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191층탑석) 생명의 환희새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시님 나를 생명의 환희새라 불러 주세요
시님 보살핌 덕분에 우리 아가들
알 속에서 깨어 날 준비를 잘 하고 있지요.
어제는 애기 집 속에서
꼼지락 거리는 것이 느껴지더라니까요.
이제 한 보름이면 넉넉히
애기 집을 비집고 세상에 나오겠지요.
줄탁동시라고 하지 않던감요.
저는 그 때를 놓치지 않고
안에서 콕콕 찍어 대는 순간에 맞춰
밖에서 알을 깨지도록 힘을 보태야지요.
선천의 기운으로 자라던 아가들이
후천의 맑고 시원한 공기를 폐부 한가득
받아 들이고 난 뒤에야 비로소
아가들의 우주가 열려나가는 순간이 되겠지요.
어미 된 저로서는 그 순간을 위해
이렇게 무더운 날에도 둥지를 지키며
알을 이리 저리 굴려 온기가 고루 전해지도록
스님들 용맹정진에 가깝게 살고 있네요.
안전한 둥지가 되도록
보살펴 주시는 은혜 잊지 않을께요.
어느 날 훌쩍 날아 올라 버리면
간다 소리도 없이 사라졌다 서운해 하지 마세요.
우리는 이미 여러 말을
눈빛으로 나눈 사이 아니던가요.
또 시님은 안을 들여다 보며
안녕? 잘 지내고 있니 하고
가끔 물어봐 주시잖아요.
그게 제게는 많은 힘이 된답니다.
부처님은 법화경에서 이렇게 말하셨지요.
- 중생들이 겁劫 다하여 큰 불속에 탈때에도
나의 땅은 안온하여 하늘인간 충만하며
동산 수풀 여러 집들 보배로써 장엄되고
보배 나무 꽃과 열매 중생들이 즐겨 놀며
하늘마다 북을 치니 기악 소리 항상 있고
부처님과 대중에게 만다라 꽃 비 내리네 -
<여래수량품 자아게>
저희들 둥지가 바로 그런 곳이예요.
리모델링한 둥지라 그런지 몸도 편하고
오늘 밤에는 깊은 잠이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평안한 밤 되세요.

공주 상왕산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