습
신화 다시 고개를 들어보면 아무도 없다.
신화 책을 덮고 문을 열어 밖을 보면
후다닥 허둥지둥 뛰어 멀리 사라지는 교복 입은 여학생 세명의 뒷 모습이 보인다.
신화 그렇게 사라지는 뒷모습 의아하게 쳐다보는데서

# 꺽어지는 동네 골목
지민 유미 애라 숨을 헐떡거리며 골목 벽에 기대어 서서
숨을 고른다.
지민 : (신나서) 봤어 봤어?
애라 : 보긴 무슨... (지민 야단치듯이) 그냥 책 빌리는 척 하고 들어가서 보자니까
지민 : (당황하며) 안돼 안돼. 그러다가 눈치 채면 어떻게 하라고
애라 : (한심) 어떻게 눈치를 채? 하루에 책 빌리는 애들이 수십명이 될텐데...
지민 : (한숨) 저번주부터 매일 매일 두 번씩이나 갔단 말이야.
애라 한심하다는 듯이 지민 보고
애라 : 말도 못하게 하면서 뭘 도와달라는거야?
지민 머뭇 머뭇
유미 : (지민 위로하듯) 멋있는거 같어 지민아.
지민 : (표정 밝아지며) 너는 제대로 봤구나.
유미 : (머뭇) 아니... 뭐.. 제대로 봤다기 보다 그냥 느낌이...
지민 그런 유미 쳐다보며
지민 : 둘다 똑같아. 됐다. 됐어. (약간 삐진 듯 집에 가려도 돌아서는)
애라 유미에게 (지민 들으라는 듯이)
애라 : 야. 우리나 가서 확실하게 보자. (돌아서서 가는)
매번 새로운 남자가 등장할때마다 봐주는 것도 지겹다만
그래도 친구 좋다는게 뭐야. 봐주는거지.
가자.
지민 : (다시 애라를 향해 뛰어가며) 야.....
애라 유미 약올리듯 빠른 걸음으로 사라지고 둘 쫓아 뛰어가는 지민

# 책 대여점 안
신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책 보고 있는데
중년의 여자(찬주) 들어오며
찬주 : 이제들어가봐. 신화야.
신화 여자보며
신화 : 어 고모. 왜 이렇게 일찍 나오셨어요?
찬주 : 모임이 생각보다 일찍 끝나서. 밥은 먹었어?
신화 : 그럼요.
찬주 : 피곤하지?
신화 자리에서 일어서며
신화 : 저쪽 책만 정리해두고 들어갈께요.
찬주 : 그냥 들어가도 된데두...
신화 뒤쪽 책꽂이로 사라지고

# 책 대여점 밖
애라 유리를 슬쩍 보고는 빠른 걸음으로 반대쪽으로 걸어가고
반대쪽에 서있던 유미, 지민보고
애라 : 어? 걘 없고 어떤 아줌마 있는데?
지민 : 정말? 벌써 들어갔나부다. 원래 좀 더 있는데. (갸웃거리며) 이상하다.
유미 : (못참겠다는 듯이) 이게 뭐하는 짓이냐.
난 그냥 가서 확실하게 볼래.
유미 가게 앞으로 가서 문을 열고
지민 유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 유미를 잡아당기는데
애라 : 야. 나도 같이 봐.
E : 쿵 (넘어지는 소리)

#. 책 대여점 안
문이 열리고 지민, 애라, 유미 우르르 쏟아지듯 넘어진다.
맨 아래 깔린 유미. 그 위에 지민. 애라 간신히 문을 붙잡고 위태 위태 균형을 잡는다.
찬주 소리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신화 뒤쪽 책꽂이에서 고개를 내밀고 문을 쳐다본다.
넘어져있던 유미 애라 지민 재빨리 일어나
교복 치마에 묻은 먼지를 털면서 무안하게 웃으며
서둘러 책꽂이 앞에 선다.
만화책을 고르는 척 하는 세사람
시선을 느끼고 있던 지민 카운터쪽을 쳐다보고
지민 : (무안한 듯) 책... 빌리려구요 하하...
찬주 웃는다.
지민 서둘러 아무거나 서너개 빼앗아 들고는
책을 가지고 카운터로 간다.
쭈빗쭈빗 카운터 앞에 서는 지민
지민 뒤에서서 신화를 빤히 쳐다보는 유미와 애라.
신화가 유미와 애라의 시선을 느끼고 쳐다보자
재빨리 유미 애라 시선을 돌리며 딴짓을 하는.
신화 만화책에 걸린 바를 스케너로 긁고는 지민에게
지민 책을 건내받고 꾸벅 인사를 하고 도망치듯 책방을 나오고
뒤따라 애라와 유미도 나오면서...
이상하다는 듯 신화 그런 뒷모습 쳐다보면서.

