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당 / 임보
예로부터 사람은 터를 잘 잡고 살아야 한다고 믿었다
풍수지리에서는 배산임수를 말하고
유택을 볼 때도 좌청룡 우배호를 들먹이기도 한다
살아가는 데 터가 중요한 것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먹을 물이 좋아야 하고
햇볕이 잘 드는 곳이어야 하고
또한 주변의 땅이 비옥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요즘은 옛날과 달라서
북향의 고층아파트에서도
돈만 있으면 잘 산다
청와대의 터가 너무 세서
역대의 주인들이 화를 면치 못했다고
믿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이는
힘이 부친 사람이 큰 집의 주인 노릇을 하려니
기력이 달려서 그런 것이지
터에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천하의 사람들이 다 그를 따르고
그가 자리한 곳은 다 명당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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