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덜 된 시인 / 임보

작성자봄바다|작성시간26.06.13|조회수25 목록 댓글 0

아직 덜 된 시인 / 임보

 

한평생 시랍시고 열심히 쓰며 살아왔습니다

그 동안 20여 권의 시집을 내기도 하며

사람들에게 시를 얘기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내가 시를 쓰는 사림인 것도 모릅니다

전철역의 스크린도어에 걸린 내 시를

보았다는 사람이 있기는 합니다만

아직 돌에 새겨진 내 시도 없으며

학생들의 교과서에 내 시가 실린 적도 없습니다

 

말하자면 나는 무명 시인입니다

나는 한때 그것이 많이 억울하기도 했습니다만

내가 만일 유명했다고 하면

얼마나 기고만장했겠습니까?

 

그럴 줄 미리 아시고 하느님께서는

내개 분수를 알라고 가르치신 것 같습니다

시인이 다 되려면 아직도 나는

한창 멀었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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