# 큰 주택 전경

# 지민집 지민방
태훈 앉아서 책을 뒤적이고 있다.
그때 노크 소리나고 문 열리고 지민母 들어오며
지민母 : (미안한 듯) 지민이 많이 늦네.
태훈 웃으며
태훈 : 기다리죠 뭐.
지민母 : 맨날 기다려서.... 미안해서 어떻게해?
태훈 : 괜찮습니다. 어머니
지민母 : 내가 이녀석을 정말..
그때 퉁탕 거리는 소리 들리고 지민 2층으로 뛰어 올라온다.
지민母 지민을 살짝 노려보며
지민 : 엇 엄마. (베시시 웃는)
(태훈보고) 어 벌써 왔어?
지민母 : 어딜 돌아다니다가 또 이렇게 늦은거야?


지민(E) : 아 정말 머리아파.
# 지민집 지민방
지민 기지개를 펴며 하품을 하고
태훈 그런 지민을 보면서
태훈 : 지금 네가 이렇게 하품이나 쩍쩍 할 때가 아닌거같은데...
어째 너는 그렇게 걱정되는게 없냐.. 수능이 며칠 남았다고
태평해가지고는..
지민 : 10분만 쉬고 하자? 응? 10분만 쉬고 해요. 선생니임~~~
네? (베시시 웃는)
태훈 : 그저 아쉬울때만 선생님이지. (단호하게) 그럼 딱 10분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민 책상에 엎드린다.
지민 : (졸린 듯 눈감고) 넌 정말 좋겠다.
태훈 책 뒤적거리다가 엎드려 있는 지민 보고
지민 : 지겨운 고3도 없이 대학에 척 붙어서...
나는 왜 이렇게 재미있는게 없는지 모르겠어.
다 너무 심심해. 재미있는게 한 개도 없어.
태훈 : (말없이 웃는다) 몇살이냐?
지민 : 나... 이제 19살 (피식웃는)
너무 불공평해. 나도 너처럼 학교 그만두고 검정고시나 볼 걸.
(한숨) 너무 답답하고 숨막혀.
넌 잘 모르겠지만.
태훈 웃는다.
지민 : 그러고 보면 세상은 참 공평하네
너도 모르는게 다 있고 말이지.
태훈 : (화제 돌리며) 오늘은 또 뭐하다가 늦은거야?
지민 : (뭔가 생각난 듯 벌떡 일어나며) 너 새로 생긴 책방 가봤어?
태훈 : (무슨 소리냐는 듯이) 응?
지민 : 우리 학교 앞에 새로 생긴 책 대여점 말이야.
태훈 ?해서 지민 보면
지민 : 거기 진짜 Cool 한 애 있어. 봤어?
태훈 : (피식 웃으며) 또 시작이군
이번엔 뭐? 축구를 잘하는 애야?
지민 : 아니. 책방에서 봤다니까 축구는 무슨...
태훈 : 그럼 저번에 누구지? 걔처럼 춤을 잘춰?
지민 : 아니. (웃음)
태훈 : 그럼 그 전에 또 있었잖아 누구더라... 개그맨 하겠다던
그런애야? 그럼?
지민 : 아니. (웃음)
태훈 : (알겠다는 듯이) 그럼 얼굴이 잘 생겼나보네 (웃음)
지민 : 것도 아니네요.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아.
태훈 말없이 웃는
지민 : 이번엔 그런거 아니라니까 정말 이라니까.
태훈 : 매번 정말이라면서 한달 넘어가는걸 못봤어.
지민 : 이번엔 진짜 진.짜. 라니까.
태훈 시계보며
태훈 : 10분 됐다. 책 펴. (웃음)
지민 궁시렁 거리며 책 펴는.

