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morning star는 요한계시록 22장 16절에 보면은
예수님께서 직접 자신이 새벽별이라 말씀하셨잖아요
새벽별 niv성경으로 보니까 morning star이더군요
그런데 이사야서 14장12절에 보면 루시퍼를 계명성이라고 하시면서
ㄱㅖ명성을 NIV로 보니까 역시 MORNING STAR 더군요
이사야서는 구약이고 계시록은 신약이잖아요
구약에서는 MORNING STAR를 루시퍼라고 하고
신약에서는 왜 예수님을 MORNING STAR 라고 상반되게 말씀할까요?
구약의 모닝스타와 신약의 모닝스타의 차이점을 알려주세요 ~!
------------------------------------------------------------------------------------------------------------
답) 영어에서 'morning star'는 한자어 계명성(啓明星)과 마찬가지로 ‘새벽의 금성’을 의미합니다. 금성은 태양과 달을 제외하면 하늘에서 가장 밝게 보이는 천체이며, 내행성의 특성상 저녁과 새벽에만 지구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한밤중에는 보이지 않다가 새벽에 이 밝은 천체가 하늘에 나타나므로, 고대인들이 새벽의 금성을 ‘어둠이 물러갈 것을 알리는 징조’로 여겨 상서롭게 여겼음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morning star', 즉 ‘샛별’로 부른다면 이는 그를 찬양하는 의미를 갖습니다. 그러한 점을 감안할 때, 요한복음 마지막 장에서 이 단어가 예수를 지칭하는 것은 쉽게 수긍할 수 있지만 이사야 14장 12절은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 구절은 분명히 'morning star'로 언급된 자를 저주하는 내용이니까요. 이사야서 14장 부분의 저자가 이 부분을 기록할 때에, 그가 본래 의도한 것은 이스라엘인들의 적인 바빌로니아의 왕을 반어적 화법으로 야유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저서 '아시모프의 바이블'의 구약편 707~709페이지 내용을 통하여 알 수 있습니다. 원하신다면 그 부분을 스캐닝해서 보내 드릴 수도 있습니다.)
본래 구약은 히브리어, 신약은 헬라어(그리스어)로 기록되었다는 점은 아실 것입니다. 'morning star'로 번역된 이사야 14장 12절의 히브리어 단어는 ‘헬렐(helel)’입니다. 고대인들은 새벽의 금성과 저녁의 금성이 동일한 천체임을 몰랐기 때문에 이 두 가지에 따로 이름을 붙였는데, 히브리인들은 새벽 금성을 ‘빛나는 자’라는 의미의 ‘헬렐’로 불렀던 것이죠.
왕을 새벽하늘에서 아름답게 빛나는 천체이며 어둠이 물러갈 것을 알리는 상서로운 별인 ‘헬렐’에 비유하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아첨으로 보이겠지만, 반어적인 표현으로 사용될 경우 조롱을 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잘나고 대단하신 바빌로니아 왕이시여' 정도의 표현인 셈이죠.
루시퍼(Lucifer)가 사탄의 이름이라는 관념은, 이 구절의 ‘헬렐’이 라틴어 성서에서 ‘루키페르(lucifer)’로 번역된 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불가타역 성서의 이사야 14장 12절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quomodo cecidisti de caelo lucifer qui mane oriebaris corruisti in terram qui vulnerabas gentes"
이 ‘Lucifer’의 고전라틴어식 발음은 ‘루키페르’이며, ‘루시퍼’는 영어식 발음입니다. 이 단어가 본래 라틴어에서 가졌던 사전적 의미 역시 '새벽의 금성'입니다. 이 단어는 '빛'이라는 뜻의 lux와 '가져오는 것'이라는 뜻의 ferre가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히브리어로 기록된 구약성서는, 기원전 3세기에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당대 문화인들의 공용어가 되어 가고 있던 헬라어로 번역되었는데, 이것이 이른바 70인역(Septuaginta) 성서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후에 라틴어로 번역되여 어려 버전이 생겨났는데, 그 중 가장 권위있는 것이 불가타(Vulgata)역 성서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련의 번역 과정에서, '헬렐'이 헬라어로는 '헤오스포로스(