# 지민집 거실.
지민 tv를 보고 지민母와 앉아있다.
아주머니 과일을 테이블 위에 놓고 사라진다.
지민母 : (쯧쯧) 어째 공부를 한자를 안해.
지민 : (tv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 이것만 보고.
지민母 : 에구... 내가 못살아.
태훈이 봐라. 성실하게 공부해, 부모 속 안썩여.
지민 : (지겹다는듯) 또 시작이야?
그래 엄마딸 공부도 못하고 망나니여서 챙피해서 어떻게해.
태훈이 데려다가 아들삼아 살지 그래 아예,
지민母 : 말버르장머리 하고는...
지민 : (퉁퉁 거리며) 나도 학교 그만두고 검정고시 본다니까.
지민母 기가 막히다는 듯이 지민 보며
지민母 : 너도 과고 갔으면 그렇게 하라고 등 떠밀었을꺼다.
한박사 부부는 얼마나 좋을까.
속을 썪이기를 해. 공부를 안하기를 해.
지민 : 일절만 하세요. 어머니!
지민 혀를 내밀고 위층으로 올라가려는데...
가정부 : 사모님 사장님 들어오십니다.
지민 올라가려다가 다시 종종종 걸어 내려오며
지민 : (현관으로 고개를 빼꼼하게 내밀고는) 아빠!

#.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길
긴 길 위에 서있는 어린 신화
얼굴이 보이지 않는 한 여자 멀리서 아련히 보인다.
E : 신화야. 우리 아기.
어린신화 여자 가까이 뛰어가면 아무도 없다.
그리고 또 멀리 얼굴을 알아 볼수 없는 여자 보인다.
E : 신화야. 신화야 어디있니.
어린 신화 두리번 거리며 소리나는 쪽으로 자꾸 뛰어가 보지만
그럴때마다 여자는 그렇게 자꾸 멀어지고 멀어지고...

#. 늦은밤. 신화방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는 신화
신화 이마를 닦으니 손에 땀이 흥건하다.
시계를 보면 새벽 3시반
신화 일어나서 땀을 닦고는 한숨을 쉬는 모습.

#. 아침. 신화 찬주 아침 식사중
신화 몇수저 뜨지도 못하고 수저를 놓으면 찬주 그런 신화를 보고
찬주 : 좀 더 먹어야지. 요즘 통 입맛이 없나보구나.
먹고 싶은거 있으면 말해. 저녁에 해 먹자.
신화 : 어젯밤 잠을 좀 설쳤어요. 컨디션이 오늘 영 아닌걸요 (웃음)
저 가끔 그러잖아요. 신경쓰지 마세요. 고모.
찬주 걱정 스러운듯이 신화 보고
신화 : (고개 돌려 달력 보고는) 참. 이번주에 아버지한테 가기로 한거 잊지 않으셨죠?

#.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자동차안
찬주 운전하고 신화 조수석에 타고 있다.
멀리 창밖을 내다 보고 있는 신화.
신화 : 고모
찬주 : 응?
신화 : 요즘 또 이상한 꿈을 꿔요.
찬주 표정이 굳는다.
신화 : 이상해요. 매년 이맘때쯤 언제나 그러니까.
누가 자꾸 나를 불러요.
뛰어가보면 없고. 뛰어가보면 없고.
그렇게 아무도 없어요.
찬주 : 으응.. 그..래?
신화 : 생각해보면 별 꿈 아닌데 깨어보면 자꾸 소름이 끼치고는...
(웃음) 키가 더 크려고 그러나?
찬주 말이 없다.
신화 : 그래서 요즘 통 밤에 잠을 못자요.
(신경쓰지 않는다는 듯) 괜찮아지겠죠 뭐.
창밖을 쳐다보는 신화
말이 없는 찬주와 신화.

#. 강원도 우성 정신병원
하얀 복도들이 보이고
바쁘게 움직이는 여자간호사 남자간호사들이 보인다.
간간히 천천히 걷고 있는 사람들
넋이 나간 듯이 벽을 보고 앉아있는 사람들이 보이고

#. 병원 복도 복도
신화, 찬주 간호사의 안내를 받고 방으로 들어가면
무테 안경을 쓰고 앉아있는 의사(형진) 보인다.
형진 : 오셨어요?
찬주 : 예.
형진 : 앉아요.
찬주, 신화 앉으면
형진 : 다행이네요 (차트보며)
어제까지만해도 오늘 면회 오면 좀 힘들꺼라 생각했는데
오늘은 괜찮아졌어요.
찬주 : (걱정스러운듯) 더 나빠진거에요? 오빠?
형진 달력을 본다
형진 옆에 5월달 달력이 보인다.
형진 : 왜 늘 이맘때쯤 유기사 한고비 넘기고 하잖아요.
신화 : 오늘 아버지 만날 수 있는거에요 그럼?
형진 고개를 끄덕인다.
형진 : (챠트를 보고) 신화는 잠깐 나가 있을래?
신화 머뭇거리고
찬주 : (신화 보고) 나중에 내가 이야기해줄게
신화 방밖으로 나가는

#. 신화 병원 밖 산책로에 나와있다.
환자복을 입은 사람들 간호사들이 보이고
신화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찬주(E) : 신화야
신화 돌아보는 모습에서

#. 엘리베이터안
신화, 찬주, 형진, 간호사 서있다.
엘리베이터는 5층에서 멈추고
사람들 내리고 신화 찬주 형진의 안내를 받고 복도끝 한 방으로 안내를 받는다.
복도를 걸어들어가는 또박또박 발자국 소리
E : 병실 문 열리는 소리

# 병실 안
찬우 침대위에 웅크리고 앉아서 뭔가 쓰고 있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찬우 고개를 돌린다
예전보다 더 퀭해진 두눈
신화 그런 찬우를 보고
신화 : 아버지.
찬우 말이 없이 신화를 응시하다가
이리 오라는 듯 손짓을 한다.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형진 병실 밖으로 나간다.
찬우 신화가 다가오자 신화를 옆에 앉히고는
신화의 얼굴을 매만지면서
찬우 : 민정이는 등꽃향을 좋아해.
알고 있니?
신화 고개를 끄덕이는
찬우 : 이제 민정이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내가 등꽃이 많이 피는 5월이 생일이라 참 다행이야.
네가 많이 꺾어다가 방 한가득 놔 주면
아주 좋아할게다. (미소지으며 행복해보이는)
(멍한) 네가 와서 좋구나 신화야,
신화 아버지의 손을 꼭 잡는
신화 : 잘....지내시는 거에요?
(눈물이 핑 도는) 왜 이렇게 마르셨어요.
찬우 : 나는 잘 지낸다. 잘 지내고 말구 (미소)
민정이가 걱정이지. 민정이는 잘 지내고 있니?
신화 고개를 끄덕이는
찬우 : 네 엄마는 꽃도 좋아하고 봄도 좋아하고
좋아하는게 아주 많은 사람이다.
언제나 행복한 사람이야.
찬주 그런 찬우와 신화 모습 보고 눈물을 감추려고 벽을 쳐다보며
고개를 돌리는
찬우 : 네가 엄마 생일은 꼭 챙겨 줘야한다?
알겠지?
신화 고개를 끄덕이는
찬우 : (아쉬운 듯) 나를 보고 싶어할텐데...
많이 바쁜가보구나 함께 왔으면 좋을텐데...
좋을텐데.... (신화손을 붙잡고 놓지 않으면서)

#.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안
찬주 운전하고 신화 옆에 앉아있다.
신화 : 아까 김박사님이 뭐라고 하시는거였어요?
찬주 : 별말씀 없으셨어.
신화 뭔가 더 물으려다가 마는
신화 : 아버지는... 왜 어머니 생일만 기억을 하시고
기일은 기억을 못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찬주 표정이 굳는
신화 : 하루밖에 차이가 안나는데...
찬주 : 기억하기 싫으셔서 그런걸꺼야.
신화 : (한동안 말이 없다가 뭔가 생각하는듯하며)
어머니는 고통없이 돌아가셨겠죠?
찬주 말이 없는
신화 : 교통사고였으니까 아마 그 순간이 너무 짧아서
아무런 생각도 할 시간이 없으셨을거에요.
찬주 여전히 말이 없는
신화 : (찬주 보면) 왜 사람들이 엄마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를 꺼려요?
찬주 : 누...가...?
신화 : 사람들이 다 그래요. 뭔가 쉬쉬 하는 분위기고.
찬주 : (한동안 말이 없고) 그게.. 뭐 좋은 이야기라고....
떠벌이면서 하겠어...
신화 찬주 그렇게 말이 없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멀어지면서...