)'로, 라틴어로는 '루키페르'로 차례로 번역된 것이죠. 히브리어 '헬렐', 헬라어 '헤오스포로스', 그리고 라틴어 '루키페르'는 모두 '금성'을 지칭하는 말이므로 번역 자체는 적절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루키페르’라는 단어를 사탄의 이름으로 간주하게 시작한 것은 예수 시대보다 한참 뒤에 활동한 초기 교부 성(聖)히에로니무스(Hieronymus; 영어로는 Jerome)에게서 비롯되었습니다. 본래 이 단어는 단지 '새벽 금성'을 지칭하는 라틴어 단어일 뿐, 그 이상의 특별한 의미는 없습니다. 그러나 히에로니무스 이후 이 단어를 사탄의 이름으로 간주하는 성직자들이 많아졌고, 밀튼의 ‘실락원’에서도 그러한 관념이 나타납니다. 킹제임스버전(King James Version; 흠정역) 성서는 이 라틴어 단어를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기재함으로써, 이러한 관념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 참고사항 (1)
구약과 신약은 본래 서로 다른 언어로 기록된 것이므로 요한계시록 22장 16절과 이사야서 14장 12절의 'morning star'는 원문에서 다르게 표현된 것은 당연하지만, 헬라어 70인역의 이사야서 부분에 나타나는 ‘헤오스포로스’ 역시 요한계시록에서 'the bright Morning Star'로 번역된 헬라어 구절과 일치하는 말은 아닙니다.
요한계시록의 이 부분은 ‘호 아스테르 호 람프로스 호 프로이노스(
)’를 번역한 것인데, 헬라어 역본 중 마지막 ‘호 프로이노스’ 부분이 ‘오르트리노스(
)’로 되어 는 것도 있습니다. 어느 경우든 ‘아침의’라는 의미입니다. 이 구절을 해석하면 ‘밝은 아침 별’이라는 의미인데, 이는 ‘헤오스포로스’와 완전히 같은 의미의 말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헤오스포로스’는 사실상 전적으로 금성을 지칭하는 고유명사이니까요.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호 람프로스’가 ‘호 아스테르’를 수식하는 형용사가 아니라 ‘정관사+형용사’ 형태로 된 하나의 독립된 명사로서 ‘밝게 빛나는 자’를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영어성서 중 ASV(American Standard Version)는 실제로 이러한 입장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는 대부분의 번역본이 지지하고 있는 견해, 즉 ‘호 람프로스’는 ‘호 아스테르’를 수식하는 형용사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 참고사항 (2)
한국 개신교에서 많이 사용하는 개역한글판 성서에서는 이 '헬렐'을 '아침의 아들 계명성'으로, 가톨릭에서 사용하는 공동번역 성서에서는 '새벽 여신의 아들 샛별'로 표현하고 있는데 모두 이 단어의 본래 의미가 '새벽의 금성'을 뜻하는 것이었음을 감안한 번역입니다. 라틴어 '루시퍼'를 사탄의 이름인 고유명사로간주하여 본문에서 그대로 사용한 판본은 앞에서 말씀드린 킹제임스버전 성서입니다. (영문판과 한글판 킹제임스버전 모두).
'말씀보존학회'라는 집단에서는 킹제임스버전 성서야말로 유일하게 하나님께서 인정하시는 오류가 없는 성서이며 다른 모든 판본(개역한글판 등등)은 모두 전혀 가치가 없는 것이라고 주장하는데, 그 근거로 내세우는 것 중 하나가 "마귀의 이름인 '루시퍼'를 예수께만 붙일 수 있는 존귀한 칭호인 '계명성'으로 번역했다"라는 것입니다. 제가 개인적 견해임을 전제하고 말씀드리는데, 이는 근거 없는 주장입니다.
'루시퍼' 자체가 본래의 히브리어 성서 본문에 그대로 등장하는 단어가 아니라 '새벽 금성'이라는 뜻의 히브리어 단어를 번역한 것에 불과하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죠. 성서 판본 중 특정한 것만이 '오류가 없는 완벽한 판본'이고 나머지는 모두 '가짜'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물론 킹제임스버전 성서에도 숱한 오역이 있습니다.
또한 '모든 천사장의 이름은 엘(el)로 끝나므로 루시퍼의 천사 시절의 이름은 '루시엘(Luciel)'이었을 것이다'라는 속설도 있습니다. 물론 사실적 근거보다는 상상력에 기반을 둔 생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