#. 책 대여점 앞
지민 책 대여점 앞에 서 있다.
문에 붙은 쪽지
insert : 금일 휴업
반납하실 책은 옆에 보이는 반납기에 넣어주세요.
지민 한동안 잠긴 대여점 앞을 어슬렁 거리다가
책을 반납기에 넣고 돌아서는 모습

#. 학교 교실안 쉬는 시간
지민 : 응 흥수야. 같이가자 응?
흥수 : 어허 이사람아. 나는 그런 졸린 음악 정말 싫어한다니까
지민 : 흥수야? 한번만 응?
흥수 : 미안 지민아. 이 인간 휴머니스트 박흥수
너를 위해 하루를 희생해주고 싶지만
그 음악은 오 마이 갓~! 오 노~~~~
넌 어째 인간으로 태어나서 그렇게 졸린 음악을 듣냐?
미안 -_- (베시시 웃고는 바람처럼 사라지는)
지민 김빠진 듯 자리에 와서 앉는
그런 지민 모습 보고
애라 : (쯧쯧하며) 그러길래 누가 갈 사람도 없으면서 덜컥 커플 콘서트 표를 사래?
지민 : (책상에 털퍼덕 엎드리는) 박흥수 배신이야 정말...
애라 : (거울보며) 저번에도 그 콘서트 두번이나 갔잖아.
근데 또 가?
지민 : 난 이민 노래가 정말 좋단말이야.
심장을 두드리는 그 목소리 아~~~~ (다시 책상 위로 쓰러지는)
애라 : (한심하다는 듯이) 이럴 때 급조할 남자친구 하나 없는 윤지민
인생 헛 살았지 뭐.
태훈이한테 같이 가달라고 해 그럼.
지민 : (갑자기 고개를 들며) 제 정신이야 너?
애라 : 왜?
지민 : 공부 안하고 놀러다닌다고 시아버지처럼 시시콜콜 간섭인데
또 놀러간다고 하면.... 그 씨끄러운 잔소리를 어떻게 들어?
애라 : 그럼 그 표 썪일거야?
지민 : 창피해도 혼자 갈꺼야.
(애라보며 베시시 웃는) 야 우리 같이 가자.
애라 : (화들짝 놀라며) 야. 커플들이 드글거리는 곳에 너랑 나랑
손잡고 가자고?
지민 : 뭐 설마 표도 있는데 쫒아내기야 하겠어?
음악 듣기만 하면 되는거지뭐.
애라 : (거울들고 일어서며) 나는 사양하겠네 이친구야.
어...우... 생각만 해도 민망해
수많은 닭살돋는 커플 속에 우리 둘이 덩그러니...
으악 (끔찍하다는 듯이)
지민 한숨쉬며 다시 책상에 엎드리며
지민 : 시아버지랑 가는 수밖에 없는건가? (세상 무너질 듯 한숨 쉬는)
(창밖으로 보이는 하늘을 쳐다보며) 정말 그래야하는 기구한 운명인가요?

#. 지민집, 지민방.
태훈 이미 와서 앉아있다.
허겁지겁 뛰어 방으로 들어오는 지민 시계를 보고
지민 : 안늦었지 안늦었지?
태훈 : (책에서 눈 떼지 않으며) 왠일이야. 학교를 지각해도 뛰지 않는 녀석이.
지민 : 야. 내가 얼마나 시간에 늦지 않..
태훈 : (지민 쳐다보며) 늦지 않는다고?
지민 : (베시시 웃으며) 늦지 않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하는데에....
태훈 기가막히다는 듯이 웃으며

# 동일 장소
태훈 : 거봐 거봐. 또 틀렸지
지민 : (수학 문제를 놓고 끙끙 거리고 있다) 어.. 아까 가르쳐준대로 풀었단 말이야.
봐봐. 여기 겹치지? 그리고 여기도 여기 여기 (그래프를 손으로 집어가며)
그럼 만나는 선분이 4개 아니야?
태훈 : 여기 봐봐. 위는 구간에 포함이 안되잖아.
반원으로 봐야지
지민 : 아.. 그렇구나...
태훈 : 덜렁거리는거하고는... 이렇게 쓰면 너 다 풀어 놓고 틀리는거야.
지민 : 알았어.
태훈 : 그러니까 쓰면서 풀라고 했잖아.
지민 : 알았다니깐.
지민 태훈 쳐다보며
지민 : 야. 나 오늘 진짜 열심히 푸는거같지 않어?
태훈 : (책에서 눈 떼지 않으며) 윤지민 꿍꿍이 다 보이니까 뭐 과외를 하루 빼달라던지
바쁜 일이 생겼다던지 부탁이 있다던지 10분 쉬자던지 그런말 하지마라.
지민 할 말을 잃고 태훈을 흘겨보고는
지민 : (중얼거리듯) 시아버지.
태훈 : 다 들린다. (웃음)

#. 지민집 거실
태훈 2층에서 내려오는 뒤따라 지민도 따라 내려오는
태훈 : 어머니 저 갈께요.
지민母 : 어 그래. 지민이 말은 잘 듣고?
지민 : (뽀로퉁) 엄마. 내가 왜 얘 말을 들어?
지민母 : 어머 얘 좀 봐. 선생님인데 그럼 말을 잘 들어야지.
지민 : 선생님은 무슨...
현관으로 나가는
지민母 : (나가는 지민 향해) 어딜 또 나가?
지민 : 책이요. 책. 가져다다주러 가요.
지민 나가는
지민母 : (그런 지민 모습 보고는) 쟤가 요즘 맨날 저래.
픽하면 신경질 내고. 화내고..
(태훈보고) 공부는 열심히하는거같아?
태훈 : (웃음) 고3이라 그래요. 다들 예민하잖아요.
지민母 : 예민하긴 잠도 잘자고 밥도 잘먹고...
(걱정스러운 듯) 다른 집애들은 이렇게 태평하지 않다던데...
태훈 : 행동은 그렇게 해도 왜 안불안하겠어요. (웃음)
마음 편하게 가지세요. 어머니.
지민母 : (부러운 듯) 태훈이처럼 성실하면 얼마나 좋아.
그래도 태훈이가 바쁜데도 우리 지민이 가르쳐 주니
얼마나 든든한지 몰라.
선생님을 몇번을 바꾸었는데... (웃음)
참, 어머니 요즘 왜 요즘 필드에 안나오신데?
태훈 : 아버지랑 호주 가셨는데 모르셨어요?

#. 책 대여점 앞
지민 유리문을 밀고 들어간다.
신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다.
지민 책을 책상 위에 밀어넣고 책꽂이 앞에 서서는
만화책 몇권을 더 뽑아든다.
그러다가 갑자기 귀가 솔깃해진 지민
지민 : (신화를 향해) 이민 좋아해요?
(표정 밝아지며) 이거 이민 베스트 앨범인데...

애라(E) : 하하하하하하 (웃는 소리)
#. 학교 쉬는 시간 지민 교실
지민 : 웃지마. 심각하단 말이야.
애라 : 그래서 걘 뭐래?
지민 : 뭐라긴 (풀죽은) 그냥 날 이상하게 쳐다보더라.
애라 배를 잡고 깔깔 거린다.
지민 : (자기 머리를 꽁꽁꽁 치며) 나같았어도 그랬을꺼야.
처음 보는 여자애가 대뜸 콘서트에 같이가자고 하니
얼마나 황당 했을까.
(귀까지 빨갛게 된 지민) 아... 원래 그러려던게 아닌데... 너무 반가워서.
이민 좋아하는 사람 많이 없잖아.
애라 : (고개를 끄덕이며) 너같은 골수팬 빼고는... 거의 없지.
지민 : 나를 한참 동안 뚫어져라... 쳐다보는거야.
뭐 저런 애가 다 있냐 하는 표정으로
유미 : 그러니까 간데 안간데?
지민 : 그래서 내가 설명을 쭈욱 했어.
나의 이 불쌍한 상황을...
애라 : 그게 커플들을 위한 콘서트라는거 이야기했어?
지민 : (힘없이) 응.
유미 : (지민옆에 바짝 앉으며) 그랬더니?
지민 : (고개를 푹 숙이며) 웃었어.
여전히 귀까지 빨간 지민 손으로 얼굴을 식히며
지민 : 민망해 죽겠어. (그때일을 잊으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날 얼마나 이상한 애로 생각했을까.
유미 : 그러니까 간데?
지민 : 몰라.
애라 : (무슨 소리냐는 듯이) 몰라? 왜? 대답 안했어?
지민 : 그냥 그 상황만을 말하고 집에 왔어.
애라 : 뭐? 대답도 안듣고?
지민 : (머뭇거리며) 말하고 나니까 너무 민망해서...
도망치듯 나왔다고...
애라 유미 입을 모아 큰소리로 : 바. 보.


#. 하교길 지민 애라 유미 걷고 있다.
유미 : 너도 참 대단하다.
지민 : 그럼 어떻게 해. 못간다고하면 어서 빨리 다른 사람 찾아봐야지.
콘서트가 내일 모래인데
애라 : 누가 믿겠어. 꽃다운 고등학교 여학생이
40살이 넘은 아줌마 노래를 들으러
그것도 매 공연마다
쫓아다닌다는걸.
지민 : 이민씨가 얼마나 노래를 잘 하는데
영혼을 울리는 재즈라는거 아니냐 (웃음)
유미 : (고개를 흔들며 알 수 없다는 듯이) 정말 취향도 특이하셔.
지민 : 멋진 책방 남자를 사랑하는건 포기해야겠어.
(장난스럽게) 이미지 메이킹에 실패했잖아.
애라 : 그래. 네 민망함을 잘 수습하는게 급선무다. (웃음)
지민 : (하늘을 쳐다보며)
아... 또 이렇게 한 남자를 내 품에 떠나보내는구나.
(하늘에 대고) 떠나 보내도 좋아요.
콘서트만 갈 수 있다면...
애라 : (한심하다는듯 지민보며) 정말 못말려.

#. 책 대여점
신화 컴퓨터가 보이는 카운터에 앉아있다.
지민 아이들에 떠밀려서 쭈빗쭈빗 거리면서 안으로 들어간다.
신화 그런 지민을 본다.
지민 어쩔줄 몰라하면서
지민 : 저... (지민 뒤를 돌아보자. 애라와 유미 손짓을하며
어서 말하라는 듯이. 파이팅을 외치고 난리도 아니다.)
그런 애라와 유미를 본 신화.
지민 : (여전히 쭈빗쭈빗) 어제는 미안했어요.
그냥.... 너무..... (버버)
가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다 보니까.....
신경 안쓰셔도... 되요.... (쭈빗거리며 말하는 지민)
신화 : 내가 이민 좋아하는거 알고 매번 책 빌리러 왔던거군요.
그래서 매번 말 못하고 못하고 간거에요?
(옆에 놓인 쭈루룩 놓인 이민 CD들을 가르키며) 이 CD를 봤구나.
지민 : 예?
신화 : (웃음) 나 이민 많이 좋아해요.
공연이 언제인데요?

지민(E) : 야호~!
# 지민집
지민 집 대문에서 집 현관으로 들어오는 길
지민 신나게 뛰어 들어오면서
지민 : 엄마 나 왔어.


#.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깜깜한 길 (위의 꿈과 동일한 반복되는 똑같은 꿈)
긴 길 위에 서있는 어린 신화
얼굴이 보이지 않는 한 여자 멀리서 아련히 보인다.
E : 신화야. 신화야. 신화야 어디있니?
어린신화 여자 가까이 뛰어가면 아무도 없다.
그리고 또 멀리 얼굴을 알아 볼수 없는 여자 보인다.
E : 신화야. 우리 아기.
어린 신화 두리번 거리며 소리나는 쪽으로 자꾸 뛰어가 보지만
그럴때마다 여자는 그렇게 자꾸 멀어지고 멀어지고...

#. 늦은밤. 신화방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는 신화
침대에 걸터 앉아 한숨을 쉬는
멀리 창밖을 보면 해가 어슴프레 밝아오는

#. 지민 대학로 작은 공연장 앞에 서 있다.
멀리서 신화 오는 모습
지민 손을 흔들며
지민 : 여기요 여기
신화 : (손목 시계를 보고) 늦지 않았죠?
지민 : 지금 들어가면 딱 맞아요. (웃음)

#. 공연장안
지민 표에 적힌 자리를 확인하고 맨 앞칸으로 가서 앉는
지민 표 한 개를 신화에게 주면
신화 얼떨결에 받고
지민 : (신화보고) 난 공연 볼때마다 그 표 기념으로 모으거든요. (웃음)
무대 뒤에서 마른 중년의 여자 한명이 나타나고
사람들 박수를 치고
이민 아무런 인사 없이 노래를 시작한다.

# 소극장 공연장 안 무대위
이민 : 오늘은 따뜻한 분들과 공연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12월에는 커플들을 위한 이벤트가 많은데
봄이들면 줄어들었다가 여름에는 전무해지고....
많은 분들이 제 목소리가 겨울에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는데요.
지금도 괜찮지 않아요?
객석에서 박수소리가 나고
이민 : 다음 곡 들려드릴께요.
이민 뒤의 피아노에게 싸인들 보내자 피아노 연주가 시작되고
이민 노래를 부른다.
지민 신화 귀에대고 속삭이듯
지민 : 제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에요. (미소 한가득)
신나게 박수치는 지민
그런 지민 보고 웃는 신화.

#. 대학로 길가.
지민 신화 공연이 끝나고 길을 걷고 있다.
지민 : 전 조울증이 심해요.
(신화보며) 조울증 알아요?
신화 고개를 끄덕이며
지민 : 다혈질인 사람들이 조울증 증세가 심하데요.
뭐... 다 그렇다는건 아니고. 보편적으로 그런 경우가 많다는 거죠.
(생각하려고 애쓰지만 생각나지 않는) 그.. 어디더라 어디 통계에서 봤어요.
(머리를 긁적이며) 이민 노래는 참 이상해요.
막 즐거울 때 들으면 슬퍼지구요.
막 슬플 때 들으면 즐거워져요.(웃음)
그래서 저는 이민덕에 저의 조울증을 잘 조절하고 있죠.
광기 조절용으로 그만이에요. 야누스적인 성향이 있잖아요 왜.
그런거 못느꼈어요?
신화 : 글쎄요.
지민 : 이민 노래를 듣고 있다보면 몸속에소 쑤욱~~~ 손이 하나 더 생기는거같아요.
그렇게 생긴 손은 심장을 드럼소리에 맞추어 탁탁탁 두드리구요. (웃음)
(궁금한 듯이) 이민씨 무슨 곡 좋아해요?
신화 : 글쎄요. (생각하다가) 다 좋아요.
지민 : (웃는) 골수 팬이었구나.
신화 : 그 목소리가 좋아요.
지민 고개를 끄덕이는
지민 : 가는게 있으면 오는게 있어야하는 그런 세상의 법칙이 있죠.
(손을 왔다 갔다 해보이며)
저녁 사줄래요 나? 배 많이 고픈데.
신화 그런 지민 보고 웃고마는
지민 : (앞에 보이는 음식점 가르키며) 어.. 저기서 파스타 먹어봤어? 그거 먹는거 어때요?
신화 지민에게 끌리다시피 가는
지민 : (신화보고) 참 이름이 뭐죠?
(베시시 웃으며) 우리 통성명도 안했네요.

#. 신화 집, 신화방
신화 이폰을 귀에 꼽는다. 아까 들었던 이민의 음악이 흐른다.
E : 네 엄마는 이민 노래를 아주 잘했지.
눈을 감고 들으면 사람들이 다 이민이 옆에와서 노래를 부르는 착각이 들정도로...
신화 음악을 들으며 주머니에서 공연 표를 꺼내서 보고는... 스르르 눈을 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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